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고재, 법관 개인전 《선禪2022》 개최
학고재, 법관 개인전 《선禪2022》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3.31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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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흔적 담긴 화면, 오는 5월 1일까지
작품과 삶의 일치, ‘선’ 연작 42점 포함 44작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수행에서 얻은 정신을 현대 조형 감각으로 풀어내는 법관의 개인전이 펼쳐진다. 학고재는 오는 5월 1일까지 법관 개인전 《선禪2022》을 개최한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30년 동안 선화(禪畵) 작업을 이어온 작가의 신작을 다채롭게 선보인다.

▲선2022 Zen2022, 2022, 캔버스에 아크릴릭 Acrylic on canvas, 41x32cm
▲선2022 Zen2022, 2022, 캔버스에 아크릴릭 Acrylic on canvas, 41x32cm (사진=학고재 제공) 

법관은 40여 년간 수행에 정진해온 선승으로, 그가 선보이는 ‘선화’란 부처의 정신과 화두가 담겨 있는 선종미술의 한 형태다. 승려들의 수행 과정에서 ‘마음’의 영역을 화필 위에 표현한 것으로, 선 수행을 하는 승려만의 전유물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법관이 2021년에서 2022년까지 제작한 <선> 연작 42점과 직접 빚은 다완, 족자 그림을 선보인다.

법관의 작품은 초월적 존재 아래의 겸허한 인간이자 예술가, 승려로서 수련의 과정을 기록하려는 의지로 구성됐다. 그의 작업 또한 과정적 행위에 집중해 있다. 화면은 시간과 노력을 쌓아 올린 결과물로서 나타난다. 형(形)의 재현에서 벗어나 정신의 힘을 드러내는 것이 법관의 궁극적 목표다.

▲학고재  《선禪2022》 전시장을 방문한 법관 (사진=학고재 제공) 

화면은 수많은 획으로 이루어져 있다. 작가는 민화에서 드러나는 서정적인 선을 ‘한국적인 획’이라 칭하며, 투박하지만 강한 부드러움을 보여준다고 했다. 팽창하고자 하는 직선과 품어내고자 하는 곡선의 만남이 ‘확장과 융화(融和)의 충돌’로 새로운 에너지를 이끌어낸다. 법관의 붓끝에서 생성된 에너지는 작가의 작업에서만 볼 수 있는 유일무이한 것으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한다.

이번 전시는 학고재에서 선보이는 법관의 첫 개인전이다. 학고재는 다채로운 색상과 크기의 작품을 선별해 법관의 작품세계 정수를 보여주는데 집중했다. 법관은 그림은 그리는 사람의 내면까지 그대로 투영한다는 믿음으로 작업을 이어나간다. 마음이 행동이 되며, 행동이 곧 작품이 된다는 신념으로, 작품과 삶을 일치시키고자 하는 그의 방향을 느껴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