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국중박 특별 공개
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국중박 특별 공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1.12.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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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展 교체전시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흑석사 법당에 봉안돼 있는 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이 특별공개된다. 이번 전시는 2016년 불교중앙박물관 전시에 불상이 공개된 이후 두 번째 서울 나들이로, 4주 동안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오는 25일부터 내년 1월 22일까지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에서 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선보인다. 

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은 조선 전기인 1458년(세조 4)에 왕실이 발원하여 만든 불상의 대표적인 예로, 왕실의 안녕과 나라의 평안을 위해 세종의 형인 효령대군(孝寧大君, 1396~1486)을 비롯해 태종의 후궁인 의빈 권씨(懿嬪 權氏), 명빈 김씨(明嬪 金氏) 등 274명이 참여했다. 조성 당시에는 정암산(井巖山) 법천사(法泉寺)에 삼존불로 모셔졌다고 기록되었고, 현재는 경상북도 영주 흑석사 법당에 봉안돼 있다. 

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의 제작에는 도화서 화원(畫員) 이중선(李重善)을 비롯해 관아에 속한 장인 아홉 명이 참여하였다. 임진왜란(1592~1598) 이후 왕실 불사를 포함하여 사찰의 대부분 불사를 승려 장인들이 맡게 된 것과 비교되는 지점이다. 조선 전기에는 왕실에서 불상이나 불화가 필요할 때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같이 도화서(圖畫署) 화원이나 관아의 장인을 참여시켰다. 이 상은 조선시대 왕실 발원 불교미술 제작자가 어떤 방식으로 변해갔는지 그 흐름을 잘 보여준다.

함께 전시하는 이 불상의 시주를 권하는 문서인 보권문(普勸文)과 조성 내력을 적은 길이 3.8미터의 복장기(腹藏記)는 조선 전기 불상의 제작 과정과 장인들의 분업 체제를 알려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특히 복장기에는 나무를 자르고 조각을 새긴 소목(小木)과 각수(刻手), 표면을 깎고 마무리하는 마조(磨造), 불상 표면에 금을 붙이는 금박(金朴)과 부금(付金)처럼, 각각의 역할과 장인 이름이 적혀 있어 구체적인 내용 파악이 가능하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 외에도 다음과 같은 주요 전시품을 교체하여 관람객에게 다양한 불교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충청남도 서산 <문수사 지장시왕도>(1774년)에서 나온 편지는 화승 설훈(雪訓)이 불사 현장에서 주고받은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소장의 중국 명 황실이 발원하여 궁정 화가가 그린 <수륙화>(1454년)는 조선과 이웃나라 불교미술 제작의 차이를 비교할 수 있는 좋은 자료이다. 연말연시 특별한 선물처럼 찾아온 국보 <흑석사 목조아미타여래좌상>과 더불어 조선시대 불교미술의 정수와 마주하는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