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비극, 탈춤으로 다시 쓰다”…천하제일탈공작소 신작 <아가멤논>
“그리스 비극, 탈춤으로 다시 쓰다”…천하제일탈공작소 신작 <아가멤논>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1.03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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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23, 고양아람누리 새라새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전통탈춤을 기반으로 동시대의 관객과 교감하는 천하제일탈공작소가 새롭게 선보이는 <아가멤논> 공연이 이달 14일부터 23일까지 고양어울림누리 새라새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천하제일탈공작소와 고양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공연예술 중장기창작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작품이다. 

▲천하제일탈공작소 신작 ‘아가멤논’
▲천하제일탈공작소 신작 ‘아가멤논’ 홍보 이미지

<오셀로와 이아고>, <삼대의 판>, <열하일기> 등 탈춤을 통해 고전을 새롭게 선보인 천하제일탈공작소가 드넓은 인간 정신세계를 탐구한 그리스 비극을 세상에 내놓는다. 천하제일탈공작소의 신작 <아가멤논>은 멀고 먼 이국땅 그리스에서 옛날 아주 옛날부터 전해져온 이야기가 탈춤꾼들과 만나 지금의 말과 노래, 춤이 더해지고 동시대의 옷과 탈, 감각이 입혀져 오늘의 탈춤으로 다시 태어나는 작품이다.

원작인 그리스 비극 <오레스테스 3부작>은 「아가멤논」,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자비로운 여신들」의 3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딸 이피게니아를 제물로 바친 미케네의 왕 아가멤논, 10년간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돌아온 아가멤논을 딸의 복수를 위해 죽이는 클리타임네트스라, 아버지 아가멤논의 복수를 위해 어머니 클리타임네스트라를 죽이는 오레스테스. 오레스테스는 결국 복수의 여신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오레스테스 3부작>은 운명 앞에 놓은 인간의 처절함, 드넓은 인간 정신세계를 탐구한 작품이다.

운명 앞에 놓인 인간의 처절함이 탈춤의 감각으로 새롭게 펼쳐진다. 죽이고 죽는 인물들의 운명이 탈춤의 해학과 넉살로 색다르게 해석된다. 절망 속에 피어나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존재의 허약함과 무상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며, 탈춤이 지닌 매력으로 빠져들게 한다. 

천하제일탈공작소는 멈춰진 탈춤이 흐르는 탈춤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을 해왔다. 이전까지 집단의 의식과 놀이로만 치부되던 탈춤을, 탈춤꾼의 기량을 극대화하는 독무로 탈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들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 염상섭의 「삼대」, 박지원의 「열하일기」의 방대한 이야기 속에서 동시대 관객과 나눌 수 있는 보편적 이야기를 발견하고 그것을 전통탈춤의 표현양식으로 치환하여 무대 위에 펼쳐냈다. 아울러, 극장이라는 공간에서 생기는 다양한 미학적 가능성을 발견하고 여러 장르의 작업자와 협업함으로써 기존의 탈춤에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을 제시한다.

<아가멤논>은 이런 탈춤의 길을 묻는 천하제일탈공작소가 찾아낸 하나의 해답이다. 전통탈춤의 원리와 정신을 통해 동시대 관객과 함께 호흡하는 신명의 판을 준비한다.

이번 공연은 각자의 방식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전 회차 수어통역, 문자통역, 소리시각화영상이 제공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