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 천국》展, ‘자연 그대로’의 ‘물’을 돌아보다
《아쿠아 천국》展, ‘자연 그대로’의 ‘물’을 돌아보다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6.08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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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아시아문화전당, 6.9~9.12
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대만‧프랑스 작가 11명 참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물의 소중함을 융‧복합 현대미술로 풀어낸 전시가 개최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전당장 이강현)이 기획한 전시 《아쿠아 천국(Aqua Paradiso)》가 오는 9일부터 9월 12일까지 ACC 문화창조원 복합3·4관에서 관람객을 만난다. 이번 전시에는 한국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대만, 프랑스 출신 작가 11명이 참여했고, 총 14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리경, 나의 환희는 거칠 것이 없어라, 4K 단채널 비디오, 멀티채널 사운드, 거울, 5분 56초, 2018
▲리경, 나의 환희는 거칠 것이 없어라, 4K 단채널 비디오, 멀티채널 사운드, 거울, 5분 56초, 2018 (사진=ACC 제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매년 핵심 콘텐츠 주제를 선정해 다양한 기획을 선보여왔다. 올해 ACC 콘텐츠 주제는 ‘자연 그대로’로 현재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와 생태계 균열 등 환경 위기를 절감해 제시한 화두다. 이번 전시 역시 올해의 콘텐츠 주제 ‘자연 그대로’를 반영한 전시다.

전시작은 물에 대한 각각의 개별 서사와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인간이 신화와 전설의 시대를 살아갈 때 등장한 물, 식민지 수탈의 역사를 함께한 물, 인간 무의식에 존재하며 서사를 창조하는 물, 자연 생태계의 균형을 맞추는 조절자로서 물, 우주를 구동하는 물리학적 유체로서 물, 치유자로서의 물 등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가 담긴다.

▲이 이란, 술루 이야기, 칼라윗의 기린, 디지털 C 프린트, 61×61cm, 2005
▲이 이란, 술루 이야기, 칼라윗의 기린, 디지털 C 프린트, 61×61cm, 2005 (사진=ACC 제공)

전시장 초입에서 만나볼 수 있는 리경 작가의 매체 예술 <나의 환희는 거칠 것이 없어라>는 천지연 폭포를 빛과 소리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은 이 작품을 통해 물로 정화되는 느낌을 경험한다.

폭포를 지나서는 말레이시아 작가 이 이란의 사진 연작 <술루 이야기>가 전시돼 있다. 이 작품은 400년간 술탄 술루국이 지배했던 바다를 배경으로 역사적 사건과 작가의 기억을 투영해 ‘바다’에 대한 특별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도네시아 작가 마리안토의 벽화 작품 <띠르따 페르위타사리>도 관람객의 이목을 끈다. ‘생명의 신성한 물’을 뜻하는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통적인 자바 문화에 담긴 자연에 대한 깊은 존중을 담고 있다.

▲아드리앵 M & 클레어 B, 아쿠아 알타 - 거울을 건너서, 팝업북, 증강현실_2019
▲아드리앵 M & 클레어 B, 아쿠아 알타 - 거울을 건너서, 팝업북, 증강현실, 2019 (사진=ACC 제공)

프랑스 작가 아드리앵 엠(M)과 클레어 비(B)의 <아쿠아 알타-거울을 넘어서>는 ‘아쿠아 알타(높은 물)’ 즉, 베니스 대홍수를 소재로 한 작품이다. 지난 2019년 베니스 대홍수 장면이 입체 책에 나타나고 이것을 매개로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다. 대홍수 속에서 펼쳐지는 연인들의 이야기로 기후위기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전 세계에 일어났던 물과 관련된 사건들을 아울렀던 전시는 영산강물의 근원인 광주 무등산 생태와 경양방죽 인공호수의 역사를 탐구한 권혜원의 <액체비전>,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영화 『멜랑콜리아』를 차용해 치유하는 물을 형상화한 김태은의 <구원_증발>,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자성유체를 이용해 유체역학과 미학을 접목한 닥드정의 <원천미술> 등의 작품으로 이어져 물과 이어지는 작가적 세계관을 선보인다.

▲에코 오롯, 제주산호뜨개, 털실, 솜, 가변설치, 2018~2022
▲에코 오롯, 제주산호뜨개, 털실, 솜, 가변설치, 2018~2022 (사진=ACC 제공)

우리의 삶과 조금 더 밀접한 형태의 작품도 준비된다. 해양 오염의 지표가 되는 산호 연구를 바탕으로 한 설치작업이다. 제주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에코오롯은 <제주산호뜨개> 작품으로 해양생태계 보존의 절박함을 관람객과 공유한다. 전시 기간 중 일반인 대상으로 산호뜨개 체험 공동연수를 열고, 여기서 제작된 산호뜨개 결과물은 전시장에 설치돼 작품의 일부가 된다.

이강현 전당장은 “아쿠아 천국은 만물을 순환하고 치유하는 물의 서사를 풀어낸 전시” 라며 “보다 많은 시민께서 전당을 찾아 전시를 즐기며 물의 소중함을 마음에 되새겼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나타냈다.

전시는 무료로 운영된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고, 수요일과 토요일은 오후 8시까지 연장 개관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ACC 누리집(http://www.acc.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