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 45명의 대규모 멕시코 전시, 《From Seoul To Merida》展
한국 작가 45명의 대규모 멕시코 전시, 《From Seoul To Merida》展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5.3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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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서, 6.16~7.17
한국-멕시코 수교 60주년 기념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한국 작가들의 작품으로 기획된 전시회가 멕시코 현지에서 열린다.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에 있는 메리다 비주얼아트센터에서 오는 6월 16일부터 7월 17일까지 약 한 달간 개최되는 《From Seoul To Merida: 서울에서 메리다까지》라는 전시다.

▲고정수,잊혀져 가는 유희 (350x309x204cm) 공기조형물 2018
▲고정수,잊혀져 가는 유희 (350x309x204cm) 공기조형물 2018 (사진=아트셀시 제공)

메리다는 고대 마야제국의 역사를 곳곳에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 곳은 한국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멕시코는 한국과 경제 관계가 매우 긴밀한 상호 최대 교역 국가다. 메리다는 117년 전 한국 이민의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1905년 4월에 한국인 1033명을 태운 배가 인천(당시는 제물포항)을 떠나 40여일의 향해 끝에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도착했다.

당시 한국인 노동자들은 선박용 밧줄을 만드는 재료인 에네껭(henequen) 농장으로 분산돼 노동일에 종사했다. 사실 당시 멕시코로 건너 온 이민자들의 역사는 가슴 아픈 기록으로 이어진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신문에서 광고했던 내용과는 달리 노예와 다름없는 조건으로 팔려 왔다는 것에 항의했지만 소용없었고, 계약이 종료돼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어도 고국은 한일합병으로 나라가 사라지고 없어져버렸다.대한제국 여권을 사용하게 될 수 없게된 상황 속에서 한국인 이민자들은 멕시코로 또 쿠바로 나뉘어 정착해 살게 됐다. 어쩌면, 당시 그들의 역사는 자의라기 보단 어쩔 수 없는 선택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으로 멕시코에 자리 잡게 된 한국인들은 현재까지 5000여명의 한국 후손들을 남기며, 생을 이어왔다. 또한, 타국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한국 이민자들은 조국 독립을 위한 자금을 보냈었다.

▲김이훈, 흐르는 것은 흐르지 않는 것들의 명제이다(18), 162×130cm, 캔버스 위에 수채물감,아크릴보조제 , 2020
▲김이훈, 흐르는 것은 흐르지 않는 것들의 명제이다(18), 162×130cm, 캔버스 위에 수채물감,아크릴보조제 , 2020  (사진=아트셀시 제공)

메리다는 지난 2019년 5월 4일을 ‘한국 이민자의 날’로 지정했다. 메리다와 이어진 한국의 역사와 흔적들을 기억하기 위함이다. 117년 전의 교류를 증명하듯 멕시코와 한국의 커뮤니티 참여 인원도 1만 5000명에 달한다. 한국의 네 번째 교역 파트너이자 라틴 아메리카 국가 중 한국의 1위 무역국인 멕시코의 위치가 드러나는 지점이다.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으로 한국에서는 예술의전당에서 기념 콘서트 개최했고, 국립중앙 박물관에서는 멕시코 아즈텍 문명을 소개하는 전시를 8월까지 열고 있다. 멕시코 대한민국 대사관은 양국의 현재와 미래, 인적 문화교류, 경제 관계의 현재와 미래, 미래 협력 분야, 경험과 기억에 대학 내용으로 154페이지에 달하는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책도 발간한 바 있다.

▲최장칠 choi jang chil , Randomicity -M 2020, oil on canvas 194 x130 cm
▲최장칠 choi jang chil , Randomicity -M 2020, oil on canvas 194 x130 cm (사진=아트셀시 제공)

이번 전시는 이처럼 시대의 역사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멕시코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른 방향이라고 볼 수 있는 문화교류를 제안하는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멕시코에서는 음악, 학술분야에서 나아가 미술의 교류를 선보인다. 전시 《From Seoul To Merida: 서울에서 메리다까지》는 멕시코 유카탄주 문화부의 적극적인 소개와 협력으로 열릴 수 있었다. 전시 기획은 해마다 여러 채널로 한국 작가들의 해외 프로모션을 다각도로 추진하고 있는 셀시우스의 산하에 있는 ‘Freedom’에서 추진됐다.

전시 《From Seoul To Merida: 서울에서 메리다까지》에는 한국 동시대 작가 45명이 참여해, 멕시코에 한국 미술계의 지금과 지난 시간동안 일궈온 한국 미술의 흐름을 전달한다. 작가는 중견작가부터 신진 작가까지 모두 아우르며, 뚜렷한 예술관으로 성실하게 자신의 작품관을 다져 온 이들로 구성됐다.

▲최석우, 나무-1413
▲최석우, 나무-1413 (사진=아트셀시 제공)

참여 작가 45명은 Spider Z, 강묘수, 고정수, 권용자, 김경옥, 김대원, 김미경, 김미정, 김선강, 김선태, 김숙, 김시영, 김영수, 김영옥, 김유준, 김은숙, 김은욱, 김이훈, 김정연, 김하나, 남주연, 박소은, 박정구, 박지영, 백원선, 송수련, 신디정, 신문용, 안예환, 양해웅, 오영숙, 오정교, 윤영혜, 윤종석, 윤지원, 이경희, 이현미, 임태규, 정영희, 조미향, 조원정, 최경희, 최석우, 최유희, 최장칠 작가다.

45명의 작가들은 평면, 입체작품 장르를 모두 아울러 구성됐고, 작품도 보다 다양한 소재를 선보이는 방식으로 전시작이 선택됐다. 한지와 캔버스, 다양한 입체 재료를 다루는 작품을 전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00호가 넘는 평면 대작 작업, 2미터가 넘는 입체물 작업도 전시된다.

▲박정구, 가로등을 켜는 사람
▲박정구, 가로등을 켜는 사람 (사진=아트셀시 제공)

멕시코 메리다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한국 작가들을 대규모로 선보이는 첫 전시다. 또한, 전시 기획 측에 따르면 양국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전시인만큼 멕시코 정부의 관심도 뜨겁다는 설명이다.

오는 6월 16일 전시 개막 이후, 전시와 연계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개최될 예정이다. 전시에 참여한 한국 작가들과의 대담 및 멕시코 도서관 등 문화 시설을 찾아 한국의 문화를 적극적으로 홍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