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의 유혹', 출판기념회 열려
'고미술의 유혹', 출판기념회 열려
  • 이은영 대표기자
  • 승인 2010.01.16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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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치호 교수, “상호간 신뢰하는 고미술계 되길”

▲책의 저자인 김치호 경희대 객원교수

경제학자가 쓴 미술서적, <고미술의 유혹(한길아트 펴냄)>이 출간돼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김치호 경희대 객원교수(전 정리금융공사사장,56)

그는 우연히 들렀던 고미술품가게에서 발견한 매화도에 빠져들면서 고미술의 길로 접어들었다. 김 교수는 20여 년간 고미술 사랑으로 앓은 열병의 결실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책은 미술계 전문가가 아닌 경제학자 출신이 쓴 책이라는 점과 더불어 고 미술계의 아픈 부분도 담담히 담아내 출간되자마자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책 출간을 기념해 지난 13일 인사동 한 음식점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저자 김치호 교수를 비롯해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명예회장(문화재국민신탁이사장), 정용석 분당FM대표(전 kbs보도본부장), 김언호 한길출판사 대표 등 문화계 인사들과 고미술 관련 화랑대표, 가족, 지인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종규 회장은 축사를 통해 “내가 이 자리에 오게 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운을 뗀 뒤, “첫 번째는 형님인 김언호 한길출판사 대표와의 인연 때문이고, 두 번째로 사회를 맡은 주 대표와의 고미술아카데미를 함께 한 인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명예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어 김 회장은 “지난해 문화유산 국민신탁이사장을 맡으면서 우리문화유산에 대한 소중함을 더욱 느낀다.”며 “오늘 저자가 이런 책을 출간해내서 참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일로써 감사한 생각까지 든다.”고 격려했다. 아울러 “ 필자는 책 말미에서 ‘고미술은 필자에게 하나의 간절한 염원이자 한과 같은 것’이라고 했는데 앞으로 저자의 ‘한’이 ‘환희’로 바뀌어 지길 기원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정용석 분당FM대표
저자인 김 교수는 인사말을 통해 “고미술의 세계에 들어서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나는 그 안에서 떠도는 기름 같았다. 그래서 오히려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었다.”며 고미술계 인사들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한 것이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판단, 분석해 책을 낼 수 있는 바탕이 됐다는 것을 에둘러 말했다.

그는 한나라 고조 유방의 예를 들면서 “유방은 경쟁자들 보다 여러 분야에서 앞서지 못했다. 하지만 그들을 소통시키고 천하의 위업을 이룬 것과 마찬가지로 물건(고미술)보는 안목은 여러분들 보다 못하겠지만 소통자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한다. 즐기고 느낀 것은 개인의 얘기지만 책을 내는 것은 동시대인과 소통하고 후대에 기록을 남기는, 커밍아웃과 같다.”며 책 출간의 의미를 되짚었다.

끝으로 그는 “고미술계는 무엇보다도 상호간에 신뢰가 전제돼야한다.”고 강조하면서 “새해에는 고미술계의 화두를 ‘신뢰’로 삼아보길 바란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책소개」 평범한 직장인이 들려주는 우리 고미술의 가치와 아름다움

『고미술의 유혹』은 고미술에 매력에 빠진 저자 김치호가 본격적인 컬렉터의 길로 접어들면서 겪어 온 수십 년간의 이야기를 기록한 미술 에세이다.

그가 생업에 지쳐있을 때 자신에 생활에 변화와 활력을 주었던 고미술에 대한 이야기를 다양한 삽화들과 함께 전한다. 그는 고미술품 가게를 직접 운영하는 상인을 만나고, 떠돌이 거간꾼(나카마)도 만났으며 심지어 도굴꾼을 만나기까지 했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 고미술에 담긴 아름다움과 고미술품을 통해 맺어진 사람들, 물건들과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

논리적 영역인 경제학을 생업으로 하던 저자는 우연히 마주친 매화 민화 한 점을 계기로 감성의 영역인 고미술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된다. 그리고 여느 수집가처럼 컬렉션의 열병을 앓으며 고미술품에 온통 관심을 쏟아온 이십여 년의 모든 이야기를 이 책에 풀어놓았다.

우리 옛 물건의 아름다움에 눈 뜨게 된 뒤 만났던 온갖 사람과 물건들, 어설픈 섭치(변변하지 않고 너절한 것) 수집 단계부터 시작해 수많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를 경험하며 생겨난 에피소드 등이 그것이다.

전문가의 시선이 아닌 일반인의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고미술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그동안 몰랐던 우리의 고미술품이 지닌 매혹적인 모습, 그리고 고미술품 업계에서 벌어지는 온갖 사건사고의 기록들은 독자들을 고미술 컬렉션의 흥미로운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가격 22,000원)

<저자소개>
지은이 김치호는 1954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1977년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에서 통계학 석사(1983), 경제학 박사(1987) 학위를 받은 뒤 20여 년 동안 한국은행, 예금보험공사 등에서 한국의 거시경제, 통화정책, 금융위기 관련 연구활동을 했다. 정리금융공사 사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경희대학교 객원교수로 있다. 『한국의 거시경제 패러다임』(2000, 한길사) 등 2권의 저서 외에 50여 편의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발표했으며, ‘유망 미술작가 해외진출 후원모임’을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는 등 우리 사회의 미술시장 저변 확대를 위한 소그룹 운동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이은영 대표기자 young@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