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쿠샤(Dilkusha) 컬렉션》展, 메리 L. 테일러가 본 1942년 한국
《딜쿠샤(Dilkusha) 컬렉션》展, 메리 L. 테일러가 본 1942년 한국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1.12.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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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쿠샤 가옥서, 내년 6월 26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 테일러家 유물 차례로 전시할 계획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종로구에 있는 앨버트 W. 테일러와 메리 L. 테일러 부부의 ‘기쁜 마음’의 집 딜쿠샤(DILKUSHA)에서 기증 유물 전시가 열린다. 서울역사박물관(관장 김용석) 분관인 딜쿠샤에서 지난 28일부터 내년 6월 26일까지 개최되는 딜쿠샤 기증 유물 작은 전시 《딜쿠샤(Dilkusha) 컬렉션 –추억과 기억, 메리 린리 테일러의 그림》展이다.

▲음첨골 광산의 다리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음첨골 광산의 다리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서울역사박물관은 테일러 부부의 손녀인 제니퍼 린리 테일러(Jennifer Linley Taylor)가 기증한 테일러家의 유물을 3,000점 넘게 소장하고 있다. 이에 매해 기증 유물 작은 전시를 통해 딜쿠샤 2층 기획전시실에서 소장하고 있는 다양한 유물들을 관람객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에서 1917~1942년 까지 살았던 앨버트 와일더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의 부인 메리 린리 테일러(Mary Linley Taylor)가 그린 그림 중 약 50여 점을 엄선해 총 2회에 걸쳐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 중 ‘한국 인물 초상화’들은 1941년 말 남편 앨버트가 일제에 의해 수용소에 구금되고 메리가 가택 연금 되었던 시기, 딜쿠샤를 수색하던 일본군의 눈을 피해 2층 거실에 잘 숨겨 뒀던 작품들이다. 이후, 딜쿠샤에서 집안일을 도와주던 공서방의 바지 속에 이 초상화들을 숨겨 지인의 집으로 보내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 이번 전시는 메리 린리 테일러가 일제로부터 지켜낸 당시 한국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메리 린리 테일러의 농부 초상화 사진
▲메리 린리 테일러의 농부 초상화 사진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전시는 메리 린리 테일러의 그림을 1942년 이전 한국 거주시기와 1942년 이후 미국 거주시기의 두 시기로 나눠 조명해 본다. ‘1942년 이전 한국 거주시기’ 당시 그림에선 양반, 평민, 상인 등 다양한 한국 인물 초상화를 볼 수 있고, 남편 앨버트 W. 테일러가 경영한 음첨골(강원도 세포군 삼방리) 광산과 음첨골 마을 그림들을 만나볼 수 있다. ‘1942년 이후 미국 거주시기’ 주제에선 조선총독부에 의해 강제로 추방당한 후 메리 린리 테일러가 여생을 보낸 미국 멘도시노(캘리포니아)와 멕시코 및 영국의 풍경을 그린 그림들이 전시된다.

한편, 메리는 결혼 전 연극배우 ‘메리 린리(Mary Linley)’로 활동했고 결혼 후에는 수년간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술학교를 다니며 예술과 그림에 남다른 애정과 열정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그림들은 그녀가 가지고 있던 예술적 감각을 살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금강산 그림과 메리 린리 테일러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금강산 그림과 메리 린리 테일러 (사진=서울역사박물관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김용석 관장은 “이번 딜쿠샤 기증 유물 전시는 연극배우로도 활동한 메리 린리 테일러의 예술적 재능을 그녀의 그림들을 통해서 접해볼 수 있는 기회”라며 “매해 딜쿠샤의 다양한 기증 유물들을 선보일 예정으로, 전시의 내용이 더욱 풍부해지고 관람객들이 딜쿠샤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딜쿠샤 온라인 사전 예약(서울시공공서비스예약 https:// yeyak.seoul.go.kr) 후 2층 기획전시실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이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서울역사박물관 홈페이지(museum.seoul.go.kr)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724-0278, 070-4126-8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