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곡의 부활을 알리는 기지개”…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
“우리 가곡의 부활을 알리는 기지개”…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8.09 1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8.14~15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그동안 소외되었던 우리 가곡에 대해 국민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성악과 재학생들에게는 뜻깊은 무대 경험을 제공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예술의전당이 성악과 대학생들과 손잡고 ‘듣는 재미, 보는 재미’를 버무린 본격 가곡 살리기에 나선다.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2021 예술의전당 대학가곡축제를 오는 14일(토), 15일(일) 양일간 오후 1시와 7시 2회씩 총 4회에 걸쳐 IBK챔버홀에서 개최한다. 

▲
▲지난 7일 진행된 대학가곡축제 멘토링 현장 ⓒ예술의전당

이번 무대는 팀이나 개인이 우리 가곡을 활용해 15~20분 분량으로 꾸민 음악극을 릴레이로 선보이는 형태로 진행된다. 축제의 관람 포인트는 지난 6월 참가자 모집을 통해 선발된 성악학도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어떻게 우리 가곡을 재해석하는 지다. ‘축제’라는 이름에 걸맞게 경쟁과 순위 매기지 않고, 관객과 연주자 모두가 화합하며 즐기는 잔치가 될 예정이다.

유인택 사장은 “학교에서 수업 때 불러보았던 중장년층에게는 그 시절의 향수를, 그간 낯설었지만 각종 오디션 무대를 통해 우리 가곡을 알게 된 청년들에게는 색다른 관람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특히 “이번 축제를 계기로 우리 가곡이 보다 널리 애창되는 장이 열리면 좋겠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공연 문의와 사전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sac.or.kr)에서 가능하며 입장료는 전석 무료다. 이번 대학가곡축제는 네이버 TV를 통해 전국 생중계될 예정이다. 예술의전당은 현장에서 SAC나눔(donate.sac.or.kr)으로 예술기부도 접수받아 코로나로 무대와 일자리를 잃은 예술인과 스태프를 지원할 계획이기도 하다. 

이번 대학가곡축제는 성악과 재학 중이면 누구나 참여 가능하도록 모집의 문턱을 크게 낮추고 6월부터 접수에 들어갔다. 2차에 걸친 온라인 설명회를 통해 성악과 학생들의 바람과 요청을 청취하며 접수 대상 범위도 확대했다. 총 7개 권역(서울, 경기, 대전, 전남, 대구, 부산, 제주)의 성악과 재학생들이 고르게 접수하였고 최종 28개 팀(73명)이 무대에 오른다. 

지원자 이병학씨(서울사이버대, 4학년)는 76세로 출연자 중 최연장자이다. 이씨가 속한 팀은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로 구성되었으며 분단의 아픔과 고민을 들려준다. 음악가의 길을 포기했던 지원자 김동희씨(서울사이버대, 2학년)는 성악을 전공하는 두 자녀와 함께 무대에 오르는데, ‘엄마의 꿈’ 자전적인 소재가 흥미를 모은다. 양신국씨(제주대, 4학년)는 제주대 학과장의 추천으로 최남단에서 합류하게 되었다.

이번 대학가곡축제는 경쟁과 경합 대신 우정과 화합을 위한 축제의 장이다. 우열을 가리는 대신 보다 탄탄한 음악극 구성과 무대 경험을 성악과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축제의 목적 중 하나다. 잠재력 있는 미래 거장들의 신선한 아이디어가 보석을 재탄생할 수 있도록 예술의전당은 학생들에게 전문가 멘토링을 제공하였다. 

▲지난 7일 진행된 대학가곡축제 멘토링 현장 ⓒ예술의전당
▲지난 7일 진행된 대학가곡축제 멘토링 현장 ⓒ예술의전당

바리톤 공병우 교수, 메조소프라노 김향은이 성악 부분 가이드를 맡았다.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예술가곡 ‘시간에 기대어’와 ‘서툰 고백’의 작곡가 최진과 2021년 예술의전당 창작오페라 <춘향탈옥>을 연출하며 연극적 창의성을 오페라에 접목하며 호평 받은 연출가 김태웅이 각각 곡 구성과 연출에 조언을 주었다. 3차에 걸친 멘토링은 코로나 상황을 고려해 온라인과 1:1 오프라인을 병행하여 진행되었고, 공연만큼이나 중요한 성장의 기회가 되어주었다며 참여 학생들이 높은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가곡은 192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시대별 굴곡을 오롯이 담아내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우리 가곡은 우리 삶과 뗄 수 없는 정서를 함축하며 특유의 아름다움과 서정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최근 들어 많이 외면 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의전당은 이번 대학가곡축제를 위해 기존의 애창 가곡부터 최근의 아트 팝까지 다채로운 레퍼토리에 대한 조사를 마친 상태다. 예술의전당은 대학가곡축제를 시작으로 다양한 가곡 소재의 음악회와 공연을 통해 우리 가곡 활성화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