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연극 OTT 플랫폼 ’온라인 극장’ 운영 시작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연극 OTT 플랫폼 ’온라인 극장’ 운영 시작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11.0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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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프리(화면해설, 수어통역), 디렉터스컷 등 다양한 영상 옵션 제공
1개 영상 당 9,900원…3일 동안 관람 가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언제 어디서나 연극을 만날 수 있는 OTT 플랫폼 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 ‘온라인 극장’ on.ntck.or.kr이 문을 열었다.

명동예술극장,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 이은 국립극단의 네 번째 극장으로 국내 연극 단체에서 자체적으로 OTT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해진 시간에 극장이라는 장소에 와서 공연을 관람해야 하는 기존의 한계를 뛰어넘어 일상 속 가장 편안한 시간,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영상을 통해 국립극단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온라인 극장 <스카팽> (배리어프리-수어통역) 일부
▲온라인 극장 <스카팽> (배리어프리-수어통역) 일부

OTT 플랫폼 오픈과 함께 2021년 국립극단에서 공연한 <파우스트 엔딩>, <X의 비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의 눈물과 자이툰 파스타>와 2020년 <스카팽>을 관람할 수 있다. 이후 <소년이그랬다>, <만선>, <로드킬 인 더 씨어터> 등 지속적으로 국립극단의 신작이 업로드될 예정이다. 향후 국립극단 제작 공연뿐만 아니라 민간 극단, 지역 극장의 우수한 작품 영상을 소개하는 등 협업도 계획 중에 있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은 기본영상(다중시점) 외에도 다양한 옵션을 제공한다.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기본영상보다 장면전환(컷편집)을 최소화하여 장면의 호흡이 길다는 특징을 가진 디렉터스컷을, <스카팽>은 장애인 관객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화면해설, 수어통역 버전을 마련했다. 향후 공개 예정인 청소년극 <소년이그랬다>는 캐스팅별 영상을 각각 제작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또한 각 작품과 관련된 인터뷰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연극을 더욱 깊이 있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국립극단 홈페이지 (www.ntck.or.kr) 회원가입 후 이용할 수 있으며, 각 영상별 가격은 9,900원이다. 온라인 극장 OTT 플랫폼 오픈 기념으로 11월 1일부터 11월 7일까지는 6,600원(정가에서 3,300원 할인)에 구매가 가능하다. 최대 3개까지 지원기기를 등록할 수 있고, 결제 후 7일 이내 재생해야 한다. 최초 재생 후 3일 동안 관람이 가능하며, 현재 국내에서만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필요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한글 자막은 모든 영상에 제공되며, 관람등급 및 소요시간은 각 영상별로 상이하다. 작품 정보 및 이용 방법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온라인 극장 플랫폼에서 확인 가능하다.

▲국립극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온라인극장 현장스케치
▲국립극단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온라인극장 현장스케치

2020년 국립극단이 창단 70주년을 맞아 계획한 작품 대다수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에서 관객을 만나지 못했다. 이에 국립극단은 침체된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공연장 방문이 어려운 국민들에게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했다. 2020년 상반기에는 국립극단 유튜브 채널을 통한 ‘온라인 상영회’를 개최해 기존에 국립극단에서 공연한 연극의 기록 영상을 전 국민에게 공개했다. 이후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에 따라 2020년 하반기 관객과 만날 예정인 작품을 촬영하여 공연 영상을 온라인 송출하는 것을 검토했고, 2020년 9월 25일 ‘하지맞이 놀굿풀굿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온라인 극장을 시범 운영했다.

공연 실황 영상 송출, 유튜브 생중계 등 다양한 시도 끝에 국립극단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이 종료되더라도 공연 영상화 사업을 지속하는 것이 의미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극을 영상으로 제공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충분히 공감하지만 온라인 극장을 통해 그간 극장에 방문해 공연을 관람하기 어려웠던 관람 약자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지역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등 공공으로서 국립극단이 해야 하는 역할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립극단 김광보 예술감독은 온라인 극장을 오픈하며 “극장에 와서 배우와 관객이 함께 호흡하며 연극을 관람하는 것과 영상을 보는 것은 다르다. 그러나 시공간을 초월하여 다수의 관객에게 연극을 소개할 수 있다는 장점도 분명 존재한다.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을 통해 영상으로 연극을 만난 관객이 극장을 찾는 선순환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