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이사람]대구오페라축제 김수정 팀장, 향토기업 ‘태왕’ 1억 원 후원 이끌어 내
[주목!이사람]대구오페라축제 김수정 팀장, 향토기업 ‘태왕’ 1억 원 후원 이끌어 내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08.23 14: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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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0~11.7 대구오페라하우스
(재)대구오페라하우스-(주)태왕 MOU 체결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김수정 홍보팀장, 향토 건설사 ‘태왕’ 1억 후원 견인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다가올 9월부터 두 달여 간 대구오페라하우스를 중심으로 펼쳐질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메인스폰서로 대구 향토기업 ‘태왕’이 나선다. 

한국메세나협회가 최근 발표한 ‘2020년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도 국내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규모는 1,778억 원 정도로 전년(2019년) 대비 14.6% 감소한 수치이며, 지원기업수와 지원건수 역시 각각 28.7%, 3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오페라하우스 김수정 팀장
▲대구오페라하우스 김수정 교육홍보팀장

특히 클래식 음악 분야의 경우, 지원 규모의 감소 정도가 더욱 높아서 전년 대비 43%에 이른다. 이렇게 된 데는 그동안 관객과 대면하며 현장에서 소통해온 문화예술계가

사회적 거리 두기의 영향으로 침체하면서, 줄어든 문화예술 활동에 비례하여 기업의 지원이 감소한 것으로 협회는 파악했다. 이 현황조사가 국내 매출액 기준 500대 기업 및 기업출연문화재단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만큼 시선을 지역으로 돌렸을 때, 메세나 활동의 위축 정도가 상대적으로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이번 협약이 특별히 부각되는 것은 유례없이 확장되고, 기약 없이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상황에 있다. 사회 전반의 분위기를 감안하더라도 특히 예술 관련 분야에 있어 기업의 메세나(mecenat: 문화예술계 후원) 활동이 눈에 띄게 저조해지고 있다는 점이 간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태왕’의 오페라축제 후원에는 코로나19 시대의 문화예술에 대한 기업의 이해와 더불어 김수정 홍보마케팅팀장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다. 지역축제가 열리면 다양한 기업들이 후원과 협찬을 명목으로 축제를 지원하는 경우가 있지만, 문화예술 축제에 대해서는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것이 현실이다. 

김 팀장은 국제적 행사라는 규모에 걸맞은 예산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나, 팬데믹 상황에 놓여 경제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 기업들의 후원을 끌어 내기란 쉽지 않았다. 특히 대구의 경우 지역 자체 기업보다 대기업 산업 단지 및 협력사 규모가 더 크기 때문에 메세나(Mecenat)를 통한 홍보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기에, 예산 마련에 더욱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던 중 대구오페라하우스를 둘러싼 대기업 건설사들의 ’오페라’ 아파트 사이 자리한 유일한 향토기업 단지 ‘태왕 THE아너스 오페라’를 보고, 곧장 연고도 없던 건설회사 ‘태왕’의 문을 두드렸다.

담당 부서에 연락해서 바텀업(Bottom-up approach) 절차를 거치는 것이 순서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뤄봤을 때 바텀업 방식으로는 결정권자에게 도달하기가 너무어렵다는 걸 알고 있던 터라, 김 팀장은 기회가 오길 기다리는 대신 직접 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다. 

자료조사를 통해 ‘태왕’ 노기원 회장의 기사를 접했고, 인터뷰를 진행했던 기자를 수소문하여 연락처를 물어 그 길로 약속을 잡았다. 그것이 ‘태왕’으로 들어선 첫 걸음이었다.

김수정 팀장은 대구에 오페라하우스가 생기게 된 배경부터 유럽의 유명 도시들이 왜 오페라하우스를 오래도록 유지하는지, 왜 정부의 공적기금에 의존하는 상황이 됐는지 등을 설명했며 기업의 문화적 관심을 바랐다.

김 팀장의 꼼꼼한 자료조사와 열정적인 투자 유치 활동으로 ‘태왕’은 장고 끝에 후원을 결정하고, 대구오페라하우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태왕’은 축제 기간 동안 1억 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하고 오페라하우스 및 오페라축제를 후원하게 됐다.

김수정 팀장은 “지금까지 기업에 투자 유치 제안을 해서 긍정적인 답변을 받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시도 자체가 많이 조심스럽고 망설여졌다. 생면부지의 건설회사를 찾아가 후원을 부탁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결과로 돌아와서 기쁘다”라며 “이번 업무협약을 계기로 대구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이 확장되길 바라며, 특히 기업들의 많은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주)태왕-(재)대구오페라하우스 업무 협약식 (왼쪽부터)대구오페라하우스 주누리 기획사업팀장, 태왕 노경원 경영지원본부장, 태왕 노기원 회장,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공연예술본부장, 대구오페라하우스 김수정 홍보마케팅팀장
▲(주)태왕-(재)대구오페라하우스 업무 협약식 (왼쪽부터)대구오페라하우스 주누리 기획사업팀장, 태왕 노경원 경영지원본부장, 태왕 노기원 회장, 대구오페라하우스 박인건 대표,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공연예술본부장, 대구오페라하우스 김수정 홍보마케팅팀장

노기원 태왕 대표는 “어려운 시기를 함께 겪어가는 만큼, 서로 힘이 되어 상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특히 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의 각별한 향토애가 문화예술계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나타냈다. 

박인건 대구오페라하우스 대표는 “이번 업무협약은 김수정 팀장의 추진력과 대구오페라하우스 전 직원의 노력이 함께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한다”라며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문화기부활동이라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려, 위축됐던 공연예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태왕’에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1년, 또 한 번의 오페라축제를 앞두고 있는 이 시점에, 여러 가지 환경적·재정적 한계가 불거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고 발전할 수 있는 힘을 얻어 든든하다”라는 소감으로 태왕의 메세나활동에 대하여 감사를 표시했다. 

양 기관은 공연예술발전에 협력함으로써 향후 공공성 및 도시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