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CA,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최종 2팀 선정…가상세계‧실존문제 다뤄
MMCA,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최종 2팀 선정…가상세계‧실존문제 다뤄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1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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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선정 2팀…‘로스트에어’, ‘크립톤’
3천만 원 창작지원금, 창동레지던시 제공
▲MMCA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공모 홍보물 (사진=MMCA제공)
▲MMCA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공모 홍보물 (사진=MMCA제공)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미술계를 넘어 다학제간의 협업을 시도하며 차세대 미술창작자를 발굴하는 공모 사업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 선발팀이 최종 선정 됐다. 올해에는 108팀이 지원해 54대 1의 경쟁을 뚫고 선정된 2팀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관장 윤범모)은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의 최종 선발팀으로 ‘로스트에어’(Lost Air⋅이우경, 이다영, 박주영, 박민주)와 ‘크립톤’(Crypton⋅황수경, 정민주, 염인화)을 발표했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는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미술 장르에 한정된 공모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작가, 기획자, 연구자 등의 협업을 지원하며, 새로운 플랫폼을 실험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019년부터 시작했고, 매년 2팀씩 선발‧지원한다.

올해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2》지원팀들은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세계의 활용을 주요 방법론으로 내세우는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심리나 감정에 대한 주제도 눈에 띄었는데,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고립과 거리두기에서 오는 인간의 외로움과 소외, 나아가 삶과 죽음을 환기하며 나타난 결과로 판단해 볼 수 있다. 심사위원들은 NFT로 표현되는 가상세계뿐 아니라, 기획자들이 실존의 문제에 집중하고 있음을 양가적으로 드러냈다고 평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실재와 가상의 물리적 접점, 지구 환경과 생태 위기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들을 볼 수 있었다.

로스트에어(Lost Air⋅이우경, 이다영, 박주영, 박민주)는 국내 언더그라운드 공연계에서 이뤄지는 파티의 공간의 지정학적 의미를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2019년 이후 강남 대형 클럽의 사건⋅사고가 이슈화되고, 코로나19로 인한 클럽 공동체의 파편화가 가속화되면서 언더그라운드 창작자들은 새로운 기획과 공간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로스트에어는 공간을 일시적으로 점유하고 파티를 기획, 기록함으로써 하위문화 공동체의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한다. 프로젝트는 1990년대 국내 전자음악계에서 중요한 무대로 기능한 서교동 ‘명월관’, 을지로3가 도시정비형 재개발지역에 위치한 공연장인 ‘acs.kr(안철순)’을 거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열리는 클로징 파티로 완결된다.

크립톤(Crypton⋅황수경, 정민주, 염인화)은 ‘코코 킬링 아일랜드(Koko Killing Island)’라는 가상의 생태 환경을 내세워 노동과 자본의 가치에 대해 질문한다. 지구 온난화는 생태 지형에 어떤 변화를 초래하는가? 아열대 기후로 변모하고 있는 한국 상황에 빗대 크립톤은 대체 품종 개발과 신메뉴 개발이 한창인‘코코 킬링 아일랜드’라는 가상 환경을 제작한다. 또한, 크립톤은 이 프로젝트가 국공립미술관에서 작동할 때 미술관의 공공성과 개별 관람자 간의 관계성을 소유와 소장, 거래 등 미술관의 자본 구조와 연결해 가시화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2021 프로젝트 해시태그 전시작, 더 덕 어몽 어스, #후즈더덕어몽어스 영상 설치 전경 ⓒ김윤재
▲ 2021 프로젝트 해시태그 전시작, 더 덕 어몽 어스, #후즈더덕어몽어스 영상 설치 전경 ⓒ김윤재

최종 선발된 두 팀에게는 한 팀 당 창작지원금 3천만 원과 작업실(창동레지던시, 5월-12월)이 제공되며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에서 전시 형식을 넘어선 새로운 형태의 협업 결과물을 11월 선보일 예정이다.

공모 지원팀 중 총 다섯 팀이 서류심사에 통과하여 최종 면접 심사에 올랐고, 면접 심사에는 네덜란드 국립 건축, 디자인 및 디지털 문화 박물관인 헷 뉴어 인스티튜트(Het Nieuwe Instituut)의 총책임자이자 예술 감독인 아릭 첸(Aric Chen),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객원 교수이자 더월드어라운드(The World Around)의 창립자인 비아트리스 갈릴리(Beatrice Galilee), 김준기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박수진 학예연구관, 김형미 학예연구사가 참여했다.

심사에 참여한 아릭 첸은 “선정팀을 포함한 5팀 모두 예술적, 창의적 실천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람, 사회 및 행성으로서 직면한 큰 문제를 대처하는 데 필요한 접근 방식을 반영했다”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