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라이즈데이(Moon Rise Day)》展, “인간 문재인을 기억하는 이들이, 대통령 문재인에게 보내는 헌사”
《문라이즈데이(Moon Rise Day)》展, “인간 문재인을 기억하는 이들이, 대통령 문재인에게 보내는 헌사”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13 17: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3~22, 약수역 RNL(로즈앤라임)갤러리
국내 대표 작가 21인 참여, 문다혜 기획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문재인 前대통령 퇴임을 기념하는 전시가 기획됐다. 13일 개막해 오는 22일까지 약수역 RNL(로즈앤라임)갤러리에서 개최되는 《문라이즈데이(Moon Rise Day)》展 이다.

▲조윤진, 동행 (사진=다다기획 제공)
▲조윤진, 동행 (사진=다다기획 제공)

국내 대표 작가이면서 오랜 시간 민중미술계에서 활동했던 작가 21인이 함께 한다. 참여 작가는 김은진, 김준권, 김중만, 명민호, 박건웅, 손연칠, 신장식, 이경미, 이구영, 이세현, 이이남, 이종한, 이진휴, 임영선, 임옥상, 전영일, 정영환, 조광기, 조윤진, 최규락, 홍선웅(가나다순)이다. 이번 전시는 더휴먼(대표 장영재)에서 주관하고 문재인 前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씨(다다기획)가 기획자로 참여했다.

전시 주관사 더휴먼은 “역대 가장 높은 지지율을 갖고 임기를 마감한 대통령 문재인의 시간은 단순히 ‘팬덤’으로만은 판단 할 수 없다”라며 “‘사람이 먼저다’로 상징되는 문재인의 철학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외교적 성과, 팬데믹 위기 상황에서도 대한민국의 도약을 이끌어낸 지도자 역량 등에 대한 다수 국민의 진솔한 칭찬이며 이는 정치성향과 진영을 떠난 평가”라고 말했다.

▲임옥상, 봄바람
▲임옥상, 봄바람 (사진=다다기획 제공)

이번 전시는 대통령 문재인에 대한 배웅이면서, 그의 철학에 공감하고 동행했던 다수의 시민들에 대한 감사의 의미를 담아 기획됐다. 전시 작품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헌정 작품으로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공감 또는 정치인 문재인의 행보에서 얻은 영감을 표현한 순수 예술작이다.

전시 기획을 맡은 다다기획은 유튜브에 ‘문라이즈데이’라는 채널을 개설해,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그들의 예술관을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 영상을 업로드 하고 있다. 21인 참여 작가 중 6인의 작가를 인터뷰 해 그들의 작품 세계와 이번 전시에 출품한 작품에 대한 설명을 전한다. 문 前대통령 헌정 전시로 기획된 만큼 작가들의 출품작에 담긴 이야기들은 작품관람에 깊이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준권, 산의 노래 -16, H125cm×W80cm 2022년작 채묵목판
▲김준권, 산의 노래 -16, H125cm×W80cm 2022년작 채묵목판 (사진=다다기획 제공)

이번 전시에는 지난 2018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남북정상회담 당시,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 걸렸던 <山韻>을 작업한 김준권 판화가도 참여한다. ‘문라이즈데이’ 채널에 업로드 된 김준권 판화가 인터뷰에는 당시 <山韻>이 걸리게 된 과정이 짤막하게 담겨 있다.

김 판화가는 “TV에서 그 자리에 내 작품이 걸린 것을 보면서, ‘누가 연출했는지 몰라도 내 마음과 똑같네’라고 생각했다”라며 “분단 세대로서 항상 백두대간이 연결되는 순간을 희망해왔는데, 70년 만에 두 남북지도자가 만나는 자리에 내 작품을 걸어둔 것을 보면서 ‘정말 선택 잘했네’라는 생각과 뿌듯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홍선웅,산다화(山茶花), 목판채색, 142X121cm, 2011
▲홍선웅,산다화(山茶花), 목판채색, 142X121cm, 2011 (사진=다다기획 제공)

민중미술작가이자, 우리의 지역과 국토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 안으로 담아내는 홍선웅 판화가도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홍 판화가는 <태백산맥>, <시암리 초소>, <제주 4‧3 진혼가> 등의 작품을 통해 우리나라 가지고 있는 분단 현실과 역사를 작품 안에 담아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홍 판화가가 출품한 작품은 <산다화(山茶花)>라는 작품으로 매화와 차(茶)의 정취와 한국적 색채가 담긴 작품이다. 그는 “이번 작품은 기획 단계에서 기획 측이 선정한 작품인데, 선명한 정치적 색채 없이 ‘매화’와 ‘차’라는 한국인이라면 공감할 수 있는 정서가 담긴 작품이어서 선택되지 않았을까 싶다”라며 “처음 전시 제안을 받았을 때, 인간적으로 존경하는 분의 시간을 기념하는 자리 참여할 수 있어서 정말 반갑고 영광스러웠다”라며 전시 참여 소감을 전했다.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 13일 오후5시 전시 개막 전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전시를 기다렸다.
▲《문라이즈데이(Moon Rise Day)》전시를 관람하고 있는 시민들. 13일 오후5시 전시 개막 전부터 많은 관람객들이 줄을 서고 전시를 기다렸다. (사진=홍선웅 판화가 제공)

‘문라이즈데이’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된 인터뷰 영상에서 임옥상 작가는 “문 대통령은 인간으로 훌륭한 대통령이었고 품위, 깊이, 인상이 아주 좋은 대통령이었다”라며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고 국민과 함께 보조를 맞춰서 걸어가 준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도 계속 건강하길 바란다”라는 말을 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문재인 前 대통령의 인물화 작품과 함께, 그를 상징하는 자연물과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상징하는 작품들이 출품됐다. 또한, 완전한 국토와 백두대간을 통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분단 상황을 은유하며 희망을 녹여낸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임영선, 문재인 세월호 (사진=다다기획 제공)
▲임영선, 문재인 세월호 (사진=다다기획 제공)

더휴먼 관계자는 “정치를 바라보지 마시고 작품에 담긴 마음을 바라보시기를 권하며 이를 통해 공동체를 위한 연대감을 북돋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시에 대한 바람을 전했다.

국가의 前 대통령에게 헌정하는 전시에서 정치색을 완전하게 빼낼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금 다른 시각을 갖고, 한 시대가 지나가고 그 시대를 기억하는 자리로써 바라본다면 지난 5년 간 우리 각자의 기억을 더듬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