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금조 이야기’·‘커뮤니티 대소동’ 1년 개발 거쳐 무대로
국립극단, ’금조 이야기’·‘커뮤니티 대소동’ 1년 개발 거쳐 무대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3.21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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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동아연극상 수상자 김도영 작가 신작 ‘금조 이야기’
빛이 없는 암전 세계로의 초대, 이진엽 연출 신작 ‘커뮤니티 대소동’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국립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은 작품개발사업 [창작공감: 작가·연출]을 통해 1년간의 개발 과정을 거친 <금조 이야기>(김도영 작, 신재훈 연출), <커뮤니티 대소동>(이진엽 연출, 공동창작 작)을 오는 30일부터 4월 10일까지 백성희장민호극장, 소극장 판에서 선보인다.

지난해 3월 작품 착수 단계부터 특강, 리서치, 워크숍, 자문, 낭독회, 창작과정공유 등 점진적으로 관객과 만나 차근차근 ‘슬로우 메이드’ 된 이들 공연은 <밤의 사막 너머>, <이것은 어쩌면 실패담, 원래 제목은 인투디언노운(미지의 세계로, 엘사 아님)>, <서울 도심의 개천에서도 작은발톱수달이 이따금 목격되곤 합니다>, <소극장판-타지> 등 4개 작품과 함께 관객과 만나게 됐다.

▲국립극단 ‘금조이야기’ 홍보 이미지
▲국립극단 ‘금조이야기’ 홍보 이미지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선보이는 김도영 작, 신재훈 연출의 <금조 이야기>는 1950년 6.25 전쟁 직후 잃어버린 딸을 찾아 험난한 피난길을 거슬러 오르는 ‘금조’와 그와 동행하는 ‘들개’의 이야기를 다룬다. 평범한 피난민에서부터 시인, 역무원, 미군, 소년병은 물론 표범, 곰, 말 등의 동물까지 약 30개의 캐릭터를 13명의 배우가 4시간에 걸쳐 분한다. 이를 위해 [창작공감: 작가‧연출] 6개 작품 중 가장 대규모의 프로덕션이 구성되었다.

작가 김도영은 2020년, 2021년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현재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왕서개 이야기>, <무순 6년>, <아록과 루시> 등에서 꾸준히 전쟁과 폭력의 역사를 다루며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거시적 관점에서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대신 그 속에 존재했던 수많은 개인의 이야기에 집중함으로써, 관객들이 과거의 고통과 참상을 보다 현실적으로 체험하게 한다. “작가 중심의 사업이 귀했다.”며 [창작공감: 작가]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감을 밝힌 김도영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전쟁이 인간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리고 이후 우리는 어떻게 회복해 가는지”를 그리겠다고 전했다. <금조 이야기>는 개막 당일 발행되는 희곡선과 하반기 ‘국립극단 온라인 극장’을 통해서도 만나볼 수 있다.

▲국립극단 ‘창작공감: 연출’
▲국립극단 ‘창작공감: 연출’

이진엽이 연출한 <커뮤니티 대소동>은 [창작공감: 연출]의 2021년 주제인 ‘장애와 예술’에 기반하여 만들어졌다. 공연장 입구에서 관객은 안대를 하고 공연진행요원의 안내를 받으며 천천히 극장 안으로 들어선다. 이윽고 마주한 어둠 속에서 관객은 시각 외 모든 감각을 최대한 열어 빛이 없는 세계를 맞이한다. 배우의 소리에 의지하여 움직이거나 자리를 이동하기도 하고, 발바닥에 느껴지는 바닥의 감각에 집중해 보기도 한다. 공연 전 ‘소리상자’에 녹음했던 질문의 답들이 공연 중 흘러나온다. 관객은 공연 중에도 이 ‘소리상자’를 통해 각자의 말을 녹음할 수 있다. 각기 다른 경험과 상상으로 해석될 이 무대는 극장에 모인 모두가 그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100분 동안 몸으로 대화하는 가운데 하나로, 아니 여러 타래의 꼬임으로 연결된다.

그동안 일상 공간에서 커뮤니티 기반의 장소 특정적 공연을 주로 해 온 이진엽 연출은 “<커뮤니티 대소동>은 비시각장애인인 내가 커뮤니티 구성원들과 만난 시간 동안의 기쁨과 혼란을 담고 있다. 관객도 이것을 감각적으로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하고자 구성했다. 서로 모르던 이들이, 기쁨과 혼란 속에서 새로운 우주를 알아가 보고 싶은 끌림을 만들어 내고 싶다”라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공연 기간 내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 로비에서는 무료 전시 [창작공감]이 함께 개최된다. 2021년 [창작공감: 작가·연출]에 참여한 김도영, 배해률, 신해연, 강보름, 김미란, 이진엽 6명의 예술가가 만들어 온 1년간의 창작 여정을 촘촘하게 기록한 전시로, 가벽을 이용하여 이미지와 그래픽, 영상 등으로 전시한다.

<금조 이야기>, <커뮤니티 대소동>은 국립극단 홈페이지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주말에는 2개 공연을 모두 예약하면 이어서 볼 수 있다. 4월 2일 <금조 이야기> 공연 종료 후에는 작가 김도영, 연출가 신재훈, 배우 윤현길, 이은지가 참여하는 ‘예술가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문의 1644-2003/ 전석 3만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