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공예박물관, 80년대 한미금속공예워크숍으로 돌아보는 한국공예사
서울공예박물관, 80년대 한미금속공예워크숍으로 돌아보는 한국공예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2.07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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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8일부터 5월 20일까지
현대 금속공예를 주제 아카이브 기획전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한국금속공예에 큰 전환점이 됐던 ‘한미금속공예워크숍’의 역사를 돌아볼 수 있는 전시가 개최된다.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아카이브실이 오는 8일부터 5월 20일까지 현대 금속공예를 주제로 한 아카이브 기획전시 《한미금속공예워크숍: 참가신청 링크가 열렸습니다》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현대금속공예 역사에서 큰 전환이 있었던 1980~90년대, 금속공예 1세대로 일컬어지는 작가들의 활동들을 돌아본다. 특히 1세대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추진됐던 1986년의 ‘한미금속공예워크숍’ 등 국제교류 행사를 집중적으로 재조명한다.

▲워크숍 이론 강의 ‘한국의 현대금속공예’의 원고 및 콘티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워크숍 이론 강의 ‘한국의 현대금속공예’의 원고 및 콘티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전시에는 금속공예가인 김승희 국민대 명예교수가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한 아카이브 자료를 비롯해, 금속공예 분야 1세대 작가로 불리는 강찬균 교수, 故유리지 교수 등이 제공한 자료 200여 점을 중심적으로 구성됐다. 초창기 한국 현대금속공예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애썼던 젊은 공예가들의 열정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전시다.

한국금속공예작가들은 1970년대 후반 미국․유럽․일본 등지에서 유학하며 금속조형에 대한 기술과 표현 기법 등을 습득하고, 귀국 후 국내 금속공예 분야의 현대화를 이끌었다. 이들은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으며 현대 금속공예를 정착시키는 데 앞장섰다.

이 시기에 주목할 만 한 점으로는 금속공예를 주제로 한 국제 워크숍이 연이어 개최된 것이다. 1980~90년대 서울대, 국민대, 홍익대, 원광대 등 금속공예학과를 보유한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국제적 교류에 대한 관심이 확산돼 국내외 작가들의 이론과 실습을 겸한 워크숍이 개최됐었다.

1986년 국민대학교에서 열린 ‘한미금속공예워크숍’이 주목할 만한 워크숍 중 하나였다. 이 워크숍에는 한국과 미국의 금속공예 분야 주요 작가 및 교육자들이 대거 참석해서, 금속 공예가들이 자신들의 작업 과정을 직접 시연하고 전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었다. 파격적인 워크숍 형식에 워크숍 신청 공문을 발송한 당일 참석인원이 전부 마감되며 국내 금속 공예 전공자들의 큰 기대와 관심을 받았다.

전시에서는 당시 워크숍의 주요 강의였던 서울대 강찬균 교수의 <한국의 현대 금속 작가들>에 사용된 슬라이드 필름 및 원고를 비롯해, 금속 공예에서 사용되는 주요 기법을 설명한 실기 강의 미국 금속 공예 작가 레베카 라스킨의 <칠보 드로잉 기법>, 로버트 쿠간의 <다마스커스 강철 제작 기법> 의 아카이브 자료와 실제 도구․재료를 선보인다. 과거에 열렸던 워크숍 현장을 현재의 전시 공간으로 생생히 재현해보이며 전시 관람객에게 워크숍에 참가하는 경험을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워크숍 실기 강의 ‘칠보 드로잉 기법’에 사용된 재료와 도구
▲워크숍 실기 강의 ‘칠보 드로잉 기법’에 사용된 재료와 도구 (사진=서울공예박물관 제공)

또한, 이번 전시에서는 1986년 당시 서울을 방문해 뜻 깊은 교류를 나눴던 미국 작가들과 진행한 지금의 인터뷰 영상도 볼 수 있다. 36년 전의 금속 공예 워크숍에 대한 기억과 소회를 나눈 영상이다. ‘한미금속공예워크숍’이 개최됐던 때는 e-mail이나 국제 전화 등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때문에 워크숍은 약 2년여의 긴 준비기간을 거쳐 개최된 행사였다. 전시에선 한국과 미국의 작가들이 주고받은 서신 등의 아카이브 자료까지 선보이며, 당시 공예작가들의 애정과 열정을 느껴볼 수 있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는 초창기 한국의 현대 금속공예가 형성되고 발전되는 과정, 국제교류를 통한 한미 공예가들의 (배움의) 열정, 공예사의 흥미로운 이면 등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는 전시로, 서울공예박물관 공예아카이브실은 앞으로도 공예와 관련된 다양한 기록을 수집, 보존, 연구해 연계 전시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전시가 열리는 공예아카이브실은 서울공예박물관 전시2동 3층에 위치한다. 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되며, 입장을 위해서는 아카이브실 입구에서 별도의 출입등록이 필요하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공예박물관 홈페이지(craftmuseum.seoul.go.kr)에서 확인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