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라인업 공개…“서울의 중심에서 만나는 컨템퍼러리 공연”
[현장리뷰]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라인업 공개…“서울의 중심에서 만나는 컨템퍼러리 공연”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4.29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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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예술의 현장을 포착하다
6.23~9.4,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지난 2월 일회성 대관 중심이 아닌 제작 극장으로 전환할 것을 선언했던 세종문화회관이 동시대를 선도하는 작품들로 꾸민 ‘싱크 넥스트 22 (Sync Next 22)’(이하 ‘싱크 넥스트 22’)를 오는 6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세종S씨어터에서 선보인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안호상 사장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안호상 사장 ⓒ세종문화회관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싱크 넥스트>는 맞춘다는 Synchronize와 다음의 Next가 결합해 탄생한 시즌 프로그램이다. 안은미,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이날치, 태싯그룹, 김치앤칩스, 김혜경, 박다울, 전윤환 등 오늘의 예술을 개척해온 예술가들과 서울시뮤지컬단, 서울시오페라단이 참여한다.

무용, 뮤지컬, 연극 등 기존 공연예술 장르와 함께 오디오 비주얼, 미디어아트, 다큐멘터리 등 장르 간 융합을 제한 없이 담아낸다. 무대와 객석이 고정되지 않은 직사각형 가변형의 블랙박스 극장인 S씨어터에서 진행하는 만큼 장소적 특성을 반영해 장르, 작품 형식 등 관습적 구분과 경계를 넘어선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28일 세종문화회관 아티스트라운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안호상 사장은 “올해 초 세종문화회관을 제작 극장화 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는데, 소속단체 중심의 시즌 프로그램으로만 관객들에게 다가가기엔 무리가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싱크 넥스트 22’가 그 가교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동시대 예술에 주목하면서 이 예술과 닿아 있는 예술가들을 정확하게 포착해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라며 “장르와 장르의 경계, 아티스트와 아티스트의 경계,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사라지는 경험을 이 곳(세종 S씨어터)에서 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현대 무용가 안은미는 시즌 개막과 폐막을 맡았다. 시즌 개막작은 안은미의 솔로 ‘은미와 영규와 현진(6.30~7.3)’이다. 현대무용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온 안무가 안은미는 장영규, 백현진과 오랜만에 만나 그녀의 상징적인 솔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시즌 마지막을 장식하는 안은미의 ‘안은미의 섬섬섬(9.1~9.4)’은 우리나라와 인도네시아 현대 무용가들의 협업으로 진행되며 한국이 주도하는 현대무용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안은미 예술감독은 “지금까지 선보였던 작품들 가운데 상징적인 솔로 레퍼토리를 엮어 선보일 예정이다. 2009년 이후 처음 선보이는 솔로 공연이라, 불구덩이에 들어가서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라며 “젊은 소리꾼들과 함께하는 '창창 프로젝트'는 소리하는 사람들이 자유로울 수 있게 소리로 추는 춤이다. 소리가 춤추고 돌아다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마지막으로 ‘섬섬섬’은 ‘드래곤즈’라는 작품에서 한 발 나아간 공연이다. 인도네시아 무용수들을 초청해 선보이는 공연이다. 어제 자카르타에서 오디션을 마치고 막 귀국했다. 이 과정을 통해 다섯 명의 무용수들을 선발했다. 새로운 아시아의 얼굴, 인도네시아의 몸이 말하는 역사와 미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출연진 (왼쪽부터) 안은미 예술감독, 김보람(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 장재호(태싯그룹), 가재발(태싯그룹)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출연진 (왼쪽부터) 안은미 예술감독, 김보람(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예술감독, 장재호(태싯그룹), 가재발(태싯그룹) ⓒ세종문화회관

안은미컴퍼니에서 안무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혜경의 솔로 무대 ‘자조방방 自照房房(7.12)’도 준비돼 있다. 

인기 록 그룹 콜드플레이와 협업으로 유명한 독보적 색채로 한류의 중심에 선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예술가와 관객의 경계를 없앤 공연 2편을 시즌에서 선보인다.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무교육적 댄스(7.6~7.8)’를 통해 그들의 안무법을 관객들과 공유하고, 스탠딩 객석으로 진행되는‘사우나 세미나(7.9)’를 통해 관객과 출연진이 한데 어우러져 춤추면서 자신만의 춤사위를 연구하게 된다. 

김보람 예술감독은 “무용의 대중화를 꿈꾸며 작업에 임하는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이번 공연에서 교육에 포커스를 맞춰 ‘무교육적 댄스’라는 작품을 구상하게 됐다. 작품의 제작과정을 입체적으로 설명해 관객들로 하여금 감각적 체험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라며 “‘사우나 세미나’는 관객과 무용수가 나란히 자리해, 무용에 대해 직접 연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미디어 아트, 오디오 비주얼과 공연예술의 만남도 주목할 만하다. 오디오 비주얼의 대표 예술가 태싯그룹은 디지털 기술에서 발견한 요소를 예술 퍼포먼스와 놀이로 승화시킨 문자 상황극 ‘ㅋㅋ프로젝트(7.15~7.16)’를 공연한다. 가재발 작가는 “문자 상황극이라는 설정을 통해, 공연 중에 실시간으로 관객들과 직접 소통하며 제대로 된 실험을 해보려 한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작품들에 녹아있는 모든 기술과 컨셉들이 활용될 예정이다. ‘ㅋㅋ’라는 키워드로 우리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 만들면서도 궁금해진다”라고 밝혔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출연진 (왼쪽부터) 전윤환 연출, 손미미(김치앤칩스), 엘리엇우즈(김치앤칩스), 권송희(이날치)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출연진 (왼쪽부터) 전윤환 연출, 손미미(김치앤칩스), 엘리엇우즈(김치앤칩스), 권송희(이날치) ⓒ세종문화회관

전윤환은 귀농 연극인의 비트코인 투자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연극 ‘자연빵(8.4~8.7)’에서 티켓 수입의 일부를 비트코인에 실시간 투자하는 행위를 관객에게 보여준다. 전윤환 연출가는 “‘한국의 청년들이 왜 비트코인에 목매달 수밖에 없을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된 작품이다. 리서치를 하면서 연극을 통해 벌었던 전 재산을 비트코인에 투자했고, 현재 반 정도 남아있는 상태다. 티켓 수익의 일부를 공연 중에 실시간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할 예정인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비쳤다.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는 덴마크 안무가 시몬느 뷔로드와 협업한 첫 현대무용 작품 ‘콜렉티브 비해비어(8.12~8.14)’를 공연한다. 김치앤칩스는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시각효과를 통해 개인의 주체성과 사회적 집단행동(Collective Behaviour) 간 긴장관계를 표현한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출연진 (왼쪽부터) 박다울, 김혜경(안은미컴퍼니)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출연진 (왼쪽부터) 박다울, 김혜경(안은미컴퍼니) ⓒ세종문화회관

이날치, 박다울, 창창 프로젝트는 판소리, 거문고 연주 등 우리 음악과 팝, 미디어아트, 현대무용이 결합한 신선한 무대로 관객에게 재미와 흥을 선물한다. 이날치는 ‘토끼, 자라, 호랑이, 독수리, 용왕(7.20~23)’공연으로 그들의 앨범 ‘수궁가’관련 활동을 마친다. 수궁가 이야기 속 동물 캐릭터와 어우러지는 공연으로 꾸며지는 이날치의 공연은 음악에 걸맞게 관객과 흥겹게 소통할 수 있는 스탠딩 객석으로 진행해 젊은 관객들의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슈퍼밴드 시즌 2를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얻었던 거문고 연주자 박다울은 내러티브가 가미된 퍼포먼스와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진 ‘ㄱㅓㅁㅜㄴㄱㅗ(7.26~27)’를 통해 깊이 있는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보여줄 예정이다. 젊은 소리꾼들로 이뤄진 창창 프로젝트는 그들의 이름을 자신 있게 내건 ‘소리의 만찬 <창창 프로젝트>(7.29~31)’에서 무대와 객석을 누비며 공연을 이끈다. 

서울시오페라단과 서울시뮤지컬단도 기존 서울시예술단 이미지를 벗어난 새롭고 파격적인 작품으로 관객에게 다가간다. 서울예술단 재직 당시 한국 창작음악극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며 공연계로부터 주목받아 온 김덕희 단장은 ‘싱크 넥스트 22’를 통해 신작 ‘원더보이(8.19~27)’를 소개한다. 서울시뮤지컬단의 ‘원더보이’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연수의 동명 원작을 ‘넥스트 투 노멀’, ‘이도’ 등을 연출한 박준영이 뮤지컬로 풀어낸다. 

서울시뮤지컬단 김덕희 단장은 “대극장이나 M씨어터에서 주로 공연됐던 그간의 작품들과 달리, ‘원더보이’는 S씨어터에서 선보이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김연수 작가의 유려하고 아름다운 문장을 무대연출보다 음악을 통해 구현하려 한다”라며 “대면무대와 더불어 신스웨이브와의 협업을 통해 전회차 메타시어터를 통해 동시 송출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왼쪽부터)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 서울시뮤지컬단 김덕희 단장 ⓒ세종문화회관
▲세종문화회관 ‘싱크 넥스트 22’ 기자간담회 현장에서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왼쪽부터)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 서울시뮤지컬단 김덕희 단장 ⓒ세종문화회관

서울시오페라단 박혜진 단장은 괴테의 희곡과 구노의 오페라를 콜라주한 ‘파우스트: 악마의 속삭임(6.23~26)’을 공연한다. 오페라와 연극의 합성어로 탄생한 오플레이 장르로 소개되는 이 작품은 서울시오페라단과 작업을 함께한 바 있는 연출가 박소현과  인천시향 부지휘자 정한결이 함께 무대를 만든다. ‘도시남녀’, ‘학교 2’, ‘신입사관 구해령’ 등에 출연한 연기자 정찬이 중년의 파우스트역을 맡아 출연한다. 

한편, ‘싱크 넥스트 22’티켓은 5월 3일 화요일 오전 10시에 오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