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이 만든 “2021 연극 전태일 ‘네 이름은 무엇이냐’”
서울 시민이 만든 “2021 연극 전태일 ‘네 이름은 무엇이냐’”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2.0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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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까지, 성북 꿈빛극장
성북·강북 시민사회 단체 추진
서울시의회, 민주노총 서울본부 공동주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전태일 정신을 예술의 형태로 이어가는 시민공동체의 공연이 펼쳐진다. 지난해 전태일 50주기를 맞아 제작돼 찬사를 받은 음악서사극 ‘네 이름은 무엇이냐’가 올해 “2021 연극 전태일 ‘네 이름은 무엇이냐’”로 더욱 업그레이드 돼 시민들을 찾아왔다. 지난 4일 공연을 시작해 8일까지 성북 꿈빛극장에서 펼쳐진다.

▲평화시장 봉제공장,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각혈하는 미싱사 (사진 = 함께하는 연극 전태일 제공)
▲평화시장 봉제공장, 열악한 노동 조건 속에서 각혈하는 미싱사 (사진 = 함께하는 연극 전태일 제공)

이번 공연 “2021 연극 전태일 ‘네 이름은 무엇이냐’”는 성북·강북 시민사회 단체가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서울시의회, 민주노총 서울본부가 공동주최해 시민의 자발적인 힘으로 기획했다. 정부 보조금이나 기업의 협찬을 받지 않고, 시민의 순수한 모금으로 진행된 독립 제작방식은 공동체 문화가 침체돼 가는 시대에 우정과 연대의 전태일 정신을 상기시켜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특히, 성북 지역의 청소년들이 어린 시다 역할을 맡아 참여함으로써 공동체의 정신을 무대 위로도 가지고 온다.

연극은 120분의 러닝타임 동안 밀도 있는 배우들의 연기, 탈과 인형, 영상을 활용한 우화적인 무대연출, 20곡의 다채로운 노래와 라이브 연주로 이뤄진다. 각 장면마다 다르게 등장하는 10명의 전태일은 우리가 살면서 한번쯤 만나본 적이 있는 누군가이기도 하고 나이기도 하다. 궁극에는 전태일이 관객 모두에게 속해있음을 드러내는데, 이것은 ‘연극 전태일’만이 갖는 독특한 색깔이다.

장소익 연출은 사실과 비사실이 공존하는 무대에서 실제로 나오는 재봉틀 소리, 쇠망치 소리, 현장의 음악연주가 관객들의 감각을 일깨우는 데 초점을 뒀고, 정형화된 춤도 마임도 아닌, 거친 대지의 움직임과 같은 배우 중심의 움직임을 창출한다.

함께하는 연극전태일 운영위원인 이상훈 서울시의원은 “전태일 정신을 삶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예술가와 시민들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가는 <2021 연극전태일>을 통해 우리 시대 청년들과 노동 인권 평화의 가치를 공유하고 싶다 ” 라며 “COVID-19, 기후변화, 양극화 문제 등 인류가 처한 재난의 시대를 넘어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맞대고 더불어 사는 세상, 공포와 혐오가 없는 세상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되길 소망한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