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60돌 기념 창단 작품 귀환…오페라 ‘왕자, 호동’ 3월 개막
국립오페라단, 60돌 기념 창단 작품 귀환…오페라 ‘왕자, 호동’ 3월 개막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2.22 15: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호동 왕자와 낙랑 공주의 비극적 대서사시
3. 11 19:30, 12 15:00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3.11 19:30 크노마이오페라LIVE
▲오페라 ‘왕자, 호동’ 공연 장면 ⓒ국립오페라단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불타는 사랑 위해 겨레의 꿈을 위해 별지듯이/꽃잎 날 듯 쉬어질 이 내 목숨아 님의 이름을 목숨으로 마지막 불러보노라/님의 이름을 마지막 불러보노라” (오페라 '왕자, 호동' 中)

국립오페라단(단장 겸 예술감독 박형식)은 창단 60주년을 맞아 우리나라 음악계의 거목, 작곡가 장일남의 오페라 <왕자, 호동>을 오는 3월 11일, 12일 양일간 무대에 올린다. 

<왕자, 호동>은 삼국사기에 기록되어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든 창작 오페라로 1962년 국립오페라단이 창단을 기념하여 초연한 작품이다. 고구려 호동왕자와 사랑에 빠져 적들의 침입을 미리 알려주는 신물(神物)인 자명고를 찢어버리고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낙랑공주의 이야기를 친숙한 선율과 아름다운 우리말 가사로 녹여낸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은 “1962년 이후 60년 만에 <왕자, 호동>을 다시 무대에 올려 창단 당시의 초심을 다지고 새로운 60년을 위한 도약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라며 “1962년 <왕자, 호동>이 초연되기 전까지만 해도 한국 관객에게 선보였던 오페라 작품은 많지 않았다. 오페라의 불모지였던 한국에서 국립오페라단은 창단 기념작품으로 당시 서른의 젊은 작곡가였던 장일남(1932~2006)의 <왕자, 호동>을 선택했다”라고 전했다.

2022년의 <왕자, 호동>은 2천 년 전의 이야기를 시대적으로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시대의 인물에 집중한 관념적인 무대로 펼쳐진다. 이번 작품의 연출가 한승원은 왕자 호동과 관련된 정사와 설화를 오가며 이야기를 구성하고 옛이야기의 빈 공간을 현대적 상상력으로 채워 넣을 예정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는 무대 미술과 세련된 의상을 필두로 각각의 캐릭터들을 구현한다. 특히 낙랑공주에게 강렬한 캐릭터를 부여,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될 운명임을 알지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강인한 인물로 그려낸다. 또한 기존 오페라와는 달리 막 사이의 해설자(이야기꾼)로 국악인을 등장시켜 관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을 위해 국내의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들이 의기투합했다. 2021년 국립오페라단의 국내 초연작 서정오페라 <브람스...>에서 합을 맞춘 바 있는 연출가 한승원과 지휘자 여자경이 다시 만나 국내 창작 작품의 저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연출가 한승원은 전통적인 무대에서 벗어나 창작 뮤지컬을 다수 제작해 연달아 흥행 시켜온 공연예술 전문가다. 지휘자 여자경은 오페라와 콘서트 등 국내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힘찬 에너지를 보여주는 오케스트레이션으로 호평 받은 마에스트라다. 

호동왕자 역으로는 테너 이승묵, 김동원이, 낙랑공주 역에는 소프라노 박현주, 김순영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최리왕 역에 테너 김남두, 정의근, 장초장군 역에 바리톤 박정민과 베이스 박준혁, 무고수 역에 베이스 이준석, 샛별 역에 메조소프라노 양송미 등이 출연한다. 해설자로는 국악인 김미진, 서의철이 함께한다.

한편, 공연 첫날인 11일 19시 30분 공연은 국립오페라단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인 크노마이오페라를 통해서 실시간으로 참여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