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악마는 존재하는가, 소설 『데빌스 : 블랙박스에 비친 금융의 세계』
[신간] 악마는 존재하는가, 소설 『데빌스 : 블랙박스에 비친 금융의 세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2.16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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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금융위기 모티프 소설
이유 없이 위기를 겪은 이들에게 전하는 금융의 속이야기
▲『데빌스 : 블랙박스에 비친 금융의 세계』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Guido Maria Brera 지음|김운찬 옮김|그린하우스 펴냄|정가 20,000원
▲『데빌스 : 블랙박스에 비친 금융의 세계』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Guido Maria Brera 지음|김운찬 옮김|그린하우스 펴냄|정가 20,000원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2008년 금융위기에서 모티프를 얻어, 현대사회 금융 구조에 질문을 던지는 소설이 출간됐다. 최고투자책임자인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의 첫 장편소설 『데빌스 : 블랙박스에 비친 금융의 세계』다. 이 소설은 2014년 이탈리아에서 『I diavoli』라는 이름으로 처음 발표돼, 독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베스트셀러가 됐다. 현재 160개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devils>의 원작 소설이기도 하다.

저자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Guido Maria Brera는 자산 관리 회사인 카이로스(Kairos)의 공동 설립자이며, 현재 최고 투자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자신에겐 전문 분야이지만, 평범한 일반인들은 쉽게 알 수 없는 금융분야를 생생하게 녹여낸 자전적 장편소설 『I diavoli』을 발표하면서 투자자 겸 소설가로서의 삶도 시작하게 됐다.

소설 『데빌스 : 블랙박스에 비친 금융의 세계』는 주인공인 이탈리아 출신의 투자가 ‘마시모 루게로’가 자신의 멘토이자 상사인 데릭 모건으로부터 유럽 채권 담당자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시작한다. 이 자리는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다섯 담당자 중 한 자리였고, 주인공은 권력의 단꿈에 빠져든다. 하지만, 주인공은 권력을 얻은 것도 잠시, 미국의 유로화 공격으로 인해 이탈리아의 은행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 놓인다. 전 유럽 시장이 공황에 빠지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 속 마시모는 미국의 유로화 공격이 자신의 상사인 데릭에 의한 것임을 알게 된다. 유럽 금융시장을 지키려 마시모는 고군분투하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고 그의 삶에도 예상할 수 없는 어둠까지 찾아온다.

소설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서 모티프를 얻어 제작된 만큼, 이유도 알 수 없이 삶의 위기를 겪어야만 했던 이들에게 가려져 있던 이야기를 꺼내 보인다. ‘돈’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은 언제나 뜨겁다.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돈을 모을 수 있을까 연구하고 실행하지만, 세계 금융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금세 나락으로 떨어지기 일쑤다.

20년 넘게 투자자로 활동하며 금융계의 민낯을 경험한 저자 구이도 마리아 브레라는 많은 사람이 금융을 알지 못하는 실태를 안타까워했고, 좀 더 많은 이들이 금융에 대해 잘 알길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을 집필했다. 더불어, 누군가의 이익은 누군가의 손해로 당연하게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 이론에도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금융 구조가 과연 정당한 것인지 생각할 시간을 제공한다.

투자 없이는 자산을 모으기 어려운 시대라고 한다. 노동의 정당한 가치만으로는 인생을 꾸릴 수 없다는 생각에서 주식, 코인, 부동산 등 다양한 재테크가 거론되고 있는 시기다. 돈을 불려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우린 과연 ‘돈’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까. 소설 『데빌스 : 블랙박스에 비친 금융의 세계』는 어려운 금융서적이 전하지 못한 금융 세계의 현실을 전하며 지금 우리가 고민해야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얘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