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한국인 사제 김대건의 10년, 영화 <탄생>으로 기록되다
최초의 한국인 사제 김대건의 10년, 영화 <탄생>으로 기록되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4.2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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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라파엘픽쳐스 투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후원으로 시작
윤시윤, 안성기, 김강우, 정유미, 강말금, 차청화 등 출연
오는 11월 개봉 예정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첫 한국인 사제 김대건 신부의 삶을 그린 영화가 오는 11월 세상에 나온다. 

▲영화 ‘탄생’ 스틸컷, 김대건 신부 역을 맡은 배우 윤시윤
▲영화 ‘탄생’ 스틸컷, 김대건 신부 역을 맡은 배우 윤시윤 ⓒ라파엘픽쳐스

박흥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윤시윤, 안성기, 이문식, 이경영, 김강우, 이호원 등의 배우가 캐스팅된 영화 <탄생>이다. 작품은 한국 청년 김대건(1821∼1846)이 15세에 세례를 받고 마카오 유학을 떠날 때부터, 신부가 된 후 25세에 순교할 때까지 10년 동안의 짧은 삶과 안타까운 죽음을 다룬다. 

아울러 <탄생>은 세계사적 사건이었던 아편전쟁의 한복판에 있던 김대건 신부의 여정을 함께 다룬다. 천주교인이 아닌 대중에게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는 어떻게 표현될까. ‘탄생’은 천주교를 가지고 온 김대건 신부의 일화를 ‘조선 근대의 길’을 열기 위해 육지와 바다를 누빈 모험기로도 끌고 나간다. 김대건은 조선인 가운데 처음으로 서양 언어를 배우고, 서양 교육을 받은 사람이기도 한다. 또한 그가 경험했던 시기는 세계사적 사건이었던 아편전쟁의 한복판이었다. 

▲영화 ‘탄생’ 스틸컷
▲영화 ‘탄생’ 스틸컷 ⓒ라파엘픽쳐스

영화는 그가 걸어온 여정을 비추며, 종교인의 모습과 더불어 선각자이자 모험가로서의 김대건의 면모를 함께 보여줄 예정이다. 조선을 떠나 모험을 시작한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는 바다와 육지를 오가는 서사로 펼쳐진다. 그의 위대한 모험 서사를 생생하게 구현할 LED Wall을 활용한 첨단 VFX 기술도 영화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박흥식 감독은 “그동안 김대건 신부는 천주교 밖에서는 종교인이라는 이미지만 부각됐고, 천주교 안에선 최초의 신부라는 점만 강조됐다”라며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김대건이라는 인물에 접근하면서 서양 근대 문물을 누구보다 앞장서서 받아들인 선각자, 모험가, 순교자의 모습을 담아내려 한다”라는 포부를 밝혔다.

영화에 대해 염수정 추기경은 “김대건 신부님은 우리나라의 보물 같은 분으로, 유네스코에서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것을 크게 기념하며 전 세계에 많이 알려지길 바란다”라며 “김대건 신부님은 생전에 논산, 용인, 서울을 거쳐 고통 받고 순교하셨다. 그럼에도 하느님 앞 새롭게 돼 자신을 투신하는 삶을 사신 분이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어려움에 빠진 때 김 신부님의 삶이 우리에게 무언가를 전달할 것이라 기대한다”라는 감사의 뜻을 전했다. 

▲영화 ‘탄생’ 스틸컷
▲영화 ‘탄생’ 스틸컷 ⓒ라파엘픽쳐스

<탄생>이 김대건 신부의 일대기를 담아낸 영화인만큼 조선 후기 시대상과 서양 근대 문명이 전해지는 과정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가 뒷받침된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친 프리프로덕션 단계에선 김홍신 소설가, 박유진 가톨릭문화원장등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한국국학진흥원은 역사학자 7명으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통해 영화 ‘탄생’이 역사적인 문제가 전혀 없으며, 조선의 근대를 불러온 김대건 신부의 선각자로서의 면모를 더욱 과감하게 표현해도 좋을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다고 한다. 제작진은 역사적 고증 뿐 아니라 신학적인 측면의 감수도 진행했다. 개신교와 천주교의 대표적 신학자들에게 자문을 받았다.

▲영화 ‘탄생’ 스틸컷, 김대건 신부 역을 맡은 배우 윤시윤과 즈린 역의 송지연 ⓒ라파엘픽쳐스

<탄생>은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과, 김대건 신부가 마더 테레사에 이어 종교인으로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에 선정된 것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됐다. 총 제작비 150억 원, 순 제작비만 100억 원이 투자되는 영화 ‘탄생’은 한국 천주교주교회의의 후원과 라파엘픽쳐스의 투자로 제작된다. 영화 <탄생>은 한국인 최초로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된 유흥식 대주교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유 대주교는 앞서 개봉한 <저 산 너머>를 보고 이 작품에 전액 투자한 남 대표이사에게 영화를 제안하게 된 것이다. 이번 영화의 시작도 남 대표이사의 활동으로 동력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제작에도 참여하는 라파엘픽쳐스(남상원 대표이사/現 아이디앤플래닝그룹㈜ 회장)는 김수환 추기경 일대기를 담은 장편영화 <저 산 너머>에도 40억 원을 투자한 바 있다. 남 대표는 2020년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을 뜻하는 ‘메세나’ 부문 수상자인 남 대표는 마음속에 항상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집착없이 베푸는 보시)’를 담고 살아간다고 한다. 그의 통 큰 지원은 언제나 문화예술인에게 큰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남 대표이사는 “150억 원의 제작·배급 비용이 들어간 많은 기대가 담긴 작품”이라며 영화 <탄생>을 설명했다.

▲영화 ‘탄생’ 스틸컷, 김대건 신부 역을 맡은 배우 윤시윤
▲영화 ‘탄생’ 스틸컷, 김대건 신부 역을 맡은 배우 윤시윤 ⓒ라파엘픽쳐스

천주교인에겐 이 영화가 팬데믹 이후 종교인의 방향을 얘기한다면, 일반 대중에게는 한 인물이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는 서사로 전해질 것이다. 제작사는 “김대건은 자신을 위한 삶을 살 수 있는 운명을 갖고 태어나지 않았지만, 그는 그 운명을 스스로 선택해 받아들였다”라며 격변을 마주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고민해나가야 할 삶의 방향에 도움이 되는 영화“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한편, 영화 <탄생>은 오는 10월 바티칸 시사회를 갖은 후 11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