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근 개인전 《차가운 꿈 Bleak Island》 개최
박형근 개인전 《차가운 꿈 Bleak Island》 개최
  • 안소현 기자
  • 승인 2021.08.3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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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 루프, 9월 26일까지

[서울문화투데이 안소현 기자] 아름다운 제주 풍경 이면의 현실은 무엇일까? 박형근 작가의 개인전 《차가운 꿈 Bleak Island》이 개최된다. 대안공간 루프에서 오는 9월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박형근 작가는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2005년에 오름, 바다, 계곡, 동굴을 다시 찾은 이후 17년 동안 제주의 표면을 대형 카메라로 기록했다. 그 과정에서 제주의 표면이 100여 년간 근대사의 흔적이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천혜의 자연’으로 불리는 제주의 표면은 실은 근대사의 오작동이 빚어낸 흔적이었다. 작가는 ‘낭만적인 제주 풍경은 허구’라고 말한다. 

▲박형근, 'Jejudo-26, 알뜨르' (사진=대안공간 루프 제공)
▲박형근, 'Jejudo-26, 알뜨르' (사진=대안공간 루프 제공)

‘알뜨르(2014)’는 격납고 안에서 밖을 촬영한 사진이다. 어두컴컴한 동굴 밖 새하얀 세상은 미지의 파라다이스를 연상시키는 듯하지만, 사진 밖 역사는 그 반대다. 일제 강점기 일본은 제주의 모든 지역을 요새화했고, 모슬포 주민을 동원해 군용 비행장과 20개의 격납고를 만들었다. 

박형근의 사진은 제주의 표면 너머에 어떤 현실이 있는지 질문한다. 작가는 더는 실재하지 않는 역사의 순간과 그 남겨진 흔적을 사진을 통해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의 사진은 특정 순간을 연도별로 포착하며, 각각의 이해에 따라 제주의 표면이 빠르게 변화하는 과정을 기록한다.

홍대에 있는 대안공간 루프는 대한민국 1세대 대안공간으로, 그동안 미술 문화 발전을 위한 다채로운 활동을 펼쳐왔다. 미래의 잠재적인 가능성을 지닌 재능 있고 실험적인 작가 발굴 및 지원이라는 대안공간 특유의 소임은 물론, 일찍부터 국내외 미술계와 다양한 교류 및 네트워킹을 바탕으로 한, 실험적인 동시대의 글로벌한 미술 문화의 흐름을 알리는데 앞장서 왔다.

전시는 무료로 진행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