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프리뷰] 새로운 20년 준비 포부 담아 “2021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개막
[현장프리뷰] 새로운 20년 준비 포부 담아 “2021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개막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09.27 19: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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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부터 11월 28일까지, 59일간
이천·여주·광주 일대와 온라인 플랫폼 활용
비엔날레 개최 이래 최초 입장료 무료
코로나19로 인한 시대적 변화 응하는 비엔날레 고민 녹여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0년 동안 한국 도자문화를 홍보하고 그 명맥을 이어 온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다시_쓰다 Re:Start’라는 주제로 축제의 문을 열었다. 비엔날레 주제에는 다가올 20년을 준비하는 포부를 담아냈다. 경기도가 주최하고 한국도자재단이 주관하는 제11회 2021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10월 1일부터 11월 28일까지 개최된다. 오늘 27일에는 개막을 앞두고 비엔날레를 소개하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2021국제공모전 주요수상작 은상, 주세균
▲2021국제공모전 주요수상작 은상, 주세균 (사진=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제공)

11회를 맞은 이번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경기도자미술관(이천), 경기생활도자미술관(여주), 경기도자박물관(광주) 일대와 온라인 플랫폼(kicb.or.kr)에서 열린다. 대표 전시 행사인 국제공모전을 비롯해 한국ㆍ네덜란드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국가초청전, 2019년 국제공모전 대상작가 팁 톨랜드(Tip Toland)의 초대전과 온라인 프로그램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됐다.

2021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주제 ‘다시_쓰다 Re:Start’는 중의적인 표현으로 여러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이후 변화된 사회에서 도자의 역할과 의미를 새롭게 다시 쓰다(write)라는 의미와 함께, 도자가 가지고 있는 옛 시대의 그릇이라는 인식에서 나아가 다시 쓰다(use)의 의미까지 담고 있다.

▲간담회에서 기자 질의 응답에 응하고 있는 장동광 상임이사, 장기훈 경기도자박물관 관장(좌측부터).(사진=서울문화투데이)

간담회에서 장동광 한국도자재단 상임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비엔날레의 주제 ‘다시_쓰다 Re:Start’가 ‘반성’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이사는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경기도자세계비엔날레는 한국 도자의 가치를 알리고 도자산업의 구심적 역할을 해왔지만,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라며 “비엔날레와 도자 사업 현주소를 반성적으로 바라보고, 도예문화의 새로운 부흥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지난 축제까지 경기도자재단과 경기도 관광과에서 관할해오고 있었다. 도에서는 비엔날레를 지역 축제의 개념으로 파악하고 접근한 것이다. 때문에, 축제 방문객 수나 참여 작가 수 등 정량적인 수치가 비엔날레 성공 판단 기준이었다. 비엔날레의 예술적 가치, 문화적 의미 같은 정성적 요인은 무시된 측면이 크다.

경기도자비엔날레는 아시아 권역에서는 꾸준하게 개최됐던 비엔날레이고, 한국 도자문화 명성에 걸맞지 않는 운영 시스템이었다는 게 장 상임이사의 내부적 지적이다. 도에서도 이런 상황을 인지했는지, 올해부터 비엔날레를 문화담당부서에서 맡게 됐다고 한다.

이번 경기도자세계비엔날레는 예술감독이 선정되지 않은 상태로 개막까지 진행됐다. 장 상임이사는 “비엔날레는 많은 방문객이 축제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가간의 네트워크·외국과의 교류도 중점적으로 논의돼야 할 지점”이라며 “비엔날레의 세계적인 명성 확보와 앞으로의 20년을 위해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의 가치적인 영역을 제대로 대비할 수 있는 조직 체계가 준비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튤립 화병_코린 리더릭호프 Corien Ridderikhof
▲《바다 너머 이야기:네덜란드 현대도예의 오늘》 전시 튤립 화병, 코린 리더릭호프 Corien Ridderikhof (사진=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제공)

지난 4월 한국도자재단 상임이사로 임명된 장 이사는 재단 내부 현황을 파악하며, 합리적 개선책 제안에 여러 노력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담회에서 그는 “비엔날레를 준비하며 지금 현상태를 지속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고민했고, 실천적 태도로 학술회의나 의견 교류의 장을 열어 발전적 방향을 모색해야 했는데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아쉬움이 있다”라며 “내년에는 도자비엔날레가 12회를 맞고, 동양에서 숫자 ‘12’란 한 바퀴를 다 돌았다는 의미도 갖고 있기에 비엔날레의 방향을 다시금 정리해야할 시기를 마주하고 있다고 본다”라고 앞으로 방향성에 대한 여러 고민들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상황 속 축제를 이어가야 한다는 과제를 마주한 도자비엔날레는 축제 진행 방법을 온라인으로 전환해야하는 상황도 맞닥뜨렸다.

비엔날레 소개를 맡은 장기훈 경기도자박물관 관장은 축제의 온라인 전환을 ‘피할 수 없는 변화’라고 표현했다. 그는 “비엔날레가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코로나 상황 속 관람객 수도 제한되기에 솔직히 축제에 대한 좋은 평가를 기대하고 있진 않다”라며 “하지만, 코로나19 상황 속 여러 축제들이 온라인 전환 마지노선까지 달한 가운데,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역시 새로운 전환을 시도했다는 점을 좋게 봐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2019대상작가 초대전 탐욕스러운왕 (사진=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제공)
▲ 2019대상작가 초대전 탐욕스러운왕 (사진=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제공)

변화 흐름 한가운데 선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는 내부적인 변화 뿐 아니라 시대 변화에도 응답하는 전시를 준비했다. 장 관장은 이번 비엔날레의 핵심 키워로 ▲희망 ▲치유 ▲Re를 소개하며, 코로나19에 지친 사람들에게 도자가 어떤 예술적 기여와 방법으로 치유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진행되는 비엔날레 대표 행사인 국제공모전에는 28개국 72명 29작품이 전시된다. 이번 공모전에는 70개국 1,184명의 작가가 작품 2,503점을 접수했고. 금상에 미국작가 다리엔 아리코스키 존슨(Darien Arikoski-Johnson)의 ‘파편화된 틀(Fragmented Framing)’과 대만작가 쭈오 밍쑨(Ming-Shun Cho)의 ‘호문큘러스-LR(Homunculus-LR)’, 은상에 한국작가 주세균의 ‘트레이싱 드로잉 시리즈 #2021-1(Tracing Drawing Series #2021-1)’, 동상에 미국작가 수잔 베이너(Susan Beiner)의 ‘취약함의 한계(Bounded Fragility)’가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됐다. 대상작은 이번 심사에 부합하는 작품이 없어 선정되지 않았다.

경기도자미술관 제 2,3전시실에서 열리는 국제공모전 전시는 미술관 2개 층을 사용한다. 대륙별로 작품을 분류해서 선보이는 구성이다. 기존 비엔날레에서는 설치 위주의 작품이 많이 선보여졌다면, 올해 공모전은 ‘공예’느낌의 작품이 많이 전시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도예가 발달된 국가인 네덜란드의 국가 초청전 《바다 너머 이야기:네덜란드 현대도예의 오늘》과 지난 비엔날레 대상작가 초대전인 《팁 톨랜드:동화》도 열린다. 2019년 국제공모전 대상을 수상한 팁 톨랜드는 극 사실주의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로 인체와 똑같은 작품을 선보인다. 인체를 극 사실적으로 표현하긴 했지만, 작가가 작품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자아와 자아의 모든 양상에 대한 탐구다.

백자청화화접문병(경기도자박물관)
▲코발트블루: 조선후기 문방풍경’ 전시 백자청화화접문병(경기도자박물관)  (사진=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 제공)

여주 경기생활도자 미술관과 광주경기도자박물관은 각각 특별전시를 개최한다. 여주 경기생활도자 미술관은 경기도자온라인페어에 참가한 지역 도예 작가의 특별전 ‘회복-공간을 그리다’와 세라믹하우스 중심의 어린이 전시 ‘작은예술가를 위한 집’을 선보인다. 광주 경기도자박물관은 세계 각국에서 사랑 받고 있는 청화백자를 ‘코발트 블루’라는 색으로 재해석해 대면전시 ‘코발트블루: 조선후기 문방풍경’과 비대면 온라인 전시 ‘코발트블루: 예술을 물들이다’를 준비했다.

팬데믹으로 행사 네트워킹 역할이 대폭 줄어든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비엔날레는 “비엔날레랑 듣다”라는 온라인 학술행사를 준비했다. 도자 예술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볼 수 있는 ‘지역작가 다큐멘터리’와 전문가와 함께 도예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도자토크콘서트’, 청년 도예작가의 의견을 들어보는 ‘청년예술가의 목소리’다.

이미지가 있는 도자는 빠른 산업화 발전 속에서 점점 밀려나 사라지는 존재가 돼가고 있었다. 비엔날레 소개를 진행한 장 관장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시대적 변화는 ‘도자’를 다시금 중요한 자리에 올려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바깥 활동이 극히 줄어들고, 환경문제가 주요 현안으로 논의되는 시점에서 ‘도자’는 우리가 다시금 사용하고, 또 우리 스스로 만들어 볼 수 있는 것으로 자리하게 됐다”라며 “이번 비엔날레가 도자의 산업·예술·생활적 영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길 바란다”라는 기대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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