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서울문화재단, 더 많은 예술 지원으로 더 좋은 예술 향유 환경 구축할 것
[현장리뷰] 서울문화재단, 더 많은 예술 지원으로 더 좋은 예술 향유 환경 구축할 것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1.27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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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 운영, 3대 전략 10대 혁신안 발표
대학로극장 ‘쿼드’로, 新대학로 시대 선도할 것
17개 예술 플랫폼 아우르는, 통합 재단 브랜드 만들어 갈 계획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대학로에 새로운 공간을 마련한 서울문화재단이 신임 이사장 취임과 더불어, 2022년을 준비하는 중점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해 10월에 8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창기 대표이사 취임 100일을 맞아,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에서 2022년에 중점 추진할 <3대 전략, 10대 혁신안>을 발표하는 언론간담회를 지난 26일개최했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전경(종로구 동숭길122)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전경(종로구 동숭길122)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간담회가 열린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는 민간 소유였던 과거 동숭아트센터를 2016년 매입해 2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리모델링을 통해 조성한 공간이다. 발표는 센터 지하 2층에 조성된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진행됐다. 총 372석(수납식 210석, 모듈식 162석) 규모의 블랙박스 공연장이다. 이 대표이사의 발표 전 이규승 서울문화재단 홍보팀장이 사회를 맡아, 간담회 개최 장소를 극장으로 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 팀장은 “굉장히 오랜만에 언론간담회를 열게 된 것 같다. 간담회가 열리는 극장 쿼드는 연극 및 무용, 음악, 전통, 다원예술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창작초연 중심의 1차 제작·유통극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특성이 모두 다른 장르를 아울러야하기에 완벽한 형태의 블랙박스 극장을 구현하고자 했다. 실제로 이 공간을 경험해보고 지난 5년 간 이뤄졌던 재단의 고민들이 전달되길 바랐다”라고 기대의 뜻을 전했다.

올해로 서울문화재단은 창립 18주년을 맞는다. 최근에는 코로나19라는 시대적 위기를 맞아, 문화재단으로서 나아가야할 방향이 무엇인지 새롭게 고민해야 하는 시기도 맞게 됐다. 재단 측은 단기적으로 2022년의 운영계획을 발표하면서, 새롭게 세운 전략적 방향을 통해 3년 후의 계획까지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내 지하 2층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3대 전략 10대 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센터 내 지하 2층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열린 3대 전략 10대 혁신안 발표 기자간담회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예술인과 시민을 모두 아우를 것

발표를 시작한 이창기 대표이사는 취임이후 언론으로부터 많은 취재 요청을 받았으나, 재단에 대한 업무 파악이 우선이라 느껴 부름에 모두 답하지 못했다는 말을 전했다. 이 대표이사는 취임 이후 100일 간 서울문화재단 사업 특성을 인지하고, 17개 창작공간을 직접 돌아다니며 시설을 파악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조직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무엇인가 고민했고, 재단이 운용할 수 있는 예산 여건에 대한 파악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서울문화재단은 “예술로 함께, 시민 곁으로”라는 슬로건을 세우고 크게 3대 전략을 세웠다. 첫째, 코로나19로 위축된 예술가를 위해 지원정책의 다변화를 모색하고 둘째, 서울시민의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증진하며 셋째, 투명하고 공정한 예술환경 시스템의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예술인, 시민을 모두 아우르고자 하는 재단의 방향성이 드러나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10대 혁신안으로는 ①‘서울예술상’ 제정 및 그물망 예술지원체계 수립 ②융합예술, NFT 등으로 가상플랫폼에서 미래예술 선도 ③새로운 대학로 시대를 이끌 창작 공간 3곳 조성 (대학로극장 쿼드(QUAD), 잠실창작스튜디오, 서울연극센터) ④창작초연 중심의 1차 제작·유통극장, 대학로극장 ‘쿼드’ 개관 ⑤예술인 지원정보 접근성 강화한 공공앱 구축 ⑥예술지원 미선정 예술가를 위한 홍보 캠페인 ⑦사계절 내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시즌제 ⑧월 1회, 11개 창작공간에서 진행하는 예술공감 콘서트 ⑨예술교육 종사자를 위한 시즌제 ⑩예술인 新거버넌스 ‘서울문화예술포럼’ 추진을 선보인다.

재단에는 예술가들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일회성 단기 지원으로 끝나는 경우가 있고 좋은 작품이 있음에도 지원 선정작으로 뽑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해 더 많은 예술가를 품기 어려웠다. 재단 측은 예술인들에게 단순한 물적 지원을 넘어서 작품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수 있는 동기 유발, 지속적인 생활 지원에 대해 고민하며 이번 전략들을 세웠다고 한다.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_쿼드(종로구 동숭길 122)
▲서울문화재단 대학로극장_쿼드(종로구 동숭길 122)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올 하반기에 처음으로 개최되는 ‘서울예술상’은 지원 사업에서 완성된 작품들 중 두각을 드러낸 작업들을 살펴보고 시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각 지자체별 지역문화재단의 성과들도 살펴보고, 지역문화활성화에도 힘을 실을 것이란 뜻을 전했다.

예술인들의 지속적인 창작에 힘을 싣고, 응원하는 의미에서 재단은 지원 사업에 선정되지 않은 작품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이 대표이사는 “현재 재단에서는 30개의 지원 사업 200억 정도의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매해 7,8000건의 프로젝트가 접수되지만 실질적으로 지원을 받는 예술가는 극소수다”라며 “대게 지원에서 탈락하면 작업을 안 하지만, 간혹 지원 선정여부와 상관없이 작품을 완성하는 예술가가 있다. 재단은 이들에게 주목해서, 물질적 지원은 해주지 못하지만 완성 작업에 대한 홍보를 지원해줄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예술가들이 좀 더 간편하게 찾아보고 검색할 수 있는 지원사업 검색 공공어플리케이션도 출시하는 등, 지원사업의 지속성과 접근성을 고민한 전략들이 있었다.

예술가 지원 정책 분야에서 취재진의 관심이 가장 집중된 것은 ‘예술인 NFT’ 시범사업이었다. 코로나 이후 예술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해 재단은 고민했고, ‘융합예술, NFT 등으로 가상플랫폼에서 미래예술 선도’ 전략을 발표했다. 이 대표이사는 “시대 변화 속에서 순수예술인들이 발달하고 있는 기술까지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 같다”라며 “재단 차원에서 예술인들의 기술적 경험의 폭을 보완하고자 한다”라고 전략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사업은 NFT를 활용한 예술인 홍보, 예술인 개인의 브랜드 가치 증진에 초점을 맞춘다. 사업을 위해 재단은 현재 실무 업무협약을 진행 중이고, 나아가 사업이 안정궤도에 오르면 코인을 통한 지원 정책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해당 사업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언제쯤 사업을 확인해 볼 수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이 대표이사는 “NFT라는 것은 코인 채굴, 유통 플랫폼 등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고 있는 영역”이라며 “재단이 만들 플랫폼은 예술인들이 NFT를 창작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선보이는 것이 무게를 둘 것 같다. 예를 들어 예술인 캐릭터를 만들어 선보이는 형식으로 구상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연희문학창작촌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연희문학창작촌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예술인 지원에서 나아가, 시민들의 문화향유권 높일 것

이 대표이사는 서울문화재단의 사업들이 대게 예술인들 단순 지원 영역에서 끝나는 점에서 아쉬움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문화재단은 예술인들의 창작을 지원해주는 역할과 함께 시민들의 문화향유권 증진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이에 재단은 서울시민들을 위한 문화향유 프로그램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키는 방안들을 마련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먼저 ‘서울아트페스티벌’을 시즌제로 추진해 시민들이 계절 별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를 즐길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한다. 대게 축제가 특정 시기에만 몰려, 다채로운 볼거리를 모두 즐기지 못했던 시민들의 아쉬움을 해소하고자 고안된 방안이다.

지역 내 예술 플랫폼 활용방안도 준비했다. 이 대표이사는 “서울에 있는 다양한 예술플랫폼이나 자치구 소속 예술 공간들이 지역 예술인들에게는 호응을 얻지만, 지역 주민들에게는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지역 주민들은 ‘저런 공간이 왜 여기 있어?’라는 식의 반응도 보인다”라며 현장에서 느꼈던 점을 말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올해의 3대 전략과 10대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올해의 3대 전략과 10대 혁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서울문화재단은 지역에서 시민들이 예술을 직접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지역예술공감 ‘스테이지11’을 신설한다.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에 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11개의 창작공간에서는 공연과 음악이 함께하는 예술공감 콘서트다. 오는 4월부터 시작되는 이 콘서트는 올 한 해 약 100여 회에 걸쳐 연말까지 총 5천여 명에 이르는 관람객이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흩어져 각기 다른 사업으로 진행해 온 11개 창작 공간의 시민향유 프로그램을 하나로 묶어 재단 만의 대표적인 브랜드를 만들고, 문화예술에서 소외된 지역주민에게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한다는 기획이다. 더불어 예술단체와 출연진에게 공연무대를 제공해 침체된 공연단체를 지원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로나 이후, 서울문화재단만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

재단은 예술인과 시민을 아우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과 전략들에 대해 고민해왔다. 나아가 문화예술의 발전을 위한 고민을 구체화시킬 전략도 선보였다. 역량있는 문화예술 전문단체, 각 장르별 협회, 오피니언 리더, 예술가들과 함께 문화예술계 주요 이슈와 트렌드를 고민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서울문화예술포럼>(가칭)의 발족이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좀 더 많은 이의 의견과 제안이 현실화되는 과정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발표 중에 이 대표이사는 문화재단의 사업 뿐 아니라, 조직 내 혁신 내용도 언급했다. 질의 시간을 통해, 서울문화재단 조직 혁신 방향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 대표이사는 “서울문화재단에 취임하면서, 조직에 대해 고심을 했다. 현재 서울문화재단은 조직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인프라도 충분히 마련돼 있다. 직원 개개인의 맨파워도 좋은 조직이다”라며 “다만 아쉬운 점은 재단에서 하고 있는 수많은 사업들이 하나의 브랜드를 갖지 못하고 있는 점이었다. 예술공간 역시 서울 전지역 16곳에 분산돼 있는 상황이라 사업들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없었다. 앞으로 조직 혁신은 서울문화재단의 통합된 이미지를 만들어가는 것, 힘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문화재단의 새로운 슬로건 "예술로 함께 시민 곁에서"
▲서울문화재단의 새로운 슬로건 "예술로 함께 시민 곁에서" (사진=서울문화재단 제공)

신임 이 대표이사의 발표로 이뤄진 재단의 3대 전략과 10대 혁신안은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때에, 문화재단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한 느낌이 담겨있었다. ‘한 명이라도 더 많은 예술지원을 통해 예술가에게는 더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민에게는 우수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재단의 노력에 기대를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