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일상의 문을 열다”…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6월 개막
“다시, 일상의 문을 열다”…제12회 대한민국발레축제 6월 개막
  • 진보연 기자
  • 승인 2022.05.24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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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발굴부터 민간 발레단 레퍼토리화 지원까지
6.9~29, 예술의전당

[서울문화투데이 진보연 기자]예술단체와 예술가에게는 새로운 창작의 영감을, 대중들에게는 발레의 즐거움을 전달하는 <대한민국발레축제>가 내달 9일부터 29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예술의전당-M발레단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 장면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M발레단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 공연 장면 ⓒ예술의전당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과 대한민국발레축제추진단(예술감독 박인자)이 공동 주최하는 발레축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한민국공연예술제 장르대표 공연예술제이다. 코로나19로 공연예술계 전체가 힘든 시간을 보낸 지난 2년 동안 대한민국발레축제 또한 다소 소극적으로 운영됐으나, 올해 축제는 예술의전당과 함께 다시 시작되는 새로운 일상으로의 첫걸음을 떼며 보다 풍성하고 활기 넘치는 축제로 도약하고자 한다. 

지난 2년간 공연 무대가 줄어들면서 특히 젊은 프리랜서 무용수들의 무대에 대한 갈망이 높아졌다. 예술의전당과 대한민국발레축제가 공동제작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출연진 오디션은 프로발레단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면 경험하기 어려운 전막 드라마 발레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기획됐다. 로미오 역은 뛰어난 작품해석 능력과 풍부한 감정선이 강점인 윤전일이 맡고, 줄리엣 역은 국립발레단 퇴단 이후 동덕여대 교수로 인생의 2막을 시작한 신승원이 맡아 프리랜서 발레 무용수로서 택한 첫 작품으로 관객들과 만나게 된다. 극의 중심을 잡아주며 존재감을 나타내는 카풀렛트 역에는 국립발레단 전 수석무용수이자 현 발레마스터 이영철이 선발됐다. 개성 강한 티발트 역에는 현대무용가 이선태를 캐스팅하여 호전적이고 역동적인 캐릭터를 만들어 낸다. 또한 이 작품의 지도위원으로는 선화예고와 계원예중에서 오랜 기간 발레무용수들을 양성한 백연옥과 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현재 안무가로 활동 중인 신현지가 가세하여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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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전당-대한민국발레축제 공동제작 ‘로미오와 줄리엣’ 출연 무용수, (왼쪽부터) 발레리나 신승원, 발레리노 윤전일

팬데믹으로 어려웠던 지난해 예술의전당 M발레단과 함께 제작해 무대에 올렸던 <안중근, 천국에서의 춤>을 다시 한 번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해외 활동으로 오랫동안 국내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전 국립발레단 수석무용수 이동훈이 안중근 역을 맡아 발레 팬들을 더욱 설레게 하고 있다. 또한 안무가 문병남과 국립발레단에서 호흡을 맞췄던 김지영 경희대 교수도 출연이 결정되어 지난해와 또 다른 작품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21년 극장 용에서 초연된 와이즈발레단<VITA>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주재만 안무가와 작업한 두 번째 작품으로, 주재만의 색이 분명하게 강조되어 자연의 중요성과 인간과의 조화를 조명한다. 이루다블랙토<W>는 2020년 발레축제에서 초연 후 이듬해 한국비평가상을 받으며 단체의 레퍼토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올해 발레축제 무대에 다시 올라가는 <W>는 여성의 서사가 더욱 깊어졌다. 

▲이루다블랙토 ‘W’
▲이루다블랙토 ‘W’

신진 안무가 발굴은 발레축제에 주어지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공모를 통해 선발된 여섯 개 작품의 안무가 중 유장일, 박기현, 함도윤, 이윤지 네 명은 발레축제에 처음 참여하는 안무가들로, 이들의 작품은 자유소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유장일발레단<이해할 수 없는 폭력 #1>은 지난 2월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으로 초연되었고, 자유소극장 버전으로 수정 보완하여 다양한 크기의 공연장에서도 공연할 수 있는 작품으로 제작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폭력’이라는 제목은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정서적 폭력까지 포함한 의미로 이러한 폭력이 무용수에게 전이되는 내러티브를 중심으로 하는 이미지 발레작품이다. 박기현발레단은 발레축제에 <어둠으로부터 : 아르케(Arch)>라는 작품으로 처음 참여한다. ’Arche’는 고대 그리스어로 처음, 시초를 뜻하며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원리, 원질이라는 의미로 이 뜻을 사용하며 세계와 만물의 근원을 탐구했다. 

젊은 안무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함도윤이 이끄는 아함아트프로젝트는 초연작 <Nothing>으로 발레축제 무대에 처음으로 오르게 됐다. 안무가 함도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강민우와 서보권, 용기, 류형수 등 많은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발레리노들과 함께 합을 맞춘다. 프로젝트클라우드나인의 단원으로 활동해왔던 이윤지가 2021년 (사)대한무용협회 주최 제42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 선정작 <마블링>을 가지고 안무가로서 발레축제 무대를 찾는다. 

▲김주원 ‘레베랑스‘ 연습 장면
▲김주원 ‘레베랑스‘ 연습 장면

클래식 전막 발레를 고대하는 발레팬들을 위해 올해는 유니버설발레단<잠자는 숲속의 미녀>를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협력공연으로 진행되는 <한국을 빛내는 해외무용스타 스페셜갈라>는 조주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예술감독을 맡아 해외 초청 무용수부터 초청 안무가, 초청 영스타까지 어느 해보다도 많은 24팀의 공연으로 알차게 채울 예정이다. 올해는 협력공연이 하나 더 늘었다. 데뷔 25주년을 맞은 발레리나 김주원의 <Révérence 레베랑스>다. 김주원의 무대 인생을 곁에서 지켜본 많은 예술가들이 모여 함께 무대를 꾸민다. 

매년 발레축제에 참가하는 김용걸 안무가가 신작을 가지고 무대에 선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 등장하는 로렌스 신부의 이야기로 작품명은 <Lawrence 로렌스>다. 작품에서 그냥 스쳐가기 쉬운 캐릭터에 집중하여 죄책감에 고통스러워하는 한 인간의 모습으로 캐릭터를 그려낼 예정이다.   

▲김용걸댄스씨어터 Lawrence
▲김용걸댄스씨어터 Lawrence ⓒBAKi

국립발레단은 강효형 안무의 <허난설헌-수월경화>를 발레축제의 폐막작으로 선보인다. 6월 29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맞춰 발레축제 최초로 수요일 낮 3시 공연을 열고 축제 활성화를 위해 티켓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는 등 국립예술단체로서 발레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다양한 부대행사도 준비되어 있다. 첫 번째 야외공연은 6월 25일 7시 <청소년 발레 갈라>로 계원예술고등학교, 덕원예술고등학교, 안양예술고등학교, 예원학교, 한국예술종합학교가 참가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발레계를 이끌어 갈 인재들의 풋풋한 무대를 보여줄 예정이다. 다음날인 6월 26일 7시에 진행되는 두 번째 야외공연은 지역단체들이 참가하는 <시티 발레 갈라>다. 인천시티발레단, 성남시티발레단, 서초시티발레단, 부산시티발레단 4개 단체가 야외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