"찌아찌아 족의 자랑거리, 한글"
"찌아찌아 족의 자랑거리, 한글"
  • 정혜림 기자
  • 승인 2009.12.29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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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최신 수출품… 세계 속에서 세종대왕 만난다!

28일 토론토 스타는 "인도네시아 찌아찌아(Cia-Cia) 족이 문화단절을 우려해 한글을 공식문자로 채택했다"고 전했다.

"한국의 최신 수출품"이라는 제목으로 28일자 2면에 게재된 내용에 따르면 찌아찌아(Cia-Cia) 족이 '인도네시아가 사용하는 로마자 보다 이 부족 언어의 뉘앙스에 더 적합해 한글을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지난 23일, 9명으로 구성된 이 부족의 대표단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이야기 전시관을 찾았다. 이는 서울시가 찌아찌아 족의 한글 사용을 적극 돕고, 나아가 세계적인 문화 교류를 위해 마련한 초청행사였다.

▲ 찌아찌아 족 대표단은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종이야기 전시관을 방문, 한글 창제자 세종대왕과 만났다.

세종이야기 전시관을 찾은 바우바우 시의 한 초등학교 교장인 주미아니 씨는 "우리 학교 전교생에게 4개월 동안 한글을 가르쳤는데 75%가 한글을 유창하게 쓰고 있다"며 "한글을 만든 세종대왕은 아무리 생각해도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찌아찌아족이 한글을 도입하게된 것은, 지난해 7월 찌아찌아족을 방문한 훈민정음학회가 한글 도입을 제안, 이후 이호영 서울대 교수가 한글로 표기한 찌아찌아 교과서를 만들어 배포했기 때문. 현지에선 찌아찌아족이 많은 소라올리오 지구에서 60여 명의 초등학생들이 일주일에 4시간씩 한글로 된 교과서로 수업을 받고 있다.

▲ 찌아찌아족이 사는 술라웨시 주 부퉁섬 바우바우 시에 세워질 원암한국문화원 조감도.
한국의 학술연구단체 가운데 하나인 훈민정음학회에 따르면 바우바우시와 원암문화재단은 '원암한국문화원 건립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 인도네시아 중앙정부의 승인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2010년 상반기 안에 찌아찌아족이 사는 인도네시아 바우바우시에 한글보급을 위한 '원암한국문화원'이 건립될 예정이다.

지상 3층에 25실, 연면적 약 1144.8m²규모로 건립되는 문화원은 한국어 교육을 비롯해 찌아찌아 족의 각종 구전자료를 문서화하는 역할도 맡게 된다.

훈민정음학회 천태흠 부회장은 "인도네시아의 700개 부족언어 대부분은 문자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며 "앞으로 찌아찌아 족 인근지역에 있는 다른 토착언어들도 조사해 보존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꿈같은 일이다. 나는 한글이 한국인의 자존심으로만 생각했다. 이제는 한글이 찌아찌아 족의 자랑거리도 된 것 같다"며 "세계에는 약 7,000개의 언어가 있지만 문자가 없는 소수민족의 언어가 6,600여개에 이른다. 찌아찌아 족의 한글 채택을 계기로 세계 속에서 한글을 널리 알리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문화투데이 정혜림 기자 press@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