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립미술관 개관, 미디어 아트 중심 미술관 지향
울산시립미술관 개관, 미디어 아트 중심 미술관 지향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1.06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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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관식 열고, 7일부터 일반인 전시 관람 시작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XR랩) 갖춘 최초 공공미술관
개관 기획전… 울산 정체성서 시작한 인간-생태 관계성 탐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울산 최초 공공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이 6일 개관한다. 전시 관람은 7일부터 시작된다. 미술관은 울산동헌과 인접한 중구 도서관길 72(북정동)에 자리 잡았으며, 3개의 전시실과 함께 공공미술관 최초의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XR랩)을 갖추고 있다.

▲울산시립미술관 전경 (사진=울산시립미술관 제공)
▲울산시립미술관 전경 (사진=울산시립미술관 제공)

울산시립미술관은 미디어아트 중심의 ‘미래형 미술관’을 표방하며, 지역정체성을 바탕으로 자연과 기술, 산업과 예술의 조화를 모색하는 전시와 사업을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나아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 미술관’으로 성장하고자 하는 포부를 갖고 있다.

개관 전시로는 총 5개의 전시가 마련됐다. 먼저 개관 특별전은《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 다. 산업수도에서 생태·문화·관광이 공존하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는 울산의 정체성이 담긴 전시로, 기술과 자연이 공존을 넘어 융합을 이루는 세계를 제시한다. 미술관 1전시실과 2전시실에서 오는 4월 10일까지 열린다.

▲카미유 앙로 (Camille Henrot), 엄청난 피로(Grosse Fatigue), 2013, HD  비디오, 사운드, 13분 (‘포스트 네이처’ 참여)
▲카미유 앙로 (Camille Henrot), 엄청난 피로(Grosse Fatigue), 2013, HD 비디오, 사운드, 13분 (‘포스트 네이처’ 참여)  (사진=울산시립미술관 제공)

《포스트 네이처: 친애하는 자연에게》는 생태를 파괴하고 자본과 효율성을 추구한 결과가 전염병과 글로벌 위기로 돌아왔다는 시각에서 전시를 시작한다. ‘이후’로 번역되는 ‘포스트’를 전시 제목에 사용한 것은 더 먼 미래의 인류와 생태의 관계를 상상하게 한다. 전시는 자연을 인류가 바꾸어 놓을 수 있는 생태가 아닌 역사와 문화, 정치가 얽힌 복잡한 감각을 떠올리게 한다. 인간과 인간이 아닌 것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난 새로운 생태적 감수성을 설정하는 공간을 제안한다. 또한, 이번 특별전에서는 백남준 작가의 <수풀 속 새장, 숲의 계시록>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실감 미디어아트 전용관을 조성한 울산시립미술관은 《블랙 앤드 라이트: 알도 탐벨리니》 전시를 처음으로 선보인다. 알도 탐벨리니는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1960년매 미디어의 확장을 개척하며, 비디오와 TV를 예술매체로 사용한 최초의 예술가들 중 한 명이었다. 특히 탐벨리니는 1960년대 방식의 실감(immersive) 미디어 극장을 만들어 시적 퍼포먼스와 결합된 총체예술로서 전시를 선보인 바 있다. 미술관은 “2020년 서거한 탐벨리니의 유작으로 21세기형 실감 미디어 전시를 열게 된 것은 미디어아트 역사상 매우 뜻 깊은 일”이라고 칭한다. 오는 4월 17일까지 개최되며, 증강현실(VR)‧가상현실(AR)‧확장현실(XR)을 활용한 색다른 감각을 전하는 전시를 펼칠 예정이다.

▲백남준,케이지의숲, 숲의계시,1992–1994, 800×554×465cm
▲백남준,케이지의숲, 숲의계시,1992–1994, 800×554×465cm (‘포스트 네이처’ 참여)  (사진=울산시립미술관 제공)

어린이를 위한 개관전도 개최된다. 3전시실에서 오는 5월 8일까지 개최되는 어린이 기획전 《노래하는 고래, 잠수하는 별》은 사람과 생태, 기술이 공존하는 도시 ‘울산’을 주제로 아이들이 공감각적 예술 활동을 하는 체험전시다. 추미림, 김다움 작가가 협업한 <노래하는 고래, 잠수하는 별>은 어린이들의 목소리가 전시장에울려퍼지면 소리가 증폭돼 영상 및 사운드에 상호반응작용을 일으키는 인터랙티브형 미디어 설치작품이다.

이외에, 울산시립미술관의 소장작 30여점을 만날 수 있는 전시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전: 찬란한 날들》도 동구 대왕암공원 옛 울산교육연수원에서 진행된다. 울산의 문화적 원형인 ‘반구대암각화’를 떠올리게 하는 제1호 소장작품 백남준 작가의 <거북>을 해당 전시에서 만날 수 있다.

▲추미림X김다움, 노래하는고래, 잠수하는별, 인터랙티브미디어설치, 포맥스에 UV 프린트, 가변설치 2021
▲추미림X김다움, 노래하는고래, 잠수하는별, 인터랙티브미디어설치, 포맥스에 UV 프린트, 가변설치 2021 (사진=울산시립미술관 제공)

미술관은 1,000원의 전시 관람료가 있지만 19세 미만과 65세 이상은 무료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매주 월요일과 설날·추석 당일은 휴관한다. 전시와 관련한 더 자세한 내용은 울산시립미술관 홈페이지(ulsan.go.kr/ua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울산시립미술관 서진석 관장은 “5개의 개관기념전을 통해 평면, 입체, 설치, 공연, 디지털 미디어 아트를 모두 관람하면서 울산시립미술관의 역할과 기능을 직접 경험해 보시길 바란다”라며 “시대적 변화에 맞는 예술의 새로운 사회적 기능과 역할을 제시하는 ‘미래형 미술관’이자, 지역의 문화정체성 연구 등을 통해 ‘문화도시 울산’의 토대를 마련할 울산시립미술관으로 성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