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거리 밝힌 연등 행렬…“부처님 오신 날, 도심을 환하게 꽃 피우다”
3년 만에 거리 밝힌 연등 행렬…“부처님 오신 날, 도심을 환하게 꽃 피우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5.0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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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후 첫 연등행렬
불교문화 공연·민속놀이 등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서울 도심이 3년 만에 연꽃으로 가득찼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됐던 '부처님 오신 날' 맞이 연등 행렬이 지난 1일과 전날인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등 도심에서 펼쳐졌다. 

▲2022 연등행렬
▲2022 연등회 연등행렬 ⓒ연등회 중계영상 캡쳐

이번 연등회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첫 연등 행렬이다. 2020년 12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연등회는 코로나19로 인해 2년 연속 행렬이 취소되고, 지난해엔 조계사 앞에서만 약식으로 열린 바 있다. 연등회는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는 주제로, ‘국민의 마음을 치유한다’는 뜻을 담았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위원장 원행 스님)는 지난달 30일 오후 동국대운동장에서 국가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연등회를 개막했다. 동국대운동장에 마련된 특설무대에는 봉축위원장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일면 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무원 스님, 진각종 통리원장 도진 정사, 관음종 총무원장 홍파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호명 스님, 총지종 통리원장 우인 정사 등 각 종단 대표들과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정문, 호계원장 보광, 교육원장 진우, 포교원장 범해, 동국대 이사장 성우, 해외교구장 정우, 군종교구장 선일,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봉축위 집행위원장 삼혜 스님을 비롯한 중앙종무기관 스님, 윤성이 동국대 총장, 주윤식 중앙신도회장, 이기흥 불교리더스포럼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등이 자리했다. 

이날 자리에서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끝나지 않을 것만 같던 코로나가 끝나가고 연등회가 빛을 밝혔다”라며 “다시 희망이 꽃피는 일상을 위해 연등을 밝히자”라고 전했다.

▲2022 연등회 연등행렬 ⓒ연등회 중계영상 캡처
▲2022 연등회 연등행렬 ⓒ연등회 중계영상 캡쳐

연등회의 꽃이라 불리는 연등행렬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종로구 흥인지문에서 시작해 종로구 일대를 거쳐 조계사까지 이어졌다. 이 행렬엔 부처님 형상과 코끼리, 사자, 사천왕 등을 비롯한 형형색색의 연등을 앞세우고 장엄등과 개인등을 든 스님과 불자들이 흥인지문부터 조계사까지 2.9km에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이날 연등축제엔 3만 5천여 명이 참석해 ‘부처님 오신 날’을 경축했다.

연등행렬은 인로왕번과 오방불번을 앞세운 취타대를 시작으로 범천등, 제석천등, 사천왕등이 행렬을 이끌었다. 또 봉축위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소속 종단대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등 봉행위원단이 선두그룹을 형성했다. 뒤를 이어 중앙승가대, 석림회, 연합합창단, 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 동대부고를 비롯한 종립학교 학생들, 승가원, 조계종 사회복지재단 등이 오색연등을 들고 행진했다. 더불어 총지종, 진각종, 태고종, 관음종 등 각 종단과 수도권 주요사찰 등 60개 단체에서 참가한 불자들이 조계사까지 긴 행렬을 이어갔다.

▲2022 연등회 조계사 연등행렬
▲2022 연등회 조계사 연등행렬 ⓒ연등회 중계영상 캡쳐

1일에는 조계사 앞과 안국동 무대 등에서 50여 개 부스가 참여하는 ‘전통문화마당’ 행사가 열려 풍물놀이, 어린이 공연이 거리에서 펼쳐졌다. 코로나19 거리 두기가 풀리면서 이틀간 종로구 일대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저마다의 소원을 빌었다. 

전통문화마당은 ‘나눔마당’, ‘청춘마당’, ‘전통마당’, ‘국제마당’, ‘NGO 마당’ 등 5가지 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나눔마당에는 ‘어린이·청소년 마음보기, 알기, 다루기’, ‘불교의 미래, 불교상담’ 등이 준비돼 참여자들이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으며 청춘마당에는 대불련과 불교문화사업단이 젊은 층을 겨냥해 불교를 바로 알리고 사찰음식을 체험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불교계는 봉축 기간에 ▲청계천 전통등 전시회(7~21일) ▲조계사 앞 등간 및 행렬등(8~30일) ▲종로 및 우정국로 등의 거리(30일까지) ▲봉은사 전통등 전시회(23일까지) 등도 마련했다. ‘연등법회, 유네스코 등재 기념식’은 15일 오후 6시 조계사에서 진행되며 온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다.

‘부처님 오신 날’인 8일엔 서울 조계사를 비롯한 전국 사찰에서 부처님 오신 날 법요식이 봉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