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초 여성도공, ‘백파선’을 그리다
조선 최초 여성도공, ‘백파선’을 그리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7.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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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연주 앨범 ‘백파선을 그리다’ 7.20 앨범 발매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이름조차 갖지 못했지만 주어진 운명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개척한 당당한 조선의 여인, ‘백파선’의 이름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백파선은 400여년 전, 정유재란 중에 일본에 끌려간 한 여인의 이름이다. 조선에서 도자기를 굽던 사기장의 아내였던 백파선은 일본에서 남편이 죽자 함께 일하던 조선 사기장 일가 960여명을 이끌고 일본 아리타로 이주했다. 

아리타를 세계적인 도자기의 메카를 만들어 일본 도자기의 어머니라 불리지만, 묘비에 쓸 이름조차 없어 증손자가 할머니의 이름을 지어 묘비에 그 이름을 새겨야했던 여인이었다. 

조선의 여인으로 일본의 오늘날을 이끈 초석을 다지며 세계 도자산업의 발전을 이루어 세계의 여인이 되기에 충분한 백파선. 지역과 진영으로 나뉘어 서로 대립하는 오늘의 우리에게 백파선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을까?

백파선이 이국 땅에서 실천했던 관용과 포용, 진취적인 정신을 담은 리더십이 오늘날에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작곡가 지수현은 열두곡의 피아노곡으로 백파선을 헌정하는 앨범을 만들었다. 

‘백파선을 그리다’ 1번 트랙 <노랑새>는 이국땅에서 포로의 신분으로 살아가며 고향을 향한 애절한 그리움을 토해낸 백파선의 마음을 담은 곡이다. 자유로이 날아다니며 지저귀는 새를 보며 고향을 그리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꿈꾸었을 400년 전의 여인을 생각하며 그려낸 곡이다. 2번 트랙 <금풍뎅이>는 동물의 배설물을 먹고 살면서도 찬란한 빛을 띄우는 금풍뎅이의 모습을 보며 어려운 삶을 이겨내고 찬한한 빛으로 다시 태어난 백파선의 삶을 투영한 곡이다. 

이번 앨범 재킷은 세계적인 소설가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을 공동작업했으며 동아일보 연재만화 386C의 작가인 황중환 작가가 참여해 백파선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