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신공항 건설로 사라질 부산 가덕도 역사 기록
국립민속박물관, 신공항 건설로 사라질 부산 가덕도 역사 기록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0.0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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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부산 민속문화의 해’ 사업 일환
통일신라시대부터, 200년이 넘는 토착민과 지역의 역사 담아내
▲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 가덕도 민속조사 보고서』 1권 '가덕도의 민속문화, 눌차동' 이미지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 가덕도 민속조사 보고서』 1권 '가덕도의 민속문화, 눌차동' 이미지 (사진=국립민속박물관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지역에서 지켜온 고유한 문화를 기록하는 사업의 결과물이 발간된다. 국립민속박물관(관장 김종대)이 2021 부산 민속문화의 해 사업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민속조사 사업 결과물 『가덕도 민속조사 보고서』(총 7권)가 발간됐다.

이번 조사는 신공항 건설로 사라지게 될 가덕도의 민속을 기록하는 데에 의의를 뒀다. 가덕도는 통일신라시대 당나라와의 무역에 중요한 항구였고, 1544년(중종39)에는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가덕진과 천성진을 축성한 군사적 요충지이기도 했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자연마을의 형성 시기도 오래돼, 토착민들이 일궈온 오랜 역사로 풍부한 민속 문화를 가진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데, 1990년대에는 부산항 신항 개발로 어업권이 소실되는 등의 변화가 있었고, 2010년에는 거가대교가 준공되면서 외지인들의 유입·토착민 유출로 피할 수 없는 개발 붐을 맞이하게 됐다. 지난해 구체화된 가덕도 신공항 건설은 개발을 더욱 가속화시킬 예정이다. 신공항 건설이 시작되면 현재 가덕도의 모습은 사라질 것이고, 지역의 역사와 민속문화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자취를 감출 것이다. 이에 국립민속박물관은 상황의 시급함을 인지하고 신공항 건설로 곧 사라지게 될지도 모를 가덕도의 민속문화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부산 가덕도 민속조사 보고서는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인 부산광역시 강서구 가덕도동의 5개 법정동(눌차동, 대항동, 동선동, 성북동, 천성동)의 생업, 사회조직, 세시풍속, 민간신앙 등의 민속문화를 변화의 측면에서 기록한 동 단위 민속지 각 5권과 가덕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엮은 「부산의 큰 섬, 가덕도」, 가덕도의 해양민속이 입체적으로 담긴 「물고기의 길목, 가덕도의 해양문화」로 구성됐다.

조사는 국립민속박물관 연구자와 지역 연구자들이 함께 협업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기록했다. 김승유, 김창일, 김효경, 마소연, 문혜진, 백민영, 오선영, 오세길, 윤일이, 이현아, 황경숙이 집필자로 참여했다.

7권으로 구성된 책 중 법정동으로 분류된 5개의 책은 유사하면서도 각기 특색있는 민속문화를 간직하고 있는 5개 동의 마을 개관, 생업, 사회조직, 세시풍속, 민간신앙과 종교, 구비문학, 일생의례, 식생활, 주생활 등을 꼼꼼하게 기록해냈다. 나머지 2권은 가덕도 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과 수산물의 환경·기후 등을 소개하고 산업과 교통의 측면까지 담아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에 발간한 책이 “가덕도에 살았던 사람들을 증언하는 기억 저장소가 될 것”이라며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민속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울이며 우리 민속의 다양한 명을 기록하는 사업을 꾸준히 지속해나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2021 부산민속문화의 해, 가덕도 민속조사 보고서』는 전국 국립도서관 및 공공도서관, 대학도서관에 배포될 예정이며 전자책은 ‘국립민속박물관(http://www.nfm.go.kr) -학술정보 -발간자료’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