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군립미술관,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소장품 스토리》展 개최
양평군립미술관,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소장품 스토리》展 개최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1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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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6.19, 2022년 첫 기획전시
양평이 품은 예술성 펼치는 자리
원로작가 고정수, 이상찬 작가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양평군립미술관이 따뜻해지는 날씨와 함께 2022년 첫 기획전시를 선보인다. 양평군립미술관(관장 이상찬)이 2022년 봄 프로젝트로 양평신화찾기 다섯 번째 전시인 《소장품 스토리》展과 《제9회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展을 개최한다. 지난 13일 시작해 오는 6월 19일까지 개최된다. 2011년 미술관 개관이후 10여 년간 미술관이 찾아오고 탐색해 온 방향성과 변화 양상 등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자리다.

▲고정수, 생각하면 모두 아픈 나날들-7, 대리석, 43x53x31cm, 1995
▲고정수, 생각하면 모두 아픈 나날들-7, 대리석, 43x53x31cm, 1995 (사진=양평군립미술관 제공)

먼저 올해로 9번째를 맞이한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전시는 고정수(高正守, 1947~) 조각가와 이상찬(李相讚, 1947~) 한국 화가를 초대해 작품을 선보인다. 1980년대를 기점으로 다양한 예술가들이 양평으로 이주하며, 양평 태생의 작가들과 더불어 자연과 삶을 근간으로 한 미학적 모색은 한국 문화예술 발전의 동력이 됐다.

《양평을 빛낸 원로작가》전은 전 생애에 걸쳐 작품 활동에 전념해온 원로작가의 작품과 그 흐름을 조망해본다. 원로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자세히 살펴보며, 양평에서 완성되고 양평에 머물러 있던 예술의 위상을 생각하게끔 한다.

고정수 작가는 부피감이 있는 조각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6등신의 푸근한 여체로 대지와 같은 너그러움의 모성애를 조형화해낸다. 고 작가는 한국 조각의 변혁 속에서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다 곰이라는 새로운 모티프에 사람의 모습을 투영하는 작업도 선보이고 있다.

공기조형물(air balloon), 세라믹, 알루미늄 랩핑, 디지털 콜라주 등의 다양한 소재를 입고 태어난 곰들은 행복한 표정과 경쾌한 몸짓으로 보는 이의 얼굴에 미소를 자아내며 삶의 온기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작을 포함해 작가가 빚어낸 다양한 여체와 곰을 통해 온건한 그의 조형적 언어를 탐구한다.

▲이상찬, 근원-자연회귀20-07, 요철지에 석채, 혼합재료_72.7x60.6cm,2020
▲이상찬, 근원-자연회귀20-07, 요철지에 석채, 혼합재료_72.7x60.6cm,2020 (사진=양평군립미술관 제공)

이상찬 작가는 근원(根源)이라는 주제로 오랜 시간 미학적 탐구를 이어오고 있다. 이 작가는 한국화는 지필묵으로 이루어진다는 전통적 관념을 타파하고 석채, 테라코타, 한지, 질료의 혼합 등 다양한 재료의 실험과 독자적이고 과감한 표현의 모색으로 우주 만물의 원천에 관한 탐구를 펼쳤다.

우주 만물의 생명력과 그 정신성을 성리학의 ‘이기설(理氣說)’과 한국 전통 색채인 오방색을 바탕으로 사슴을 비롯한 자연물에 투사해 상징적으로 표현해 기운생동(氣韻生動)을 끌어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장르를 초월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그의 작품 세계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육근병, NOTHING,  LED TV monitor + USB memory, 62.2x106.3x5.5cm, 2012
▲육근병, NOTHING, LED TV monitor + USB memory, 62.2x106.3x5.5cm, 2012 (사진=양평군립미술관 제공)

《소장품 스토리》전은 양평군립미술관이 2011년 개관 이후부터 2021년까지 수집한 회화, 조각, 사진, 미디어, 공예 등 다양한 장르에 걸친 249점의 소장품들을 각 테마별로 해석한 스토리텔링 형식의 기획전이다.

전시는 총 3가지 공간으로 구성됐다. ‘감각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현대미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미디어아트와 확장된 매체를 선보인다. ‘재현과 해체’ 공간에선 양평의 자연을 소재로 자연의 상징과 은유적인 요소들을 해체하거나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배치한다.

▲고완석, 행복바라보기 13-105, 스테인리스스틸 서스에 상감기법 채색, 231x111cm, 2013
▲고완석, 행복바라보기 13-105, 스테인리스스틸 서스에 상감기법 채색, 231x111cm, 2013 (사진=양평군립미술관 제공)

마지막 공간은 ‘기억의 아틀라스’라는 주제로 구성됐다. 객관적인 기록과 그 속에 숨어 있는 작가의 주관적인 순간이 합쳐진 지점이 담긴 작품을 선보인다. 사회에 소속돼 살아가며, 시대적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는 존재들의 기록이 현대미술 안에서 어떻게 실험되고 표현되고 있는 지 찾아볼 수 있다.

미술관 측은 “다양한 형태의 작품들이 공존하는 현대미술 경향 안에서 지역작가들의 미술이 동시대 주요 흐름으로 자리하며 당대의 미적, 문화적 유산으로 남겨지는 과정을 조망하고자 했다”라며 “세계성과 사물성에 대한 경험으로 예술가가 빚은 작품에 양평이라는 주체를 바라보는 시선이 깃들어 있고, 그 광경이 미술관에서 전시되는 상상의 장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동원, 사유의 숲-나무와 시, 캔버스에 아크릴, 162x130.3cm, 2009
▲금동원, 사유의 숲-나무와 시, 캔버스에 아크릴, 162x130.3cm, 2009 (사진=양평군립미술관 제공)

점점 더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시기에, 이번 전시는 양평이 지니고 있었던 다양한 예술의 결을 만나게 할 것으로 보인다. 원로작가 전을 통해 지역과 지역을 토대로 활동 작가들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고, 소장품 기획전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와 세계를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시선을 경험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