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IN 트렌드 탐구생활]취향인간
[문화예술IN 트렌드 탐구생활]취향인간
  • 예술도서관/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 최소연
  • 승인 2022.03.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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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인간 : 사적인 취향은 공적인 관계를 만든다. 

3월의 트렌드로 다룰 이야기는 ‘취향’이다. 취향은 단순히 개인의 성향이나 취미가 아니라 관계를 맺는 통로이자 삶의 방식으로써 작용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성공 공식이 무너진 현재 2030세대는 어떤 가치관으로 삶을 꾸려나가는지 취향을 통해 파악해보고자 한다. 

ⓒ모션 엘리먼츠
ⓒ모션 엘리먼츠

과거의 트렌드 <취향 존중>

2017년, 당시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퇴사학교’가 등장할만큼 퇴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고 현재까지도 지속되고 있다. 취업포털의 조사에 따르면 2017년 직장인 퇴사 이유 1위는 자기계발이었다. 2030세대가 노동으로 얻는 가치는 ‘개인의 자아 실현’과 ‘워라밸’이라는 점 때문이다. 자기계발은 제 2의 삶을 대비하기 위한 선택이 아닌 필수적 요건이라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취향 존중’은 자신의 취향을 공유하며 맺는 관계에서 나타난다. 2030세대가 주 타겟인 유료 비즈니스 소셜 살롱에서 삶의 가치를 엿볼 수 있다. ‘소셜(social)’,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롱(salon)’,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배움을 얻길 원한다.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져요!’라는 문구를 내 건 트레바리는 대표적인 유료 독서 커뮤니티이다. 독서 모임 <북뮤지컬>은 뮤지컬을 관람하고 원작을 토대로 감상 및 토론을 나누는 모임이다. 공연 혹은 책, 한 가지 분야라도 관심을 갖고 있다면 살롱을 통해 다른 분야의 예술을 타인과 쉽게 나눌 수 있다. 모임 참여를 위한 조건을 수행하면서 자기 계발을 하고 성취감을 얻고자 특징을 드러낸다. ‘취향 존중’은 관계를 맺되 인간관계의 불필요한 스트레스와 노력을 줄이고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트렌드 <취향 인간>

최근 코로나 펜데믹 이후 노동 거부 운동(안티워크)이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주요 원인은 본업으로 얻는 수익과 착실한 저축으로는 부의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다는 자각때문이다. 이 때문에 투자, N잡러 에 대한 관심 증가와 함께 행복한 삶에 대한 기준과 방향이 변화하고 있다. 21년도 하반기부터 도심 주변에서 누리는 고요한 시골 생활 ‘촌캉스’를 일례로 주변 공간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을 추구하는 성향이 나타나고 있다. 

‘취향 인간’ 시대에서 취향은 개인의 정체성이자 경쟁력이고 취향이 삶의 방식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취향이 세분화되는 현상은 이를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 <박지호의 심야 책방>으로 소셜 살롱의 문을 연 박지호 편집장의 새로운 공간 큐레이션이 그 사례이다. <영감의 서재 102>는 매달 테마를 정해 직접 선정한 책, 음악, 사진, 차, 향을 즐길 수 있는 일종의 개인서재이다. 소비자는 새로운 취향을 발견하거나 테마가 담긴 공간 자체를 경험할 수 있다. 브랜드 숍, 카페 등이 공간 자체를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되어가고 있다. 온라인은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취미 키트를 배송받아 개인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영상 콘텐츠를 요약, 선별해주는 콘텐츠가 예시이다. ‘취향 인간’은 관심 분야를 토대로 가치를 공유하는 성향이 일상적인 공간으로 확대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취향’ 은 미래에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 

과거와 현재 트렌드는 공통적으로 가치있는 삶의 방식을 찾고자하는 욕구를 기반으로 나타난다. 취향은 사회적/경제적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일종의 가치관의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때문에 미래에는 현 시대에 부족한 가치를 쫓아가는 예술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고민을 반영해 미래의 트렌드는 콘텐츠를 위해 체크해보아야 할 취향 트렌드의 노른자 문장으로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첫째, 관계의 목적 및 조건은 타인과 친밀함이 아닌 ‘공유’와 ‘존중’을 통한 배움이다. 
둘째, 일상 공간 속 예술은 생활 반경 안에서 ‘취향 공동체’들를 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셋째, ‘취향 인간’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취향을 소비하고 유지하는 것에만 만족하지 않는다. 


제작/기획 : 예술도서관 
글쓴이/트렌더 :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예술경영 재학생 최소연


*이번 호부터 문화예술 민간 교육기관인 ‘예술도서관’의  ‘문화예술IN 트렌드 탐구생활’ 칼럼을 통해 현재 문화예술계의 트랜드를 짚어보고 미래에 다가올 문화예술계의 모습을 그려보고자 합니다. 칼럼은 수많은 저서 속의 트렌드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시대의 동향을 능동적으로 찾고 가공해 문화예술계 진로를 꿈꾸는 청소년·.청년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자 기획했습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편집자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