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MMCA 윤범모 관장, 새로운 3년 비전 발표
[현장스케치] MMCA 윤범모 관장, 새로운 3년 비전 발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4.14 09: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현 제 5관 대전관 건립, 2026년 개관 예정
새로운 50년 준비하는, ‘모두에게 열린 미술관’ 지향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코로나시대의 미술관을 이끌었던 윤범모 관장이 지난 2월 25일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에 재임명됐다. 오는 2025년까지 다시 3년의 국현을 이끌게 되는 윤 관장의 비전은 무엇일까. 지난 6일 국립현대미술관은 언론공개회를 열고, 미술관의 중장기 비전과 4대 중점방향을 발표했다.

▲국립현대미술관 3년(2022-2024) 비전 및 중점방향 발표 언론공개회 현장 ⓒ서울문화투데이
▲국립현대미술관 3년(2022-2024) 비전 및 중점방향 발표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인사말을 전하고, 지난 3년간의 사업을 돌아보고 비전을 발표하기에 앞서 윤 관장은 “만감이 교차한다”라는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앞으로의 국현이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동력을 갖추고, 국민에게 보다 가까운 미술관으로 거듭나겠다는 지향을 밝혔다.

국현은 개관 50주년을 맞았던 2019년부터 코로나19 대유행 위기를 기회로 극복한 2021년까지 ‘미래 준비기’를 거쳤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미술관의 3년은 ‘새로운 50년 확장기’로 보고, 3개년의 비전을 “지역, 시대, 세상을 연결하는 열린미술관”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수도권 중심의 국립미술관을 넘어 진정한 의미의 전 국민 문화향유시대에 부응하고, 중앙과 지역 곳곳을 이어 지역 간 문화격차를 해소하는 의미의 열린 미술관을 지향한다. 또한,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미술문화유산을 연결하고 국내와 해외는 물론 현상계(유니버스, Universe)와 가상계(메타버스, Metaverse)를 잇는 한층 더 확장된 ‘열린미술관’(Open Museum)의 의미까지 담고 있다. 미술관에 다가오는 3개년의 중점 방향은 총 4가지로 설정됐다. ▲확장과 연결 ▲미술한류 ▲생태미술관 ▲디지털혁신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사진=MMCA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사진=MMCA 제공)

먼저 수도권에서 지역까지, 전 국민이 향유하는 모두의 미술관을 지향하는‘확장과 연결’방향에서 국현은 제 5관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대전’(이하 대전관)을 건립해 미술관 문화의 확장 시대를 열어 간다. 신설된 건립추진단을 주축으로 올해 안에 기본설계를 마치고 2023년 착공, 2025년 준공, 2026년 상반기 개관할 예정이며, 과학도시 대전의 특수성을 살리면서도 중부권 문화예술 중심기관으로 자리매김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간담회에서는 갑작스럽게 발표된 대전관 개관 소식에 다수의 취재진들이 놀란 듯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어떤 경위를 통해 국현 대전관이 설립되고, 대전시립미술관과 대전관의 역할이 중복되진 않는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윤 관장은 “국현은 오래 전부터 수장고 부족 문제를 겪고 있었다. 최근에는 물납제도 시행되면서, 수증작품도 급증하고 있는 추세다”라며 “대전관은 문체부 재산으로 돼 있는 충남도청 구청사를 활용하기에, 행정절차가 쉽게 진행된 것 같고, 앞으로도 미술관은 여건만 된다면 계속 건립되는 것이 긍정적 방향이라 판단된다”라고 답했다.

더불어 국현은 앞으로 3개년 동안 청주관의 ‘미술품보존의 전국 허브 역할’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보통신기술(ICT) 및 인공지능(AI) 등을 이용해 예방보존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구축해 미술품 손상도 및 손상주기 예측하고, 첨단 분석기술을 이용해 작가의 표현기법 및 미술재료 등을 빅데이터로 구축, 보존처리 및 과학감정 기반을 조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제학술심포지엄의 정례화, 기존‘미술작품의 보존’ 연구지의 영문판 발간 등 전문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란 계획을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3년(2022-2024) 비전 및 중점방향 발표 언론공개회 현장 (사진=서울문화투데이)

과천관 역시 좀 더 구체적인 역할의 거점으로 작용한다. 국현은 과천관의 ‘미술연구센터’를 ‘MMCA 한국미술연구소’로 확대·재편해내·외부 연구자들이 협업하는 연구사업 체계화를 추진 할 계획을 발표했다.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이은영 발행인은 ‘MMCA 한국미술연구소’가 다루는 범위가 국내 작가 작품뿐인지, 해외 작가 작품까지 아우를 것인지, 어디까지 연구를 담당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윤 관장은 “현재 출발점에 서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경계선을 그을 생각은 없다”라며 “협업체제 연구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주제별 다양한 연구와 방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답했다.

간담회에서는 나머지 3가지 중점 방향에 대해서도 차례로 발표가 진행됐다. ‘미술한류’ 방향에 대해선, 국제교류TF를 신설해 국현이 국내외 미술한류의 허브 역할을 수행토록 하겠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국제교류TF의 올해 첫 사업은 오는 11월 한국국제교류재단, 미국 다트머스대학과 공동주최하는 《한국미술주간》이다. 이 기간 동안 지난해 발간한 한국 근‧현대미술 120년사 『한국미술 1900-2020』의 국문판에 이은 영문판 발간 연계행사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 (사진=MMCA 제공)

발표 종료 후 이뤄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지난 1월 미술관 노조가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한 ‘국립현대미술관 공무원노동조합 갑질 근절 관련 설문조사 결과 및 요청 사항’ 문건과 관련해 일었던 윤 관장의 ‘갑질’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이에 윤 관장은 “미술관을 책임지는 입장에서 안타깝고 부끄러운 일이었다”라며 “소수의 학예사라 할지라도 동행의식으로 함께 가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대외에 알려진 것만큼 심각하지 않은 지점이 있다. 내부적으로 수습하고 있는 중”이라고 답했다.

관장의 재임명으로 국현은 또 한 번의 새로운 3년을 앞두고 있는 때다. 코로나19가 전지구를 휩쓰는 동안, 미술계에선 이건희컬렉션 기증, 백남준 탄생 90주년과 <다다익선> 재가동 등 굵직한 이슈를 맞이하게 됐다. 급격히 대두된 환경이슈와 정보기술의 발전 또한 미술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앞으로의 3년이 또 어떻게 변화하고 달라질지 모르는 일이다. 관장은 간담회 끝에 “같이 나아가길 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앞으로의 3년이 어떤 변화를 가지고 올지 함께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