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 가림성 발굴현장서, 백제 성벽 원형 흔적 확인
충남 부여 가림성 발굴현장서, 백제 성벽 원형 흔적 확인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20 10: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제 수도 사비도성 방어 위한 ‘부여 가림성’
성벽 내부 조사 진행, 백제 토목기술 확인할 흔적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부여 가림성 8차 발굴조사’에서 백제 왕도의 실체를 확인해볼 수 있는 유적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가림성의 초축 성벽과 석축 배수로 등 백제가 사비도성 관문으로서 사용한 흔적이 확인됐다. (재)백제고도문화재단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20일에 발굴현장을 공개했다.

▲가림성 8차 발굴조사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가림성 8차 발굴조사 전경 (사진=문화재청 제공)

‘부여 가림성’은 백제의 수도 사비도성의 방어를 위해 501년(동성왕 23년)에 쌓은 석축산성으로 백제가 쌓은 성터 중 옛 지명과 축성연대를 알 수 있는 유일한 성곽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적이다. 지난 2019~20년에는 가림성의 북쪽 성벽과 성 내측 시설물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했고, 이 시기 조사에선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 집수지가 확인된 바 있다.

이번 8차 발굴조사는 가림성의 보존관리사업의 하나로 2021년 12월부터 진행됐다. 올해 발굴 조사는 성벽의 구조와 함께 성내 시설물을 포괄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성 바깥쪽에서 안쪽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진행했다. 그 결과, 백제 시대 처음 성벽이 조성된 후에 통일신라와 고려, 조선 시대를 거치면서 5차례 이상 고쳐 쌓은 성벽의 흔적과 성벽을 다시 쌓을 때마다 성 안쪽에서도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조성한 점을 확인하게 됐다.

▲가림성 8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내벽 모습
▲가림성 8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내벽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이번 조사는 그간 가림성에서 시행된 적 없었던 성벽과 내부 공간 활용의 단면을 한 번에 살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가림성 북사면 곡간부에 조성된 성벽의 축조 기법과 성내의 배수체계 등 백제 토목기술과 함께, 꾸준하게 사용된 당시의 수‧개축 기술력을 바탕으로 가림성의 역동적인 변화상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한편, ‘부여 가림성’은 현재 서문지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한 시굴조사도 진행 중에 있다. 현재까지 문지는 개거식(開拒式/개방식(開放式)이라고도 하는 성문의 구조로 통로 상부가 개방된 형태)으로 2차례 이상의 고쳐 쌓은 (수개축, 修改築 )성벽을 확인했다.

가림성 발굴조사는 20일 발굴현장 공개 후에도 국민과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 6월 20일까지 진행되는 조사기간 중 상시로 현장을 개방한다.

가림성 8차 성벽과 배수로 모습 3
▲가림성 8차 발굴조사에서 확인된 성벽과 배수로 모습 (사진=문화재청 제공)

문화재청 백제왕도핵심유적보존관리사업추진단과 부여군은 “이번 발굴조사 성과를 바탕으로 사비도성의 거점산성인 부여 가림성의 정비와 관리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며 “이후에도 가림성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지원해 백제왕도의 실체를 복원하고, 유적의 보존ㆍ관리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