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5월의 맞이해 조선 궁중의 방식으로 가족과 효(孝)의 의미를 기릴 수 있는 행사가 마련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본부장 정성조)는 창덕궁과 창경궁에서 부모에 대한 공경과 가족 간 화합을 되새겨보는 궁중문화 체험프로그램을 각각 개최한다.

어머니를 향한 효명세자 효심 담긴 축하연

창덕궁관리소(소장 문영철)는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총감독 허영일)와 함께 오는 5월 6일부터 8일 3일간 오전 11시에서 오후 1시까지 창덕궁 후원 연경당에서 ｢조선 순조 무자년 연경당 진작례｣를 재현한다.

‘진작례’란 왕실의 특별한 날에 신하들이 임금에게 술과 음식을 올리고 예를 표하는 의식을 말한다. ｢조선 순조 무자년 연경당 진작례｣는 순조 무자년(1828년 음력 6월)에 효명세자가 모친인 순원왕후(純元王后 1789~1857, 순조비)의 40세 탄신을 축하하기 위해 연경당에서 마련한 왕실잔치다. 이번 공연은 세계민족무용연구소가 ｢순조무자진작의궤純祖戊子進爵儀軌｣의 문헌기록을 학술적으로 고증하고 이를 격조 높은 전통의례로 복원한 것이다. 2006년 이후 올해 여덟 번째 공연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효명세자의 효심이 담겨 있는 왕실잔치를 국민과 함께 하는 의미에서 특별히 어버이날(5.8.)을 포함해 공연을 계획했다. 행사 관련 더 자세한 사항은 창덕궁관리소 누리집(www.cdg.go.kr)을 참고하거나 전화(창덕궁관리소 ☎02-3668-2300/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부설 세계민족무용연구소☎02-746-9347)로 문의하면 된다.

밤의 창경궁서 펼쳐지는 부모공경 행사

창경궁에서는 조선 시대 궁중잔치 중에 가장 작은 규모의 행사인 ‘야연(夜讌)’을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열린다.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이 함께하는 궁중문화 체험프로그램 ‘창경궁 야연’이 오는 5월 10일부터 15일까지 6일간 진행한다. ‘야연(夜讌/19세기 순조 때에 효명세자가 처음 만든 연향으로, 주빈(왕)에 대한 드높은 공경의 뜻이 담겨 있는 연향)은 왕세자가 아버지인 국왕을 위해 직접 행사를 준비하고 주관하는 특별한 잔치다.

이를 토대로 기획돼 지난해 처음 선보인 ‘창경궁 야연’은 부모님 중 1인이 체험자로 직접 참여하고 가족들이 관람객이 되어 함께 즐기는 프로그램이다. 체험자는 국왕의 초대를 받은 고위 문무관(남성) 또는 정경부인(여성)이 돼 조선 시대 전통 복식을 착용하고 궁궐 잔치의 주빈이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보통 궁중잔치에서는 국왕에게 7작 또는 9작의 술을 올리게 되는데, ‘창경궁 야연’ 행사에서는 1작만 올린다. 이렇게 술 한 잔을 왕세자가 올리고 나면 공연이 진행된다. 궁중정재 포구락과 가곡 공연으로 국왕에 대한 왕세자의 공경과 효심을 보여준다.

체험자 1인은 궁중음식이 식사용으로 제공되며, 체험자를 제외한 가족들에게는 궁중병과와 차가 제공된다. 행사가 끝나면 체험자의 독사진과 가족사진을 전문 사진사가 직접 촬영한 후, 액자 형태로 신청자의 자택까지 배송한다.

창경궁 야연 행사는 예매 신청은 5월 3일(화) 오후 2시부터 인터파크 티켓 (https://tickets.interpark.com/goods/22004919)을 통해 선착순으로 진행된다. 많은 가족의 참여를 위해 예매수량을 제한하며, 참여 비용은 체험객 1인과 가족 관람객 최대 4인(총 5인)까지 포함해 1가족 당 10만원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학술연구와 고증자료를 바탕으로 재현한 전통의례 공연이 일반인들에게 더욱 친숙하고 궁중연향에 대한 이해를 돕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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