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A 서소문본관, 《시적 소장품 The Poetic Collection》개최
SeMA 서소문본관, 《시적 소장품 The Poetic Collection》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3.21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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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2일부터 5월 8일까지
시가 지닌 예술성으로 미술관 소장품 해석
발달장애인 쉬운 글 해설, 청소년 대상 참여 프로그램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서울시립미술관의 올해 전시 의제인 ‘시(詩)’를 중심으로 기획된 전시가 개최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 서소문본관에서 오는 22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리는 《시적 소장품 The Poetic Collection》전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그동안 수집해 온 소장품을 통해 현대미술과 ‘시적인 것’의 관련성을 탐구해본다. 여기서 ‘시적인 것’은 문학 장르의 안과 밖을 넘나드는 폭넓은 개념으로, 시의 속성을 통해 소장품을 바라보고 해석하려는 시도다.

▲최병소, 무제 9750000-3 (사진=SeMA 제공)
▲최병소, 무제 9750000-3 (사진=SeMA 제공)

전시는 회화, 한국화, 조각, 사진, 설치, 뉴미디어 작품으로 구성돼 총 31명의 작가의 작품 46점을 공개한다. 시가 지닌 예술적 특징들은 과거부터 자주 미술과 비견됐고, 미술가들에게 무수한 창조적 영감의 원천이 됐다. 전시는 시에서 발견되는 화자의 특성, 고백적 성격, 시의 언어적 측면에 주목해 ▲말하는 사람 ▲고백(록) ▲시와 미술이라는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전시의 첫 번째 파트인 ▲말하는 사람은 ‘화자’에 대한 이야기다. 시에는 언제나 말하는 사람이 존재하는데, 화자는 시인 자신일 수도 있고 시인이 내세운 대리인 혹은 페르소나일 수도 있다. 전시는 미술 작품 속에서 화자의 존재가 다채롭게 변화·변주되는 특징에 주목해 관련 작품을 선보인다. 김세진, 뮌, 박경주, 변웅필, 장성은, 정강자, 최병소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두 번째 공간 ▲고백(록)은 ‘고백’과 ‘고백의 기록’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아 전시를 선보인다. 시는 사적 체험과 내면을 청자와 공유하는 고백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 점에 주목해, 전시는 성찰적 성격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김동규, 박혜수, 배윤환, 송영규, 윤진미, 이은실, 전소정, 조소희, 주황, 함혜경의 작품으로 공간을 구성했다. 작가가 정제된 조형 언어로 사적 경험과 생각을 고백하는 공간을 선보인다.

▲장성은, Pompom (사진=SeMA 제공)
▲장성은, Pompom (사진=SeMA 제공)

마지막으로 ▲시와 미술에서는 시의 언어적, 형식적 측면에 접근해 미술 작품 속에 나타나는 시각 언어를 다각적으로 살펴본다. 시 언어는 매우 구체적인 시어에서 출발하지만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모호성’을 지닌다. 미술가들이 사용하는 조형 언어 또한 매우 함축적이며, 때로는 논리를 거스르고 시적 비약을 이룬다. 이러한 유사성에 기반해 시각 예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실험하는 권아람, 김범, 김세은, 노석미, 박미나, 박상숙, 신경희, 염지희, 이건용, 이교준, 이동기, 이슬기, 전준호, 최병소, 최은혜의 작품을 이 파트에서 선보인다.

서울시립미술관의 현재 소장품은 5,654점에 달한다. 이번 전시 출품작에는 작년에 수집한 신소장품을 비롯해, 수집 이후 처음 선보이는 작품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이번 전시 《시적 소장품 The Poetic Collection》은 미술관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소장품을 통해 공공기관의 수집 활동과 그 결과를 공유하는 장으로서 의미도 담고 있다.

▲정강자, 자화상 (사진=SeMA 제공)
▲정강자, 자화상 (사진=SeMA 제공)

전시장에는 일반 관람객을 대상으로 한 작품 해설 외에도 발달장애인 및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는 관객을 위한 쉬운 글 해설이 일부 작품에 대해 제공될 예정이다. 또한, 청소년들이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전시 작품을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보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청소년들의 해석 결과물은 4월 중순부터 전시장에 배치될 예정이다.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소장품을 ‘시’라는 예술의 속성과 연결 지어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각 예술 영역 간의 영향 관계를 통해 작품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술관에 대한 시민들의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관람객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전 예약 없이 관람이 가능하고, 서울시립미술관 전시도슨팅 앱을 통해 음성으로 작품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전시 관람 일정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서울시립미술관 홈페이지(sema.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