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열화당, 『반건축: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과 글쓰기』 출간
[신간] 열화당, 『반건축: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과 글쓰기』 출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4.2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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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주 바타유 심화 연구서
바타유 연구 권위자 ‘드니 올리에’ 저서
▲열화당 『반건축: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과 글쓰기』 표지 (사진=열화당 제공)
▲열화당 『반건축: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과 글쓰기』 표지 (사진=열화당 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프랑스 작가이자 사상가인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의 철학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열화당에서 출간한 신간 『반건축: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과 글쓰기(La prise de la Concorde: Essais sur Georges Bataille)

다.

프랑스 철학의 유행과 함께 조르주 바타유 역시 국내에 소개됐지만, 그간 푸코, 데리다, 바르트, 들뢰즈, 라캉 같은 사상가들에 비해서는 익숙치 않은 인물이다. 국내에선 그의 저서와 소설이 십여 종 번역되었을 뿐 그에 대한 연구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바타유가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는 데 사용했던 ‘건축’이라는 개념은 거의 논의된 바 없다. 서구에서조차 바타유는 포스트구조주의나 해체주의, 페미니즘과 관련해 언급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들어 그의 독창적인 사상에 대한 관심이 점차 늘어 가고 있다. 출판사 측은 인간 이성으로 모든 것을 파악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이 힘을 잃어 가고 있는 세태 속에서, 합리성으로 규정이 불가능한 타자성이나 이질성 같은 문제들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어졌기 때문에 이러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판단했다.

열화당이 이번에 번역 출간하게 된 『반건축: 조르주 바타유의 사상과 글쓰기』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게 되는 바타유 연구서다. 저자 드니 올리에(Denis Hollier)는 바타유 연구의 권위자로, 갈리마르 출판사의 『조르주 바타유 전집』(전 12권, 1970-1988) 책임 편집자이기도 했다.

‘반건축’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책 제목은 얼핏, 전공자들을 위한 이론서로도 보이지만 이 책은 철학서이자 문학비평서다. 프랑스어판 제목을 직역하면 『콩코르드 광장의 점령』인데, 콩코르드 광장은 프랑스혁명 당시 루이 16세를 비롯해 수많은 인물들의 참수가 행해진 역사적 현장으로, 훗날 ‘화합’ 혹은 ‘일치’라는 뜻의 ‘콩코르드(concorde)’라는 역설적인 이름이 붙여졌다.

즉, ‘콩코르드 광장의 점령’은 바타유의 상상력을 통해 지정된, 파리의 어떤 중요한 장소, 즉 견고한 체계가 붕괴되는 것을 목격했던 장소를 지시한다. 하지만, 이런 배경 설명 없이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워, 책 내용을 잘 포착하고 있는 영문판 제목 『건축에 반대하여(Against Architecture)』를 참고해 『반건축』을 제목으로 삼았다.

‘반건축’은 바타유의 사상과 글쓰기의 지향성을 잘 드러내는 말이며, 저자가 바타유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함축하는 개념이기도 하다.

책은 ‘서문 — 인생의 일요일’로 시작해 크게 ▲헤겔적 구조물 ▲건축적 은유 ▲미로, 피라미드 그리고 미로 ▲제왕절개 라는 4개의 파트로 구성돼 바타유의 사상을 전달해 나간다. 국내에서 바타유의 사상을 궁금해 하던 독자들의 관심을 충족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