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예고, “일제강점기 항일투쟁 기록 담긴 유물”
문화재청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예고, “일제강점기 항일투쟁 기록 담긴 유물”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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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무공 묘소 보존 기록,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등
일제강점기 민족 운동, 항일단체 기록 확인 가능해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현충사 중건 90주년을 맞아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이 새로운 국가문화재 등록과 등록 예고를 밝혔다. 문화재청은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하고,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한다.

▲서소선, 박순이 편지
▲서소선, 박순이 편지,  쌀을 한 홉씩 모아 판돈(50전)을 보낸 기록이 담겨있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국가등록문화재 등록 예고된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는 1931년 5월 충남 아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位土/문중에서 조상 제사 경비를 마련하고자 농사를 짓는 토지)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와 해외동포로부터 민족 성금이 답지되는 과정에서 작성된 편지와 기록물이다. 유물은 충무공 고택 내 창고(목함)에서 보관돼 오다가 2012년에 발견됐다.

성금은 1932년 3월까지 1년여 동안 1만 6천원이 모금됐고, 국내‧외 2만 여명과 400여 단체가 동참한 민족운동의 성격을 가진 활동이다. 일제강점기 이순신 장군에 대한 우리 민족의 감정과 역사인식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기록으로 볼 수 있다.

동봉된 편지에는 성금이 어떻게 모였는지에 대한 기록이 담겨있다. 쌀을 한 홉씩 모아 판돈(50전)을 보낸 서소선·박순이, 괴산 연광학원의 학우 60여명이 모은 돈(1원), 점심 한 끼를 굶고 모은 돈(11원)을 보낸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 등 국내는 물론, 일본, 미주, 멕시코지역 한인·유학생 등 기부자들의 다양한 사연을 파악할 수 있다.

▲동일은행 채무 변제 영수증
▲동일은행 채무 변제 영수증 (사진=문화재청 제공)

또한, 관련 기록물에서는 이충무공 묘소를 지키고, 현충사 중건을 시행한 과정들이 담겨있다. 동일(東一)은행 채무액(2,372원)의 변제사실과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됐던 현충사 중건 결의, 기공 후 이듬해인 1932년 6월 5일 낙성식 개최 등 지출내역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들이다. 일제강점기에 전 민족을 결집시켰던 성금 모금부터 현충사 중건에 이르기까지 민족운동의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이다.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박상진 의사 옥중 편지 및 상덕태상회 청구서」는 의열투쟁 비밀단체 ‘광복회’를 결성하고 총사령을 역임한 박상진(朴尙鎭, 1884-1921)의 유물이다. ‘광복회’ 연락거점의 실체와 투옥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다.

▲박상진 의사 편지(앞) (사진=문화재청 제공)
▲박상진 의사 편지(앞) (사진=문화재청 제공)

「옥중 편지」는 ‘광복회’가 친일부호 처단 사건 등으로 대거 체포될 당시 투옥된 박상진이 공주 감옥에서 동생들에게 쓴 편지로, 공판을 위해 뛰어난 변호사를 선임해 줄 것을 요청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미쓰이물산(부산출장소)이 물품의 대금을 요청하는 청구서인「상덕태상회 청구서」는 ‘광복회’의 비밀연락 거점지로 삼았던 ‘상덕태상회’의 실체, 규모, 존속기간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다. 이 유물들은 1910년대 국내외 조직을 갖추고 군대양성, 무력투쟁, 군자금모집, 친일파 처단 등 항일 독립운동에서 큰 역할을 한 ‘광복회’와 총사령 박상진 의사를 재조명할 수 있는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고 판단된다.

문화재청은 이번에 등록된 문화재를 해당 지방자치단체, 소유자(관리자) 등과 협력하여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등록 예고된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에 대해서도 30일간의 예고기간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통해 문화재로 최종 등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