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展, 전시 작품 가치 약 1조원
[현장리뷰]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展, 전시 작품 가치 약 1조원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3.28 17: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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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워크 명동 1층, 5월 31일까지
루이비통 트렁크가 주인공인 전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스웨덴 콜렉터 ‘매그너스 말름’이 수집한 약 200여 점의 루이비통 트렁크가 한국에서 공개된다. 타임워크 명동 1층에서 지난 18일 막을 열어 오는 5월 31일까지 개최되는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展이다. 회화, 조각, 사진 등의 예술 작품이 아닌 1800년대부터 루이비통이 만든 유명인사들의 맞춤형 트렁크가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트렁크가 주인공이 되고, 트렁크가 가지고 있는 역사와 이야기가 전시에 깊이를 더한다.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展 전경, Rail (사진=LMPE컴퍼니 제공)

전시 개막에 앞서 지난 17일 열린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 프리뷰 행사는 전시 개막행사라기 보단, 패션 위크 개막행사와도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전시회에 아트디렉터로 참여하는 대한민국 제1호 뷰티디렉터 오민을 향한 참석자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됐고, 프리뷰 행사에선 전시 협력사들에게 전하는 감사인사가 이어졌다.

프리뷰 행사에는 아시아 최초로 루이비통 트렁크 전을 개최하게 된 LMPE COMPANY(엘엠피이컴퍼니) 김단 대표와 오민 아트디렉터, 해당 전시의 오리지널 제작사 Nordic Exhibition(노르딕 익스히비션)의 대표 스테판 파판길레스와 공동 대표이자 프로덕션 매니저인 요한 베르예르팔크가 주요 참석자로 자리했다. 행사엔 컬렉터 매그러스 말름도 참석하려했지만,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아 함께 자리하지 못했다.

엘엠피이컴퍼니 김 대표는 “코로나19라는 상황 속 예전 같이 여행을 즐기지 못하는 때에 여행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하고자 했다”라며 “루이비통의 명품 가치보다, 여행에서 사용된 수단으로써 트렁크의 가치를 전달해보고 싶었다”라고 기획 방향을 전했다.

전시 아트디렉터로 참여한 오민 디렉터는 “전시 안에서 패션 피플의 브랜드인 루이비통의 과거향수를 담으면서 미래를 준비하는 콜라보를 펼치고자 했다”라며 “이번 전시는 K-뷰티, K-패션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며, MD상품 개발로 또 한 번의 시도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기획 참여 소감을 전했다.

▲프레스 프리뷰 현장 (좌측부터) 노르딕 익스히비션 스테판 파판길레스 대표, 요한 베르예르팔크 프로덕션 매니저, 뷰티디렉터 오민, LMPE컴퍼니 김단 대표 (사진=LMPE컴퍼니 제공)
▲프레스 프리뷰 현장 (좌측부터) 노르딕 익스히비션 스테판 파판길레스 대표, 요한 베르예르팔크 프로덕션 매니저, 뷰티디렉터 오민, LMPE컴퍼니 김단 대표 (사진=LMPE컴퍼니 제공)

전시 주최 측은 ‘아무 데서나 볼 수 없는 작품’을 선보이는 데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는 설명이다. 이번 전시는 트렁크에 애정을 가진 개인 컬렉터의 열정과 흥미 덕분에 진행될 수 있었다. 전시에는 루이비통 트렁크 200여 점이 공개되는데, 모든 작품이 수제제품이자 고객 요구에 따라 맞춤 제작된 트렁크들이다. 전 세계에 1,2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트렁크도 공개됐으며 전시 작품 환산액은 약 1조원에 달한다.

공개되는 트렁크는 미국의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즈벨트, ‘노인과 바다’로 1952년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의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 1960년대를 풍미한 할리우드 여배우 ‘주디 갈랜드’, 세계적인 슈즈 디자이너 마놀로 블라닉 등 해외 유명인사들의 소장품이었다. 전시는 단순히 그들의 트렁크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오디오 가이드를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었던 역사와 시대적 배경까지 전달한다.

프리뷰 행사에서 전시 오리지널 제작사 노르딕 익스히비션 스테판 파판길레스 대표는 전시를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오디오 가이드를 제안했다. 또한 엘엠피이 컴퍼니 김 대표와 오민 디렉터 역시 전시 관람 시 오디오 가이드를 청취하며 관람할 것을 추천했다.

오디오 가이드는 전시장 입구에 놓인 QR코드로 바이브(VIBE) 어플리케이션을 설치 후에 들을 수 있으며, 이를 들으며 전시를 관람하게 되면 60분 정도 소요된다. 전시의 깊이 있는 관람을 위해서 오디오 가이드 활용은 자주 언급되곤 하지만, 주최 측에서 오디오 가이드 활용을 강력히 제안한 점이 독특하게 느껴졌다.

주최 측은 “트렁크가 주인공이 돼 자신의 역사를 전달하는 컨셉의 전시로 기획돼, 트렁크에 대한 설명과 컬렉터에 대한 설명, 트렁크 연대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자 오디오 가이드 청취를 제안한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 미국 32대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즈벨트 트렁크 전시 전경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오디오 가이드 설명 없이는 전시의 시각적인 즐거움은 없는 것일까. 전시장에는 200여 점의 트렁크를 소유자 별, 용도 별로 스튜디오 형식으로 구분해 선보인다. 전시장 초입에는 기본적인 루이비통 트렁크들을 공개하고 브랜드와 트렁크의 역사를 전달해준다. 이어서 탐험가의 트렁크, 의사의 트렁크 등 직업군 별로 맞춤 제작된 트렁크들을 보여준다.

루이비통 브랜드 로고가 박히고, 브랜드 특유의 디자인 색감을 가진 각진 형태의 트렁크들은 외형적으로 브랜드 정체성을 강력하게 전달한다. 고객을 위해 수제 제작됐다는 제품들의 섬세한 결합부를 살펴보는 것도 전시의 재미를 더한다. 트렁크 주인별로 특색 있게 꾸며진 전시 공간들은 마치 놀이동산 속 연출된 공간처럼 느껴진다.

오민 디렉터는 “오디오 가이드 이외에도 시각적으로 전시를 즐길 수 있게끔, 섹션별로 소품들을 선별해서 배치했다”라며 “여행이 어려운 시기에 가족단위 관람객이 방문해 공간을 즐기면서 시대와 국가를 망라하는 공간을 선보이고자 했다”라고 전시 공간에서 강조한 지점을 설명했다.

전 세계에 희귀한 트렁크를 모아 펼친 전시인만큼 독특한 트렁크의 쓰임새를 살펴보는 것도 즐거운 경험이다. 국가 간 이동이 빠르게 이뤄질 수 없었던 시기에, 유명인사들은 자신의 집무실 전체를 트렁크에 담아 이동하기도 했다. 사무직 고객을 위한 책상 트렁크, 어니스트 헤밍웨이를 위한 도서관 트렁크 등이다. 헤밍웨이의 트렁크엔 총 80여 권의 책과 타자기를 수납할 수 있었다. 이는 다른 작가들에게도 많은 인기를 끈 제품이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도서관 트렁크 전시 공간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도서관 트렁크 전시 공간 (사진=서울문화투데이)

미국의 패션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는 카지노 트렁크를 소유하기도 했다. 브랜드 루이비통의 창업자인 ‘루이비통(LOUIS VUITTON)’은 도미노에서 중국 퍼즐, 체스까지 이르는 모든 종류의 게임에 관심이 있었고 1920년대부터는 게임을 위한 제품도 만들어왔다고 한다.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게일 역을 맡았던 주디 갈랜드는 여행 때마다 자신에게 영감을 주는 LP판을 함께 들고 다녔다고 한다. 또한, 그녀는 신발만을 수납할 수 있는 신발 트렁크도 소유했다. 이러한 신발 트렁크는 성악가 릴리 폰즈가 사용했던 트렁크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됐다고 하는데, 당대에는 드레스나 신발들을 용이하게 보관할 수 있는 맞춤 트렁크들이 많이 존재했음을 볼 수 있다.

이외에, 전시장에는 시가 트렁크, 캐비어 트렁크, 인형 트렁크, 피크닉 트렁크 등 용도별로 아주 세분화된 특이한 제품들도 전시돼 있다. 그 중엔 팝스타 저스틴 비버가 소유한 스케이트 보드 트렁크도 있다. 이 제품은 전 세계에 10만 존재한다.

전 세계가 인정하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시작은 섬세한 패킹 기술로부터 시작됐다. 창업자 루이비통은 프랑스 파리 귀족들 사이에서 최고의 패커(Packer, 짐 꾸리는 사람)로 유명해져, 자신의 브랜드를 설립할 수 있는 자리까지 올랐다고 한다. 그의 첫 매장 간판에 쓰인 문구는 “손상되기 쉬운 섬세한 물건들을 안전하게 포장하며, 의류 포장에 전문적임”이었다고 한다. 루이비통의 놀라운 보관 능력은 타이타닉 침몰 사고 때도 다시 한 번 인정을 받는데, 사고 당시 루이비통 트렁크에 보관된 물건들만 상태 유지가 잘 돼 명성을 얻었다.

▲타미 힐피거의 카지노 트렁크 전시 전경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전시는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의 시작과 그와 함께 이어져 온 역사의 변화를 담아내고 있다. 고객 맞춤 트렁크를 선보이며, 당대 시대상과 문화 트렌드를 상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오랜 시간동안 수집 돼 온 루이비통의 트렁크는 과거의 산물이 아닌, 개인의 소유품이자 개인의 기록으로 관람객에게 다가온다. 전시에선 오디오가이드 이외에 멀티미디어 영상과 작품 설명을 통해 소유자의 특성을 전한다. 트렁크 별 연출된 공간은 하나의 세트장처럼 관람객에게 다채로운 즐거움을 전한다. 오디오가이드를 강조하지 않아도, 공간 별 특성으로 즐거운 관람이 가능한 전시라고 여겨진다.

《레전더리 루이비통 트렁크》展 티켓은 인터파크에서 예약가능하다. 연중무휴로 매일 10시 30분부터 20시까지 운영된다. 일반 관람(만 13세이상~만64세 이하)은 20,000원, 어린이 관람(만 12세 이하)은 16,000원이다. 24개월 미만 유아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고, 만 65세 이상을 50% 실버할인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