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중계] 통영의 새로운 출발, 제 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간담회 개최
[지상중계] 통영의 새로운 출발, 제 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간담회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1.24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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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월 18일부터 5월 8일까지, 52일 간
‘통영: 섬·바람’을 주제로 통합형 트리엔날레 선봬
문화예술 도시 통영으로 도약 꿈꿔
▲2022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키비주얼 (사진=
▲2022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 키비주얼 (사진=통영국제트리엔날레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조선업의 중심지로 내륙과 해안을 이어주던 통영이 새로운 변화를 꾀한다. 지역의 주춧돌과 같았던 조선업이 쇠퇴하면서,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통영이 ‘문화예술’을 도시의 새로운 정체성으로 삼아 나아갈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오는 3월 18일부터 5월 8일까지 52일간 경남 통영에서 2022 제1회 통영국제트리엔날레가 개최된다. “통영; 섬·바람[THE SEA, THE SEEDS]”을 주제로 통영 일대와 한산도, 사량도, 연화도 등에서 펼쳐지는 이번 행사는 섬을 매개로 한 국내 최초의 통합형 트리엔날레다. 11개국 35팀이 주제전에 참여한다. 행사에서는 미술과 음악, 무용, 미디어아트 등 전통과 현대를 잇는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막에 앞서 지난 20일에 온라인 기자 간담회가 개최됐다. 간담회에는 김지인 통영국제트리엔날레추진단장과 다니엘 카펠리앙 국제커미셔너, 조혜영 큐레이터 등이 참석했다. 김 단장은 통영의 도시 정체성으로부터 시작된 통영국제트리엔날레에 대한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그는 통영을 13명의 중요 무형문화재가 있는 지역이자 해방 이후 유치환, 전혁림, 윤이상이 참여한 통영문화협회가 설립된 지역으로 문화인들이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지역으로 소개했다. 문화예술의 자원을 품고 있는 통영의 이번 행사는 ‘문화예술 도시 통영’으로 도약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트리엔날레는 총 5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구성됐다. 섬과 내륙을 잇고, 통영의 전통예술과 현대를 아우르는 통영만의 차별화된 행사, 폐건물과 역사 문화공간을 활용하는 공간재생형 행사, 섬만이 지닌 입지적 특성을 활용해 섬을 연계한 행사, 미술‧음악‧무용‧연극의 장르는 포함하는 장르통합형 예술행사, 지역주민‧지역예술가와 함께 성장해나가는 행사를 지향한다.

실제 이번 트리엔날레는 행사를 위해 새로 전시관을 짓지 않고 옛 조선소나 폐배양장 등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한다. 주제전 역시 옛 신아sb조선소 연구동에서 개최된다. 지역주민‧지역예술가와의 협업은 ‘통영 골목 트리엔날레’라는 프로그램으로 보다 대중의 삶 깊숙하게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섬을 연계한 전시 형식은 한산도에서는 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한 전시, 연화도는 전통미술, 사량도는 시민참여 미술을 선보이며 섬을 하나의 미술관의 공간으로 살펴본다. 김 단장은 이번 통영국제트리엔날레가 통영의 새로운 르네상스 시작이자, 문화예술을 통한 통영의 변화, 국제사회의 진출을 염두에 둔 행사가 될 것이라고 설명을 마무리했다.

▲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온라인 기자간담회 현장
▲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온라인 기자간담회 현장

주제전 ‘테이크 유어 타임(TAKE YOUR TIME)’, 불안한 시대의 휴식

이번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주제전은 다니엘 카펠리앙 국제커미셔너가 기획을 맡았다. 카펠리앙은 자신을 11년 간 한국에 거주하면 작업을 이어온 미술감독이자 미디어아티스트‧프로듀서‧큐레이터로 소개했다. 주제전 ‘테이크 유어 타임(TAKE YOUR TIME)’은 현대 사회의 위기 속에서 시간의 영구성과 비영구성을 고찰해보는 전시로 11개국 35명의 작가들이 참여했다.

카펠리앙은 ‘시간’은 과거나 현재, 미래 언제든 중요한 가치라고 소개했다. 하지만, 코로나19라는 전 지구적 위기를 맞은 지금 ‘시간’은 이전보다 더 중요한 가치를 갖게 됐다는 것이 이번 주제전의 기반이다. 불안이 일상화된 시기에 우리는 휴식과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주제전 ‘테이크 유어 타임(TAKE YOUR TIME)’은 피로감이 가득 쌓여있는 현재를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한다. 옛 신아sb조선소 연구동을 하나의 블랙박스 형태로 재생시켜 선보인다. 카펠리앙은 주제전의 전시공간을 우주의 의미를 담은 Space로 표현했다. 전시는 시간과 공간을 잊은 채 다른 차원으로 이동하는 경험을 제공한다. 관람객들은 층별로 다른 콘셉트의 작품들을 통해 거대한 자연 혹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간과 마주하게 된다.

참여 작가로는 르텐 바스(Maarten Baas), 뱅상 뒤부르(Vincent Dubourg), 펠리시 데스티엔도르브(Félicie d’Estienne d’Orves), 임옥상, 故 김봉룡, 조대용 등이 있으며 디지털 아트 VR, AI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공개 될 예정이다. 또한, 시간과 공간을 떠나 휴식을 전하는 전시는 통영이 갖고 있는 자연 ‘바다’에 대한 작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이번 주제전은 사람의 손으로 만든 자연에서 뇌로 만드는 자연으로 완성된다. 두뇌로만 디자인을 해 작품을 NFT화 해 소유할 수 있는 뉴로디자인 아트작품 모리스 베나윤(Maurice Benayoun)의 VoV(VALUE of VALUES)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관람객이 상상하는 바를 기기로 읽어내 작품으로 구현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준다.

▲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온라인 기자간담회 현장
▲ 통영국제트리엔날레 온라인 기자간담회 현장

한국 전통공예 정수 ‘통영 12공방’을 담는 특별전

통영이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지키며, 전통과 현대를 함께 아우르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트리엔날레는 이번 행사에서 ‘공예’를 통해 그 포부를 확고히 다진다. 통영은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무역의 공간이자, 통영 12공방이 자리하고 있는 지역이다. 특별전을 기획한 조혜영 큐레이터는 이번 트리엔날레에서 《공예 특별전 ‘수작수작(手作秀作)’》을 선보인다.

공예특별전은 전통부터 현대를 잇는 한국 공예의 발전을 함축적으로 볼 수 있는 전시로 오는 2월 11일 서울 KCDF갤러리에서 사전 공개 된다. 이후 트리엔날레 기간에는 통영시립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도 관람할 수 있다. 이 특별전은 통영 12공방 장인들과 현대 공예 작가 등 17명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다.

조 큐레이터는 이번 특별전을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통영 12공방을 직접 찾아갔다. 공방에서 요구하는 바와 부족한 지점이 무엇인지를 탐색했다. 그 결과, 통영 12공방에 자리한 장인들은 일상적인 전시 외에 색다르고 기존과 다른 공간의 전시 경험을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전시 공간을 서울로 옮겨서 기획하게 됐다.

서울에서 열리는 통영 국제트리엔날레 《공예 특별전 ‘수작수작(手作秀作)’》은 전통공예 역사에서 중요한 입지를 갖고 있는 통영 12공방 장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동시에 ‘한국 공예’만의 정체성도 찾아나간다.

현대 공예 작가들은 많은 어려움 속에서 작품을 이어오고 있다. 조 큐레이터는 이 어려움을 극복할 단서를 조선 시대 공예 유통 활황지였던 통영에서 찾아본다. 통영 지역 공예 유통기반은 모두 조선시대 때부터 형성돼 있었고, 이는 공예품 컬렉팅 문화의 근간이 됐다. 이번 전시는 조선시대의 길을 조명하며, 앞으로 우리공예가 나아갈 길에 대한 모색한다.

통영 대표 공예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이고, 그들이 작업할 때 사용하는 도구들도 전시 된다. 더불어, ‘공예를 어떻게 콘텐츠적으로 풀어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디지털미디어 작가들과의 협업 작품도 함께 공개된다. 조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서 완성될 수 있었다는 감사의 말 또한 전했다.

행사 및 주제전, 기획전 설명 이후에 이뤄진 기자들과의 질의에선, 통영이라는 도시 전체를 트리엔날레의 공간으로 삼았다는 기획 의도가 잘 전해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전혁림 미술관에 집중해 전시가 기획 된 것 같다는 얘기였다. 이에 김 추진단장은 통영의 문화예술 향수가 묻어있는 공간이나 갤러리, 카페 등도 전시 공간으로 사용할 것이라고 답했다.

간담회 끝에서 김 추진단장은 오래 20주년을 맞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언급하며, 2022년은 ‘통영 여행가는 해’가 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서, ‘1회’라는 것이 많이 부담스러웠고 소도시로서 처음 가는 길이기에 어려움도 존재했다며 이제 시작을 알리는 축제인만큼 관심과 격려를 부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