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신의 장터이야기 48] 장터는 5일마다 열리는 축제다
[정영신의 장터이야기 48] 장터는 5일마다 열리는 축제다
  • 정영신
  • 승인 2022.02.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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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신의 장터이야기 (48)
2013 전북 임실강진장 Ⓒ정영신
2013 전북 임실강진장 Ⓒ정영신

 

장터에서 만나는 엄마들의 모습은 숭고하다.

가족을 위해 일하면서 엄마들은 온종일 자식걱정뿐이다.

우리나라가 이만큼 잘 살게 된 것도 순전히 우리 엄마들 힘이다.

행여 사진 찍혀 자식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

'안녕하세요, 좀 파셨어요?' 물어보면

"워매 우리애기 친군갑네, 나 역서 봤단 말 허지 맛시오이,

고생스럽다고 못허게 헌디, 운동삼아 나왔어라."

자식을 대하듯, 인정이 살곰살곰 피어나는 곳이 장터다.

라면상자에 담긴 강아지와 노끈에 다리를 묶인

토종닭을 펼쳐놓고도 아는 이를 만나면 국밥집으로 들어가

막걸리 한 사발에 세상시름을 다 부린다.

 

2014 경북 안동일직장 Ⓒ정영신
2014 경북 안동일직장 Ⓒ정영신

 

또한 장날이면 장터에 있는 미용실이 모처럼 퍼머하는 사람들로 떠들썩하다.

주인인지 손님인지 서로서로 도와주는 모습이 가족 같다.

이렇게 시골장터에 가면 호주머니 속에 숨어있던 고향이

사람들 틈 속에서 걸어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온갖 자연의 냄새, 세월이 쌓인 냄새,

계절이 오는 냄새, 눈이 오는 냄새 속에 세상이 다 들어 있다.

5일마다 열리는 장터마당은 인근마을사람들의 축제가 되어

텅 비어있던 공간이 역동적인 시간으로 가득 찬다.

2014 문경 아자개장 Ⓒ정영신
2014 문경 아자개장 Ⓒ정영신

한 장의 사진으로 그 사람이 살아온 이야기를 모두 담아낼 수 없지만,

시골장터에 가면 그 지역 사람들만의 살아있는 삶을 직접 경험하게 된다.

임실 강진장 박씨할매가 그러신다 덤 없으면 장이 아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