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공주 무령왕릉‧왕릉원서 백제-중국 간 교류 흔적 찾아
문화재청, 공주 무령왕릉‧왕릉원서 백제-중국 간 교류 흔적 찾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1.27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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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분 발굴조사 중 새로운 명문 벽돌 발견
무덤 제작자 출신지 기록된 중요 자료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공주 무령왕릉에서 새로운 명문 벽돌이 발견됐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29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추진해 왕릉급 고분을 재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무덤 입구를 폐쇄하는데 사용한 벽돌을 전량 수습해 정리 했고,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라는 명문이 새겨진 벽돌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다.

▲29호분 출토 벽돌 (사진=문화재청 제공)
▲29호분 출토 벽돌 (사진=문화재청 제공)

29호분에서 확인된 명문은 반으로 잘려진 연꽃무늬 벽돌의 옆면에 새겨져 있으며,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는 ‘이것을 만든 사람은 건업인이다’로 해석된다. ‘건업’은 중국 남경의 옛 이름이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에는 굴식돌방무덤(橫穴式 石室墳)과 벽돌무덤(塼築墳)이 함께 자리하고 있는데, 이 중 벽돌무덤인 무령왕릉과 6호분에서는 글자가 새겨진 명문 벽돌이 이미 출토됐었다. 당시 대외교류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비교 평가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 확인된 29호분 벽돌의 경우,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른 것으로서 당시 제작자의 출신지가 기록된 매우 중요한 자료다.

이 명문은 ‘건업인(建業人)은 중국 남조의 남경 출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를 통해 제작자의 출신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점’, ‘출신의 명시는 제작자가 외부인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당시 벽돌과 무덤의 축조가 중국 남조의 영향을 받았음을 더욱 분명하게 알려주는 점’, ‘명문의 서체 및 내용이 6호분 명문과 유사한 것으로 추정돼, 당시 제작과정에서 상호 연관성이 주목되는 점’의 학술적 가치를 품고 있다.

▲29호분 벽돌 명문(刻書)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
▲29호분 벽돌 명문(刻書)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 (사진=문화재청 제공)

한편, 6호분 명문의 경우 ‘양관와위사의(梁官瓦爲師矣)’ 또는 ‘양선이위사의(梁宣以爲師矣)’ 등으로 판독된다. 명문에서 표기된 ‘양(梁)’은 중국 양나라(502~557년)를 가리키고 있다. 이번 29호분 명문 역시 제작자의 출신지 역시 중국 남조 도성 ‘건업(建業)’으로 확인돼 벽돌무덤이 중국 남조의 영향을 받고 있음 알 수 있게 됐다. 동시에 제작에서도 중국 남조의 기술자들이 직접 참여했음을 추정해 볼 수 있다.

고대사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에 확인된 명문 벽돌은 백제 웅진기의 대외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명문에 대한 3차원 입체(3D) 정밀 분석 등을 시행해 글자를 보다 명확히 판독하고 기록으로 남겨, 백제시대 서체 복원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