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물들일 ‘2022 교향악축제’ 개막…“큰 편성 대작 구성 눈길”
4월 물들일 ‘2022 교향악축제’ 개막…“큰 편성 대작 구성 눈길”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4.04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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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곡의 대거 등장, 관행을 깬 연주 순서
유튜브·라디오·예술의전당 광장 3원 생중계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2년이 넘는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며 서로 간 거리를 두어야만 했던 음악인과 관객이 음악으로 하나 되는 시간이 마련된다.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이달 2일부터 24일까지 23일간 총 20회 일정으로 한화와 함께하는 2022 교향악축제(이하 교향악축제)를 콘서트홀에서 개최한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20개 교향악단이 함께하는 올해의 교향악축제는 ‘하모니’라는 부제로 고전과 창작, 교향악단과 솔로, 전통과 실험, 신예와 중견, 과거와 오늘이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으로 꾸며진다. 

▲성남시립교향악단 공연 장면 ⓒ예술의전당

관현악단의 연주라면 떠올리게 되는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슈만이 한 켠으로 비켜서고, 탄생 150주년을 맞는 스크리아빈과 본 윌리엄스, 200주년의 프랑크가 그 자리를 채웠다. 칼리니코프, 코플란드, 존 케이지 등 무대에서 실연으로 만나기 힘들었던 작곡가들을 비롯해  진은숙, 오종성, 최병돈 등, 전 세계의 모든 음악사를 아우르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이번 교향악축제를 수놓는다. 스크리아빈의 교향곡 2번과 4번의 ‘법열의 시’, 본 윌리엄스의 ‘토마스 탤리스 주제에 의한 환상곡’, 프랑크의 교향시 ‘저주받은 사냥꾼’은 음악 애호가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화제가 되고 있다. 흔하게 반복되는 ‘서곡-협주곡-교향곡’ 진행 순서를 탈피해 서곡을 건너뛰거나, 교향시나 환상곡을 2부에 배치하는 프로그램이 이색적이다. 교향악축제로서는 처음으로 선보이는 존 케이지의 4분 33초는 특별하면서도 이색적인 경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이후 되찾게 될 음악적 풍성함과 풍요로움을 미리 맛볼 수 있는 대작들이 대거 포진되어, ‘하모니’라는 부제 아래에서 새로운 시대의 ‘화합과 조화’를 모색한다.

장윤성이 지휘하는 부천필이 축제의 시작을 알리고 서진과 과천시향이 대미를 장식한다. 최근 새로이 임명된 지휘자 유광과 청주시향, 정주영과 원주시향, 김건과 창원시향, 정헌과 목포시향이 보여줄 시너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객원 지휘자와 함께하는 서울시향,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군포 프라임필을 비롯해 전국을 아우르는 국내 20개 교향악단이 콘서트홀을 채운다. 지난해 세계 콩쿠르 우승과 함께 신성으로 떠오른 피아노 박재홍, 김수연, 김도현, 이혁과 첼로 한재민을 비롯해 음악계의 성장주로 관심을 모으는 피아노 임주희, 바이올린 박수예, 클라리넷 김상윤, 비올라 김세준 등이 선배 음악인인 첼로의 송영훈, 피아노 조재혁과 이효주, 비올라의 김상진, 바이올린의 한수진 등과 ‘하모니’를 선보인다. 지휘자 마시모 자네티, 마르쿠스 슈텐츠, 마르코 레토냐, 제임스 저드와 2021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바이올린의 카리사 추도 무대를 빛내며 교향악축제의 국제적 면모를 더해 줄 예정이다. 

예술의전당과 통영국제음악재단이 손잡고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의 우승자를 올해부터 교향악축제 협연무대에 선보인다. 2021년도 바이올린 부문 우승자 카리사 추가 마르쿠스 슈텐츠가 이끄는 KBS교향악단과 함께 수준 높은 연주를 펼칠 예정이다. 2021년 세계 음악콩쿠르를 석권하며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한 대한민국 차세대 연주자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부소니콩쿠르 1위 피아니스트 박재홍(4/16 코리안심포니), 2위 피아니스트 김도현(4/6 수원시향), 에네스쿠 국제콩쿠르에서 사상 최연소 1위 첼리스트 한재민(4/8 부산시향),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김수연(4/7 대전시향), 쇼팽콩쿠르 파이널리스트 피아니스트 이혁(4/13 광주시향) 등이 주인공이다. 코리안심포니가 2021년 시작한 지휘 콩쿠르에서 2위 입상한 윤한결도 포디엄에서 관객을 만난다. 

대한민국 음악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실력파 연주자 첼리스트 송영훈, 플루티스트 윤혜리, 하피스트 곽정, 비올리스트 김상진, 피아니스트 조재혁 등도 협연 무대를 꾸민다. 2015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자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미시건 음대 교수인 파비올라 김, 2008 롱-티보 콩쿠르 우승자 신지아, 2001 비에니아프스키 콩쿠르 2위 한수진, 떠오르는 신예 박수예, 하노버 NDR 라디오 필하모닉 수석 비올리스트 김세준, 세인트폴 챔버오케스트라 수석 클라리네티스트 김상윤, 오슬로 필하모닉 수석 호르니스트 김홍박, 2010 제네바 콩쿠르 준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이효주, 라이징 스타 임주희, 윤아인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총출동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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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공연 장면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은 교향악축제 역사상 최초로 ‘2022 창작곡 공모’를 주최하여 2곡을 선정하였다. 한국인·아시아인 최초로 2021년 ‘제4회 젊은 작곡가를 위한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한 작곡가 오종성의 ‘Mimi for Orchestra'는 윤한결 지휘로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세계 초연된다. 활발한 창작 활동 중인 젊은 작곡가 최병돈의 작품 ’Music for Orchestra'는 서진 지휘와 과천시립교향악단이 세계 최초로 연주한다. 이번 창작곡 공모는, 작곡가 발굴 행사가 단순히 시상에 그쳐온 우리 현실을 극복하고 잦은 연주를 통해 클래식 음악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돕고자 시행되었다. 예술의전당은 이번 교향악축제 기간 동안 ‘2023 창작곡 공모’ 접수를 시작해 내년에도 우리 작곡가 작품을 소개하는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00년부터 교향악축제를 후원해 온 한화가 올해에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23년간 단일 행사를 단독 후원한 것은 우리나라 기업 메세나 역사에 전무후무한 사례로 손꼽힌다. 한화의 후원은 서울과 지역의 교향악단이 교류 발전하고 중견과 신예 연주자들이 화합하는 장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예술의전당은 한화 후원에 힘입어 입장권 가격을 낮춤으로써 명품 음악회의 문턱을 크게 낮출 수 있었다. 한화는 교향악축제 후원 등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6년과 2011년 한국 메세나 대상을 2019년에는 문화공헌상을 수상한 바 있다.

올해도 작년에 이어 3원 생중계로 교향악축제를 즐길 수 있다. 모든 공연은 예술의전당 유튜브를 통해 온라인 생중계될 예정이며, 동시간대에 KBS 클래식 FM에서도 중계된다. 또한, 예술의전당 분수 광장에 위치한 400인치 LED 대형 모니터로도 실시간 감상이 가능하다. 일행 간 띄어앉기로 입장권을 구입하지 못했거나 공연장을 찾기 힘든 시민들도 비용 부담 없이 축제를 즐길 수 있다. 

유인택 사장은 “엔데믹을 고대하는 음악계의 정상화 신호탄이 되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했다”라고 소감을 밝히며 “개·폐회 행사, 동시 생중계, 음악회 직전 릴레이 프리 렉쳐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로 축제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향악축제는 분수 광장 400인치 LED와 예술의전당 유튜브, KBS 라디오로 동시 생중계되어, 음악 애호가뿐 아니라 나들이 시민까지 참여하는 진정한 의미의 축제가 될 예정이다. 

입장권은 1~5만원이며 문의와 예매는 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sac.or.kr)와 콜센터(02-580-1300),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