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만에 신라 왕궁 방어시설 ‘월성 해자’ 공개
30여 년 만에 신라 왕궁 방어시설 ‘월성 해자’ 공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3.2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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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년 첫 발견 이후, 3년여 간 정비사업 결실
월성 해자 옛 기능과 모습 복원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30여 년에 걸친 발굴조사와 3년여 간의 정비사업을 마친 신라왕궁의 방어시설이 국민에게 공개된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1984년 시굴조사 과정에서 확인된 경주 월성해자를 오는 31일부터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해자(垓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물도랑 또는 못을 뜻한다.

▲경주 월성해자 재현정비 조감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주 월성해자 재현 정비 조감도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주 월성 해자는 1984년 시굴조사 과정에서 처음으로 확인됐고, 2021년까지 여러 차례 발굴조사가 진행돼 왔다. 이 과정에서 월성 해자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루기 전에는 땅을 파서 물을 채운 수혈해자(竪穴垓子, 4~7세기)였고, 통일 후에는 수혈해자 상부에 석축을 쌓고 물을 가둔 석축해자(石築垓子, 8세기 이후)로 변화한 것이 밝혀졌다. 이러한 석축해자 방식은 수혈해자 본연의 방어기능에 조경적 의미가 더해진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에 정비를 마치고 국민에게 공개되는 해자의 형태는 지하의 수혈해자와 석축해자의 원형을 그대로 보존한 상태에서 그 상부층에 통일신라 석축해자의 구조와 형태를 최대한 재현한다. 해자 본연의 기능인 담수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경주월성해자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주월성해자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경주 월성 해자는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2018년부터 총 101억 원(지방비 포함)이 투입됐다. 월성 해자 재현·정비사업은 총 길이 550m(최대 폭 40m)에 이르는 규모로, 해자의 재현 외에도 관람객 탐방로와 경관조명, 순환식 용수설비 등이 포함됐다.

남쪽으로는 자연해자의 역할을 하는 남천이, 북쪽으로는 인공해자가 월성을 감싸고 있는 모습을 재현해 월성 해자의 옛 기능과 모습을 회복시켰다는 데 의미를 갖는다.

문화재청은 “월성 해자 복원 사업처럼, 앞으로도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이 국민의 호응 속에서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복원과 정비, 활용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