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로 만나는 영웅의 삶”…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작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발레로 만나는 영웅의 삶”…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작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5.17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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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10 PM 7:30,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대한독립의 함성이 천국까지 들려오면 나는 기꺼이 춤을 추면서 만세를 부를 것이오.” 영웅이지만 한 인간이기도 했던 안중근 의사의 짧은 생이 무대 위에서 발레로 재탄생한다. 

▲2021 예술의전당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M발레단
▲2021 예술의전당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예술의전당

M발레단의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문병남 안무, 양영은 대본·연출)은 2015년 무용창작산실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으로 초연된 후, 지난해 ‘2021 예술의전당 창작발레’로 새롭게 관객들과 만난 것에 이어 ‘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작으로 다시 한 번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포기를 모르고 강행해 온 안중근 의사의 구국활동을 강렬하면서도 절도있는 남성군무와 함께 생생히 되살리며 불굴의 의병활동, 피로 맺은 단지동맹, 그리고 죽음을 무릅쓴 하얼빈 의거까지 우리의 역사가 지닌 강인함을 온 관객석에 전한다. 

▲2021 예술의전당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M발레단
▲2021 예술의전당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예술의전당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대부분 일회성 공연으로 끝나는 공연예술(특히 무용)분야의 창작지원사업의 단점을 극복하는 유일한 발레작품으로, 문예진흥기금 공모사업 중 하나인 공연예술창작산실사업의 ‘창작품의 레퍼토리화’라는 목표를 활발히 실현시키고 있는 모범적인 사례작이다. 이 작품은 2021년 예술의전당과 함께한 재제작과정에서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와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안무, 그리고 압도적인 연출을 선보이며 수년간 해외 라이센스 작품 수입에만 취중해 온 한국발레계의 문제점을 보완한 바 있다. 

안중근 의사의 모든 결단을 지지한 아내 김아려와의 가슴시린 파드되(2인무)는 이들이 겪어야했던 슬픔과 울분을 온전히 느끼게하며, 나라를 위해 떳떳하게 죽으라는 어머니의 당부 속에서 결국 스스로 당당히 죽음을 택하는 안중근 의사의 모습을 통해 가슴에 사무치는 뜨거운 감동을 전한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대한민국의 대표 발레무용수 전)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훈과 김지영의 만남이다. 현재 미국에서 활약하며 Tulsa발레단에 입단예정인 이동훈은 오랜만에 국내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에 출연을 결심하며 안중근 의사에 대한 인물 탐구에 들어간 그는 “우리나라의 영웅적 인물인 안중근 의사역을 맡게 되어 매우 조심스러운 마음이며, 그분의 기개와 깊이있는 철학을 잘 풀어낼 수 있도록 성숙된 자세로 작품에 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번 2022년 공연에서는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 역의 비중을 조금 더 확대해, 아들 안중근에게 죽음을 받아드리라고 전하는 어머니의 심정을 심도있게 표현해내고자 한다. 이에 초연부터 함께한 현)성신여자대학교 무용예술학과 교수/융합문화예술대학 학장인 김순정교수가 조마리아 역을 맡아 깊이있는 연기력과 기품있는 자태로 아들에 대한 애절함과 포용력을 보여줄 예정이다. 

▲2021 예술의전당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M발레단
▲2021 예술의전당 창작발레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사진 ⓒ예술의전당

일본군 장교 이시다 역을 맡은 전)우루과이국립발레단 무용수 윤별은 국내 독보적인 테크니션으로 멈추지 않는 그의 회전력을 통해 일본군의 횡포를 느끼게 해줄 예정이다. 이시다의 여인 사쿠라 역을 맡은 전)파리오페라발레단 준단원 출신 윤서준은 남다른 신체라인과 깔끔한 테크닉을 자랑하며 차세대 발레스타의 탄생을 예감하게 한다.

한편, M발레단 문병남 대표는 1984년 국립발레단에 입단해 10년간 주역 무용수로 활동하며 한국 발레의 첫 전성기를 연 예술가로, <왕자호동>,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처용>, <오월바람> 등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재로한 창작발레의 작업을 꾸준히 이어가며 한국발레의 정체성을 구축해왔다.  <왕자호동>은 2009년 초연 이후 몇 번의 수정·보완 작업을 거쳐 2011년에는 이탈리아 산 카를로스 극장에서 열린 국제 댄스 페스티벌에 개막작으로 초청되어 한국인 최초로 세계무대 진출 전막발레작품을 만드는 쾌거를 이루었다. 문병남은 2015년 M발레단을 창단 후, 최근 2019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오월바람>까지 꾸준히 우리의 이야기를 발레로 만들어내며 한국창작발레의 정체성을 지켜나가고 있다. 예술의 전당과 공동제작 한 2021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클래식 발레의 전통적 움직임을 존중하며, 이에 남성적인 역동성과 현대적인 연극적 움직임을 조합하는 섬세하면서도 신선한 창의력을 선보였다.

문 대표는 정통발레부터 한국적 감성을 담은 수많은 작품들을 안무, 지도, 재구성해 국내외 무대에 올리며 한국 창작발레의 위상을 높인 공을 인정받아 지난 2017년 본지 서울문화투데이 문화대상(무용)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개막작 M발레단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은 오는 6월 9일과 10일 오후 7시 30분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2만원. 예매 예술의전당, 인터파크(문의: 070-8121-4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