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레앙 허의 재밌게 공연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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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를레앙 허(허성우)
  • 승인 2010.01.21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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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터 홍 (Meister Hong) 오르간 제작 25주년 기념 음악회

영국의 국앙 헨리8세는 왕비 캐서린과의 사이에서 아들이 없자 궁녀인 앤불린과 결혼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이유로 6세기 이후로부터  영국을 지배했던 로마 교향청에 의해 파문당하자 로만 카톨릭의 전례와 교리를 중시하면서도 정치적 영향력으로부터는 결별을 의미하는 종교개혁을 단행하여 영국국교회(The Anglican Church)를 창설하였고 초대 수장이 되었다.

천일의 앤이라 불리는 앤불린에게서 태어난  엘리자베스 1세가 왕위에 즉위한 후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한 끝에 해가지지 않는 스페인의 시대를 무너뜨리고 해가 지지않는 대영제국시대를 열며 성공회는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19세기후반에는 우리나라에도 선교가 이루어져 지금은 7만여명에 가까운 신자가 있고  신,구교간의 교회일치운동(에큐메니컬운동)에 앞장서 나가고 있다. 서울 정동에 위치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드문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은 무척 인상적이다.

그 가운데 아담한 규모의 성요한성당에서는 아주 특별한 음악회가 열렸는 데 바로 우리나라 최초의! 마이스터 홍성훈 오르겔바우어(오르간 건축가) 오르간 제작 25주년 음악회가 열렸다.

홍성훈 마이스터는 지난 1987년 독일 플라이터(Fr.Fleiter Orgelbau)사의 도제입문과 1991년 클라이스(Johannes Klais Orgelbau)사의 마스터과정을 거쳐 1997년 오르겔 바우어로 독일 국가시업에 합격 한 후 현재 경기도 양평 국수리에 '홍성훈 오르겔 바우'를 설립, 오르겔의 한국화와 토착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귀한 인물이다.

독일의 인간문화재(현재는 무형문화재) 에 해당하는 마이스터(Meister) 시험은 평생에 두 번밖에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데 더우기 외국인이 이 시험을 통과하는 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가 하필 국가적인 재난시기인 IMF 시기에 귀국하여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첫 번째 작품(op.1)이 바로 음악회가 열리는 성요한 성당에 소재해 있다. 성당의 예배를 위한 겸허한 봉사자와 같은 악기인 오르겔은 ‘야곱의 사다리’로 불릴 정도로 성당의 전례에 있어 필수적인 악기인데 불교에서의 범패와 비교될 수 있겠다.

오르겔이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 140여개 설치되어 있다고 한다. 아직은 교회수에 비해 많지는 않다. 그러나 흥미로운 사실은 세계적으로 오르겔의 신수요층의 나라가  우리나라라는 것이다, 마이스터 홍,그가 세계적 오르겔 제작회사인 독일 클라이스사를 박차고 나온데는 이와같은 예측에 힘입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오르겔은 음향학적 설계와 건축학적 설계의 절충으로 완성되어진다. 고딕시대에는 수직적인 선이 강조되었으므로 예를들면 프랑스 고딕성당의 대표격인 사르트르대성당에는 수직으로 길다란 오르겔이 제작되어 있을 거라 추측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그렇지 않다.

스테인글라스 예술적 장식이 특히나 인상적인 내부에는 제비집모양으로 움츠려든 형태의 작은 오르겔이 설치되어 있어 자칫 실망감을 줄 수 있지만 코랄의 회중석을 고려한 건축학적 고민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한다. 

내가 본 고딕성당 가운데 최고로 압권이었던 독일 쾰른 성당내부에도 덩치에 어울리지않게 조그마한 오르겔이 설치되어 있었던 것이 비로소 이해가 간다. 오르간음악은 서양에서!

교회음악이 지배적이었던 중세시대에 꽃을 피운 음악이다. 그러므로 종교개혁 이후의 바로크시대에서의 오르간음악은 그 위상이 예전만 못하였다. 바로크시대를 살았던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요한 세바스찬 바흐가 오르겔음악을 많이 작곡했지만 이백년이나 지나서 멘델스존의 노력으로 세간에 알려지게 된 것이 그런 배경 때문일  것이다.

성공회대 조인형 교수의 연주로 들은 세바스찬 바흐의 목가곡 (Pastorale BWV 590)은 내가 오르겔로 직접 듣고 싶었던 명곡중 하나에 속하는 데 오늘 연주를 들을 수 있어 무척 뜻깊었다.

오를레앙 허 press@sctoday.co.kr

   
오를레앙허(본명 허성우)/작곡가/재즈피아니스트

음악교육과 전공, 프랑스 파리 유학.
IACP, 파리 빌에반스 피아노 아카데미 디플롬, 파리 에브리 국립음악원 재즈음악과 수석 졸업.
재즈보컬 임미성퀸텟의 1집 ‘프린세스 바리’ 녹음 작곡과 피아노.
제6회 프랑스 파리 컬러즈 국제 재즈 페스티벌 한국대표(임미성퀸텟)
제1회 한전아트센터 재즈피아노 콩쿨 일반부 우승
현재 숭실대, 한국국제대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