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립미술관, ‘남농 허건’ 구술채록집 발간
전남도립미술관, ‘남농 허건’ 구술채록집 발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3.1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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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화단 대가 ‘남농’ 생애‧미술사 조명
전남미술 연구 및 발전 도모 위한 중장기 사업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전남도립미술관이 ‘남농(南農) 허건(許楗, 1908~1987)’의 구술 채록집을 발간했다. 지역 미술관은 지역 미술사 정립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다. 이에 전남도립미술관(관장 이지호)는 전남미술 연구 및 발전을 도모하고 지역 미술사 정립을 위해 구술채록집 발간 사업을 시작했다.

▲남농허건 구술채록집 (사진=전남도립미술관 제공)
▲남농허건 구술채록집 (사진=전남도립미술관 제공)

해당 사업은 미술관의 중장기 사업 중 하나로, 남도 미술의 정체성 확립 및 미술사적 가치를 제고하고 나아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기회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목적을 둔다. 구술채록은 작가의 생애 및 작품세계 등 전체적인 일대기 다룬다. 전남 지역작가 중 1명을 선정해 작가와 주변 인물의 진술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전남도립미술관은 구술채록집 발간 사업의 첫 번째 인물로 ‘남농(南農) 허건(許楗, 1908~1987)’을 선정했다. 남농은 전남 진도 출신으로 조선 시대 말 남종화의 대가로 알려진 ‘소치 허련’의 친손자이자 ‘미산 허형’의 넷째 아들이다. 조선 후기부터 3대째 화맥을 이어온 남종화의 산증인이다.

남농은 생애 대부분을 목포에서 보냈으며, 부친으로부터 그림을 익힌 후 중년에는 남농 특유의 갈필법을 사용한 ‘신남화’라는 독자적인 화풍을 이룩하였다. 전남도립미술관은 지난해 개관특별전으로 ‘남농 허건’의 작품세계를 조망한 전시를 기획한 바 있다.

미술관은 “남농이 호남 화단의 대가로 알려진 데 반해 체계적으로 정리된 자료는 다소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며 “남농의 생애와 미술사를 재조명하고,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남농의 이야기를 통해 기초연구자료로서의 기틀을 다지고자 인물을 선정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남농의 구술 채록은 이미 남농이 작고했기에, 구술은 남농의 친인척이 맡았다. 구술자로 사위 하철경 화백, 딸 허기식 여사, 장손 허진 교수, 손자 허재, 제자 박향환 화백이 참여했다.

전남도립미술관이 제작한 구술채록집에는 생전 남농이 지녔던 철학과 사상, 그림을 대하는 자세, 제자에게 전한 가르침 등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됐다. 이는 추후 일반인 관람객 또한 열람할 수 있도록 미술관 내 도서실에 비치할 예정이며, 향후 전시 및 기초연구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