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백제시대 장례문화 품은 토기 발견
문화재청, 백제시대 장례문화 품은 토기 발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2.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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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왕릉원 4호분 재조사서 발굴
조사내용 디지털로 기록해 보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부여 왕릉에서 백제 장례문화를 밝혀줄 수 있는 토기 2점이 확인됐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지난해 9월부터 부여 왕릉원 4호분의 발굴조사를 시행해, 그 결과 토기 2점을 발굴 할 수 있었다.

▲부여 왕릉원 4호분 발굴조사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부여 왕릉원 4호분 발굴조사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부여 왕릉원에는 일제강점기(1915년, 1917년)에 확인된 6기의 고분과 1966년 보수정비공사 과정에서 발견된 1기의 고분이 정비돼 있다. 그런데, 발견 당시 조사내용이 빈약하고, 사진과 도면자료도 매우 부족한 편이어서 백제 시대 장례문화를 파악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4호분의 경우에는 도면조차 남아 있지 않고 정비된 봉분의 규모와 위치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돼 가장 먼저 재조사가 필요했다.

조사 결과, 4호분은 시신을 안치한 현실(玄室, 시신을 안치한 방), 연도(羨道, 고분의 입구에서 시신을 안치한 방까지 이르는 길), 묘도(墓道, 무덤의 입구에서부터 시신을 두는 방까지 이르는 길)로 이루어진 굴식돌방무덤(횡혈식석실분, 橫穴式石室墳)으로 확인됐다. 또한, 상부구조인 봉분도 비교적 잘 남아 있어 백제 시대 왕릉 축조방법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확인됐다.

▲부여 왕릉원 4호분 출토 토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부여 왕릉원 4호분 출토 토기 (사진=문화재청 제공)

특히, 4호분 무덤 입구(묘도)의 바닥 양쪽에서는 매납(埋納, 시신을 매장할 때 여러 가지 물건을 함께 묻어 바침)시설 2기가 처음 확인됐다. 매납시설 안에는 토기를 똑바로 세워 넣은 뒤 편평한 판석(쪼갠 돌)을 뚜껑으로 덮은 형태로 확인됐다. 이렇게 묘도 내부에서 토기에 돌을 덮은 시설은 백제 고분에서는 처음 확인된 사례로, 백제 시대 장례문화의 일면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주목되고 있다.

또한, 토기에 담긴 내용물을 밝힌다면, 당시 제의과정을 보다 분명히 보여주는 단서가 될 것으로 판단돼 현재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과 함께 토기 내부에 쌓인 흙에 대한 유기물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고대사 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번에 확인된 매납시설은 ‘백제 사비기 장례문화’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판단하고 있다. 이에 현재까지의 조사내용을 앞으로의 복원·정비에 참고하고자 전 과정을 디지털로 기록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