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R전시《빼뻘-시공을 몽타쥬하다》, 한국전쟁 이후 빼뻘마을 기록
VR전시《빼뻘-시공을 몽타쥬하다》, 한국전쟁 이후 빼뻘마을 기록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20 11: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18~26, 의정부아트캠프
의정부‧경기문화재단 공동주최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의정부가 가지고 있는 지역적 기억을 같이 공유하고 예술적 시각으로 풀어내는 프로젝트가 준비됐다. 의정부문화재단(대표 손경식)은 빠르게 변화되고 사라져가는 지역 기지촌 마을의 삶과 장소들을 아카이브하고 예술을 통해 담론화하기 위한 VR전시 《빼뻘-시공을 몽타쥬하다》를 오는 5월 26일까지 의정부아트캠프 (의정부역 6번출구)에서 개최한다.

▲VR공간에 구현된 빼뻘 마을 (사진=의정부 문화재단 제공)

빼뻘마을은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 캠프 스탠리(Camp Stanely)와 함께 형성된 기지촌이다. 미군부대의 역사와 함께 존재한 마을은 역사적 상흔과 함께 주민 개개인의 상처가 응집돼 있는 공간이다. 빼뻘마을의 마을재생 사업은 과거의 기억을 잇기 위한 의정부 문화재생 사업 일환으로 추진됐다. 쇠퇴한 지역 커뮤니티를 예술을 통해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빼뻘보관소를 거점으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는 중이다.

이번 VR전시 《빼뻘-시공을 몽타쥬하다》는 의정부문화재단과 경기문화재단이 공동으로 주최한다. 지역예술가인 김현주, 조광희 작가가 지난 2019년부터 빼뻘마을 주민들과 관계를 맺고, 문화예술을 통해 마을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도시재생 활동 일환으로 준비됐다.

▲《빼뻘-시공을 몽타쥬하다》 전시 현장 (사진=의정부 문화재단 제공)

전시는 두 작가가 그간 지속해 온 마을 주민들의 구술기록을 기반으로 기지촌 내 삶과 노동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다양한 사물들을 재구성해 이를 VR공간으로 만들어낸다. 전시 관람객들은 VR체험을 통해 과거 빼뻘마을을 여행하듯 생생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또한, 마을 형성 시기부터 함께한 주민들의 유품과 영상을 통해 기지촌의 역사가 한 사람의 시간과 공간에 농축되고, 뒤섞인 기억과 흔적들을 재구성함을 보여준다. 더불어 관객은 보이지 않는 빼뻘 마을 주민 누군가의 목소리를 듣는 청자가 되기도 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낭독하는 화자가 되는 체험도 경험할 수 있다.

▲《빼뻘-시공을 몽타쥬하다》 전시 현장 (사진=의정부 문화재단 제공)

이번 VR전시는 빼뻘마을을 단순한 예술의 소재화, 자극적으로 대상화하는 것에서 벗어나 기지촌 역사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면서 새로이 이해할 수 있는 자리를 제안한다. 전시, 아카이빙에 더해 포럼까지 주민들의 지난 삶의 이야기를 토대로 함께 느끼고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선보인다.

전시는 오는 5월 26일까지 진행되며, 전시 마지막 날인 26일에는 「도시재생과 빼뻘마을」이라는 주제로 의정부와 의정부시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연계한 포럼이 진행된다. 포럼은 빼뻘마을을 중심으로 지역의 도시재생 사업 현황을 공유하고, 문화적 재생을 통한 빼뻘마을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해 보는 논의의 장으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