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광장’ 소재선택 ‘비난’
한옥마을 ‘광장’ 소재선택 ‘비난’
  • 이의진 기자
  • 승인 2009.01.07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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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느낌, 한국 정취 찾기 어려워

서울시 지역의 사대부 가옥부터 서민가옥까지 당시의 생활방식을 한자리에 볼 수 있도록 조성된 ‘남산골 한옥마을’ 광장이 최근 새롭게 단장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이번에 새로 공사한 한옥마을 광장이 시각적으로 콘크리트 같은 삭막한 느낌을 주어 관광객들의 불만을 자아내고 소재사용에서 전통의 미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 구랍 25일에 공사가 끝난 한옥마을 광장이 한국 정취를 찾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한옥마을 광장은 저류조 7천 톤 공사를 하면서 이번에 새롭게 단장하게 된 것. 남산에서 흘러내려 청계천으로 나가는 많은 양의 물을 재활용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2월 20일 시작돼 자재 파동과 운송업계 시위사건으로 인해 10여 개월을 끌어 비로소 구랍 25일에 끝났다.

따라서 고압보도블록 이었던 광장을 걷어내고 땅 밑에 저류조를 설치해, 모아 둔 물을 평상시나 비수기 때 연못의 물을 대거나 청소할 때 사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그런 것을 감안해도 전통한옥마을 이라는 것을 고려해 소재 사용에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약간 붉은 색깔이 도는 광장은 언뜻 보기에 콘크리트 같지만 ‘마사토’라는 흙에 경화제와 시멘트를 섞어 포장을 한 것이다. 전통을 살리기 위해 흙으로만 포장을 하면 경사가 진 곳은 비가 올 때 흙이 쓸려 내려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경화제를 섞은 것이다.

이로 인해 흙이 주는 푹신하고 전통적인 분위기와는 다른, 콘크리트처럼 바닥이 딱딱하고 건조해 관광객이 볼 때 흙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자칫 한옥마을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다.

부천에서 아이의 숙제 때문에 한옥마을을 찾았다는 L씨는 “전통한옥마을이라 기대감을 갖고 왔는데 넓은 광장이 콘크리트 바닥처럼 삭막해 포근하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찾을 수 없어 실망했다. 왜 저렇게 공사를 했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원식 한옥마을 관리소장은 “보도블럭보다 장점이 더 많아 문화재위원들이 허락을 했고 질감이나 생태적인 것을 고려했다. 무엇보다도 마사토가 투수율이 좋고 친환경 소재라 사용했다”고 말했다.

송정석 중구청 토목과 주임은 “서울시 문화재과에서 흙 포장 요구를 해서 마사토를 사용한 것이다. 지금은 콘크리트바닥처럼 딱딱하지만 2~3년이 지나면 흙 성질이 나와서 푹신해진다. 한옥마을은 외국 관광객이 많이 오기 때문에 우리도 신중하게 선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유야 어찌됐든 이번 공사를 통해 시각적으로나 환경적으로 관광객들이 우리의 전통을 보고 느낄 수 있게 한옥마을과 어울려 조화를 이루는 소재를 사용했어야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문화투데이    이의진 기자 luckyuj@s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