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공생을 음악으로 풀어낸, 《제21회 의정부음악극축제》 개막
지구와 공생을 음악으로 풀어낸, 《제21회 의정부음악극축제》 개막
  • 이지완 기자
  • 승인 2022.06.10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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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시내 곳곳 야외무대서
50명 시민 함께한 ‘정크오케스트라’ 개막 공연 선봬

[서울문화투데이 이지완 기자] 6월의 일주일간 의정부 도시 곳곳이 음악극의 무대로 변한다. 6월 10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의정부예술의전당과 의정부 시내 곳곳에서 《제21회 의정부음악극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이번 축제는 “거리로 나온 음악극, 지구를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극을 선보인다.

▲50명의 의정부 시민이 참여한
▲50명의 의정부 시민이 참여한 <시민 정크오케스트라> 연습 현장 (사진=의정부문화재단 제공)

21회를 맞게 된 《의정부음악극축제》는 탄소중립, 에너지 전환, 기후위기 시대 속 축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그 결과를 이번 축제부터 시도해본다.

《의정부음악극축제》는 예술가와 시민들이 함께 지구와 우리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 인식 제고와 작은 실천을 이어갈 수 있는 지속가능한 축제를 지향한다. 이를 위해 축제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의정부문화재단은 축제 총감독(소홍삼) 체제하에 장소영(음악감독), 신혜원(거리예술감독), 안선화(환경예술감독), 정헌영(지속가능성감독) 4명을 협력감독으로 위촉해 분야별 협력으로 효율성‧전문성을 높이는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했다.

음악감독과 거리예술감독은 각각의 장소마다 적합한 프로그램 및 운영방안을 제시하며, 음악극축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축제의 주 무대인 야외공간의 변화를 주도했다. 지속가능하고, 지구와 공존하고자 하는 지향을 지닌 축제인 만큼 특별히 위촉된 환경예술감독과 지속가능성감독은 탄소중립과 기후위기 시대에 파트별 협업을 통해 친환경적인 축제 모델을 시도했다.

▲정크오케스트라 참여, 유상통 프로젝트
▲정크오케스트라 참여, 유상통 프로젝트 (사진=의정부문화재단 제공)

《제21회 의정부음악극축제》의 개막은 환경퍼포먼스그룹 ‘유상통프로젝트’와 시민 참가자 50인이 폐품을 활용한 <시민 정크오케스트라> 연주로 시작된다. 더불어 희망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성악가 폴 포츠와 코리아모던필하모닉의 협연으로 완성될 ‘희망의 노래’가 개막 무대를 더욱 빛낸다.

개막공연 ‘유상통프로젝트’와 시민 참가자 50인이 참여하는 <시민 정크오케스트라>는 “거리로 나온 음악극, 지구를 노래하다”라는 주제에 맞춰 기획된 무대라는 점에서 의의를 지닌다. <시민정크오케스트라>는 시민 참가자 50인을 모집·선발해 약 2주간의 워크숍과 연습을 통해 완성됐다. 생수통 및 하수구 배관과 같은 버려진 재활용품 및 폐품을 활용해 오브제 악기를 만들어 연주를 펼친다. 오케스트라에는 최연소 5살 연주자가 가족과 함께 참여하기도 하며, 은퇴 후 여가를 즐기시는 중장년층과 다문화가족 등 큰 관심을 얻으며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지구와 환경을 주제로 하는 공연으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과 해양쓰레기의 증가를 무중력 퍼포먼스로 표현한 상상발전소의 <지구를 지켜라>.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바라보는 시선에 관한 이야기를 건네고 관객의 사유에서 극이 일어나게 하는 설치형 거리예술 살거스의 <미래의 편의점, 블루하우스>가 오는 11일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에서 진행된다.

▲초록소, 컨템포러리 서커스 '다 함께 막거나, 다 같이 죽거나' (사진=의정부문화재단 제공)

18일에도 특별한 공연은 이어진다.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해 오염된 자연의 이야기를 춤과 그림자극으로 표현한 극단 즐겨찾기의 <빅 웨이브>(6.18 아트캠프),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나무로 형상화한 이동형 퍼포먼스 초록소의 <함께 막거나, 다같이 죽거나>(6.18 의정부예술의전당 야외) 등 환경과 기후 이슈를 이색적이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예술로 전달한다.

올해 음악극 축제의 또 하나의 변화 지점은 의정부예술의전당 리모델링으로 인해 공연들이 공간이 바뀌어 관객을 만나거나, 야외에서 펼쳐지게 됐단 점이다. 축제의 공연들은 다중이 이용하는 부용천, 중랑천, 백석천, 송산사지 근린공원 등 극장이라는 제약에서 벗어나 시민 곁으로 직접 찾아다니며 예술로 소통·교류하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창작국악그룹 그림, 춤추는 음악극 '거인 앙갈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창작국악그룹 그림, 춤추는 음악극 '거인 앙갈로'  (사진=의정부문화재단 제공)

의정부를 잇는 하천 주변을 무대로 한 <천변살롱>에선 드로잉과 마임, 아카펠라, 국악뮤지컬, 컨템포러리 서커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의정부 음악도서관 야외도서관과 뮤직홀에서도 축제를 만날 수 있다. 예술무대산의 대형 야외인형극 ‘선녀와 나무꾼’과 ‘대한민국 비눗방울’(6.11 야외공원) 그리고 ‘드로잉 서커스’, ‘크로스오버 앙상블’(6.16 뮤직홀), 서울발레시어터의 ‘스페셜 갈라’(6.17 야외공원) 공연이 준비돼 있다.

축제기간 (6.10-6.18)동안에는 음악극 말고도 또 다른 장르로 ‘환경’에 대한 주제에 접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 의정부예술의전당 전시장에서는 16인의 작가가 함께하는 《지구를 노래하다: 다 같이 사는 세상을 위한》 환경아트 전시가 개최된다. 자연 그대로를 귀하게 여기고, 버려지는 것을 되살리며 지구를 지키는 작가들의 그림, 조각, 영상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극단 즐겨찾기, 피지컬 퍼포먼스 '빅 웨이브'
▲극단 즐겨찾기, 피지컬 퍼포먼스 '빅 웨이브' (사진=의정부문화재단 제공)

환경을 주제로 신선한 기획을 선보인 만큼, 재단 측은 단순히 환경을 생각한 이벤트성 축제가 되지 않기 위해서 여러 방면의 대안과 방법을 만들었다. 에너지 장비의 효율성과 불필요한 에너지 차단 방안 등을 마련해 탄소배출을 감소시키고, 필요한 물품 중에 일회용으로 사용되고 버려지는 제품과 쓰레기를 발생시킬 수 있는 것들을 사전에 차단하거나 대체할 수 있도록 유도해 나가는 것이다.

이 밖에도 축제기간동안 윤리적 소비와 생산을 실천하는 아이쿱소비자생활협동조합연합회(아이쿱생협)가 함께해 플라스틱 페트병 사용을 지양하는 ‘No 플라스틱’, ‘제로웨이스트’ 캠페인을 진행하며, 시민들이 환경에 대해 또 다른 인식을 갖게끔 돕는다.

소홍삼 의정부음악극축제 총감독은 “탄소중립과 기후위기의 시대에 환경에 피해를 덜 주면서도 문화예술이 주는 즐거움과 감동의 경험을 누릴 수 있는 공연예술축제의 롤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라며 이번 음악극 축제의 의의를 다시금 공고히 했다.