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검열 철폐 운동을 담다”…’아치의 노래, 정태춘’ 시대의 기록 공개
“가요 검열 철폐 운동을 담다”…’아치의 노래, 정태춘’ 시대의 기록 공개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4.18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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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극장 개봉
가요 사전 검열 제도와 정태춘의 철폐 투쟁 기록 공개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포크 뮤지션 정태춘의 음악과 삶을 담은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이 그가 홀로 철폐 운동에 나섰던 ‘가요 사전 검열’의 역사와 힘겨운 과정의 이야기를 공개했다.

▲7집 [아, 대한민국…] 비합법 음반 유통 판매 및 사인회 현장의 정태춘 & 박은옥
▲7집 [아, 대한민국…] 비합법 음반 유통 판매 및 사인회 현장의 정태춘 & 박은옥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한국적 포크의 전설이 된 정태춘의 데뷔 4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음악 다큐멘터리다. 정태춘은 1978년 데뷔 후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새로운 노랫말과 서정적인 음율로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싱어송라이터였다. 이후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건마다 언제나 시대정신이 깃든 노래들로 시대와 함께했다.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대중음악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 시대별 대표곡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했던 정태춘의 음악과 삶을 전한다. 그리고 세대별 팬들의 특별한 사연을 통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는 정태춘 음악의 현재성을 목도할 수 있다. 정태춘과 박은옥의 데뷔 당시부터 주요 방송 보도, 소극장 공연 투어 ‘얘기노래마당’ 등 풍부하게 활용된 미공개 아카이브 영상은 시대의 질감을 오롯이 전한다. 또한 정태춘의 음악적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 섬세한 보컬리스트 박은옥과의 아름다운 동행이 빚어내는 하모니를 담아 깊은 감동을 안긴다.

영화에 등장하는 출연자이자 정태춘과 사전심의 철폐운동을 함께했던 이영미 문화평론가는 사람들이 흔히 ‘금지곡’과 ‘검열’을 얘기하는데, 중요한 것은 ‘검열성 사전 심의’라고 말한다. ‘금지곡’이란 사전심의를 일단 통과하여 합법적으로 발매된 노래가 사후에 문제가 되어 정부에 의해 방송이나 판매 금지 처분을 받는 경우이지만, ‘사전 검열’이란 국가 권력이 모든 작품에 대해 세상에 공개해도 되는지 아닌지를 사전에 결정하는 제도로서 표현의 자유와 상상력을 옥죄는 전근대적인 문화 통제 장치였다는 것이다. 이것이 정태춘을 필두로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사전심의 철폐운동에 나서고, 참여한 이유였다.

1996년 6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판결과 함께 마침내 가요에 대한 정부의 사전 검열 제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창작자들은 자유를 되찾았다. 정태춘 박은옥의 두 개의 앨범이 합법 발매되고, 그해 6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서울대학교 노천극장에서는 가요에 대한 검열제 폐지를 기념해 정태춘 박은옥을 비롯해 18팀의 뮤지션들이 노 개런티로 참여한 대중음악 대공연 ‘자유’가 열렸다.

저항과 서정의 음유시인 정태춘의 40년 음악인생 집대성 <아치의 노래, 정태춘>은 5월 18일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